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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많이 오네요.
게시물ID : sewol_500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aimunda
추천 : 3
조회수 : 25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4/17 03:26:46
세월호 2주기입니다.

비도 오고 새벽이라 그런지
누구라도 좋으니 함께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하고픈데
저 역시 오유에 서식하는 한마리의 외로운 오징어인지라
이렇게 글이라도 써 보려 키보드를 투닥거리고 있네요..

항상 잊지 말자 잊지 말자 하면서도
두손 모아 받아낸 물처럼
한방울씩 한방울씩 망각이란놈이 일상생활에 스며들어 
정말 어떤날은 노란리본을 빼놓고
출근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이런 보잘것없는 저를 직장 동료분들은
항상 노란리본을 가슴 한쪽에 달고
출근하시는 모습이 너무 좋아보인다고
참 마음이 따뜻하신분이라고..
해주시는 것에 더 부끄럽고 더 미안했습니다.

얼마전에는 인터넷을 보다가
5.18어머니가 4.16어머니에게 해주시는 말씀을
현수막으로 걸어놓은걸 봤었는데
그걸 보는게 왜 그리 슬펐는지 모르겠습니다.
슬프고, 분하고, 안쓰럽고, 원통하고 참 여러가지 감정이 생기더군요.
그 몇마디 문장을 보면서 말이죠..

오늘 아침부터 하늘이 흐리더니
결국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군요.
일하는 중간 쉬는시간에 잠시 밖에 나가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보면서
'하늘이 아이들을 생각하며 흘리는 눈물인가보다..'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퇴근하면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계속해서 내리는 비를 보면서 다른 생각을 해 봤습니다.
어쩌면..
'2년이라는 시간동안.. 그들을.. 세월호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 생각해주는 우리들을
300여명의 아이들과 희생자분들이 하늘에서 바라보며 흘리는
기쁨과 감사의 눈물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해보니 오히려 비가 내려서 참 다행이다..
2주기를 위해 밖으로 나온 많은 사람들을 위해
그들이 답해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택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이런 생각을 한다해도 슬프고 슬픈 날임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치만 그저 슬퍼만 하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그들이 본다면
그들은 더 슬퍼하고 더 미안해 하지 않을까요...?

예전 유재석님이 라디오에서 말씀하셨던
'손에서 놓으면 잃어버린다.
기억에서 놓으면 잊어버린다.'
그 말이 다시 한번 생각되는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20140416.jpeg

출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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