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게시물ID : sewol_498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Zion.T.
추천 : 2
조회수 : 17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4/16 23:49:41
저는 아이들하고 동갑이에요.
고2때였어요
우리학교는 수련회를 항상 일찍 가는 편이라 그때도 4월 초에 갔다와서 수업을 받고 있었어요
지루했어요 날씨도 우중충한거 같고 또 놀고싶었어요
동아시아사 수업 듣기 전 쉬는 시간에 애들이 수근거렸어요
저희는 휴대폰을 꼭 내야하는데 안 낸 몇몇 애들이 인터넷에 뜬 것을 보고서 알려줬어요
'야 배 침몰했대 어떡해.'
수련회를 제주도로 간 친구들이 빠졌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구했대? 어떻게 된거야.. 무슨 일이야..
단체 패닉에 빠졌어요 동갑이라고 하니까 더 기분이 이상했어요
아냐 괜찮아 구할 수 있어 금방 다 구해낼 수 있을거야
곧 수업이 시작됐고 동아시아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애들아 다 구했대'
그 말이 얼마나 우리를 안심시켜줬던지.
진짜도 아니었는데.
다시 밝혀졌어요
아직 다 배에 있다고.
친구들이, 그 수많은 친구들이 그 배 안에 아직 있다고.
야자실에 있는 컴퓨터마다 애들이 모여서 기사를 봤어요
DMB로 계속 뉴스를 봤어요
인터넷기사를 계속 찾고, 쉬는시간마다 모여서 어떡하냐고 발만 동동굴렀어요
집에 오는 버스 안에서 기사를 읽으면서,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울음을 못참았어요
그 배 안에서 얼마나 무서울까
엄마아빠가 얼마나 생각날까
놀러갈 생각에 신났을텐데
금방 구해준다고, 나중에 하나의 경험담처럼 여길거라고 생각했을텐데
아직 우린 너무 어린데.. 18살밖에 살지 못했는데..
아직도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비가 와요
2년 후 오늘도 비가 와요
그냥 그런 일이 있을 뻔 했지 하고 끝났으면 좋았을 일들.. 아니 아예 없었더라면, 그냥 수학여행을 갔다왔으면 좋았을 아이들.
오늘따라 그 2년 전 기억이 생생ㅇ하네요..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