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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를 보고 고창석 선생님과 이해봉 선생님이 떠오르네요...
게시물ID : sewol_495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부로
추천 : 6
조회수 : 40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4/16 03: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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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중학교, 고등학교 졸업 후에 많은 시간이 흐르는 바람에 제 기억속의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혹시 틀린 부분이 있더라도 양해부탁드립니다...
 
 
 
중학교 2학년때 고창석 선생님은 안산 상록중학교의 체육선생님이셨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 고창석 선생님과 친한 같은 체육 선생님이셔서 가끔씩 수업도 같이 참여하시고 학교 행사때 저희반을 찾아왔던게 생각이 나네요.
제가 2학년때 남자애들에게 약간 놀림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담임선생님과 고창석 선생님께 가서 상담하고, 조언을 받았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고창석 선생님은 외모도 잘생기셨고 그와 함께 내면도 정말 품행이 바르시고, 선생님 중에 선생님이라는 인상이 가장 강했어요^^
지금도 존경하는 선생님입니다.
언제가 자신보다 학생들을 먼저 생각하셨고, 카리스마 있으시고 학교를 위해서 정말 힘써주셨거든요.
특히 그시절 상록중학교는 사건사고도 많았고, 비행청소년도 많았었는데 탈선하려는 학생들을 매로 아닌 사랑으로 매만져주신 분입니다.
한참 세월호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SNS에서 많은 글이 올라왔을때 고창석 선생님의 글이 정말 많았어요....
'아 이분은 변함없이 학생들을 생각하시고, 올바른 길로 인도해주신 분이시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어느 학교를 가시더라도, 학생들은 아직 고창석 선생님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1~2학년 쯤에 상록중학교으로 담임선생님을 뵈러 다시 찾아갔었는데, 그때도 고창석 선생님은 아직 계셨어요.
가장 기억나는 점은, 따님(제가 기억이 가물가물해서...아드님일수도 있습니다;;)이 계셨던걸로 아는데 딸의 사진을 액자에 넣어서 선생님 데스크에 장식해놨던 것이 선명합니다. 컴퓨터 화면도 따님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또 중학교 2학년때 놀림받은 일로, 다시 감사 인사를 드렸는데 아직도 제 이름을 기억하시고 별탈 없냐고 물어봐주셔서 감동했던 기억이 있네요...
 
 
 
이해봉 선생님도 저를 가르쳐주시던 정말 멋진 선생님이셨어요.
고잔고등학교에서 근현대사를 가르치셨는데, 그때 저는 2학년이었습니다.
마침 저희 때에 결혼도 하셔서 신혼여행도 다녀오셨다는 이야기도 해주셨어요.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선생님의 생생한 러브스토리가요...
고등학교 수업에 지친 학생들이 맨날 선생님한테 연애이야기 해달라고 졸라댔거든요ㅎㅎ
 
이해봉 선생님의 수업은 그 시절 저에게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칠판 빽빽이 왼쪽 위부터 오른쪽 아래 전부 채우셨을 만큼 근현대사에 대한 수업열기가 엄청 뜨거웠거든요. 조금 지루했을지도 몰라요ㅎㅎ 하지만 언제나 학생들의 편을 서주시면서 졸려하는 학생들을 격려하고, 난해한 근현대사 속의 어려운 부분에 대해 질문하는 친구들에게 성심성의껏 대답해주셨습니다.
오빠같은, 삼촌같은 선생님이셨기 때문에 세월호 소식을 들었을 때는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특히 결혼하신지 얼마 되지 않으셨는데..라는 안타까움도 있었고, 제가 고등학생 이었을 때 역시 청해진해운의 배를 타고 제주도를 갔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그때 이해봉쌤도 계셨었구요. 학생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출발한 여행이셨을텐데...라는 생각에 가슴이 아픕니다.
 
 
 
 
세월호가 벌써 2주기를 맞네요...1주기때는 제가 해외에 나가있는 바람에 한국에서의 분위기가 어땠는지 몰랐습니다.
하지만 2년이 지났음에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기억해주시고, 추모해주시는 것을 보면 아직 그래도 살만 한 세상이구나..버틸 수 있는 세상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해외로 잠깐 나간것도 한국사회에 너무 질렸던 것도 이유였어요..세월호 사건이 터진 후 한달 내내 아프리카 생방송으로 팽목항이 어떤지 보고, 광화문도 찾아가고...그러나 미동도 안하는 한국정부에 치를 떨고, 이런 나라에서 살까보냐 하고 등을 돌린 거든요...
 
너무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반대로 세월호를 잊으려 하는 사람도 있어요. 특히 많은 희생자가 집중되었던 안산에 더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빨리 잊고, 어떻게라도 원래 생활로 돌아가야지 안그러면 아무것도 못하게 된다...라는 마음으로요.
그래도 이렇게 옛날 선생님의 모습을 생각해보며 글을 쓰니, 슬픔과 함께 뿌듯함과 감사함. 내가 이렇게 멋진 선생님께 수업을 받았다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모두 훌륭한 선생님이셨고, 어서 빨리 돌아오셨으면 좋겠어요...
 
올해 인양도 무사히 마무리되어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분들이 무사히 유가족 품에 편히 안겨 쉴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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