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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 데이 초콜릿에 대한 기묘한 추억들
게시물ID : love_15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리리리리맇
추천 : 0
조회수 : 33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4/20 15:07:47
연애 게시판이 생기니 문득 다른 게시판에 썼던 글 하나가 생각나서 올립니다.
 
문득 떠오른 제가 살면서 받아온 특이한 초콜릿에 대한 일화들을 적어봅니다.
 
 
1. 얼음 마녀
 
직장에서 무역 관련 업무를 처음 발령 받고 나서 사수로 만난 여직원분. 인생이 좀 파란만장하신 분인데
나이도 제법 많으시고 경력도 대단하고 업무 능력도 뛰어난데 뭔가 좀 꼬여서 일단은 나보다 하위직급.
 
이분이 대단하신 것이 상대를 가리지 않는 까칠함으로 유명하고, 절대 굽히지 않는 걸로 소문나심. 그래서...
본인도 업무 배우면서 무진장 혼나면서 상당히 서운한 마음이 잔뜩 쌓였음. 그래도... 찍소리를 못하는 것이
워낙에 프로페셔널한 사람이라 뭐라 개길 도리가 없었음.
 
결국 회사와 마찰 빚고, 퇴사. 나중에 들어보니 개인 개성을 인정해주는 외국계 회사로 이적하심. 여기보단
잘나가심. 근데... 어느날 그런 분이 답지 않게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릿을 보내심. 상당히 당황함. 아니... ?
대체 왜 나한테? 근데 들어보니 그분이 나한테는 생각보다 호의적이었다는 주변 의견. 아니 그렇게 사람 달달
볶는 것이 호의면 적대한 사람은 대체 어느 수준인거냐?
 
왜 호의를 가졌는지 알아보니, 언젠가 한번 술먹고 우리 부서 시비걸던 옆부서의 시건방진 부자집 딸내미
욕하는데 내가 취해서 가장 광분해서 날뛰었다나? 개인적으로는 내상이 심했던 에피소드이고 어디가서 말하기도
쪽팔린 일인데 그걸 왜... , 그 지지배가 얼음마녀님을 좀 우습게 보긴 했지. 암튼 먹기 상당히 뻘쭘했음
 
 
2. 동남아 처녀
 
이쪽은 나랑 웬수. 무역 관련으로 현지에서 채용된 직원인데 초면에는 엄청 티격태격했음. 그쪽 나라 특유의
책임 안진다는 문화랄까? 하여간 뭐든 다 날인 받아달라 그러고 원본 내놓으라 그럼. 아니... 하루이틀도 아니고
맨날 오가는 서류를 언제 다... 상사들이 빨리 하라 재촉하는데 원본 내놓으라는 소리만 해서 맨날 싸움.
 
그래서 엄청 최악의 인상을 가지고 현지 출장을 가서 실제 인물과 조우. 의외로... 키도 엄청 작아서 중학생같은
애가 한국말도 잘해서 따박따박 따지고 듬. 그래서 한판 하나 싶었는데, 의외로 면상보면서 말을 하니 쌈질한
말을 곱게 할 수 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서로 그냥 웃으면서 까는 뭐... 그런 느낌으로 적당히 화해.
 
근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 쪽 업무는 그 여자애가 한 말이 맞음. 전자문서가 효력이 없는 거기서는 도장이 필수고
바쁘다고 빼먹으면 큰일 나는 케이스가 많음. 덕분에 사고 난거 몇개 피해갔음. 쬐끔 고마움. 그러나 부서를
옮겼는데, 현지에서 그동안 수고했다고 초콜릿이 옴. 기분은 나쁘지 않았지만 초콜릿 맛은 별로였음. 건망고를 왜 넣어?
 
 
3. 남의 여자
 
제목이 이래서 좀 이상하게 생각하겠지만 얘기를 풀어보면... 입사 초기에 패션 관련으로 잠시 TF에 간 적이 있는데
패션이라는 특성 덕분인지 부서에 젊은 남자가 나랑 또 한명, 이렇게 두명. 그리고 부서에 지원 나온 비서 직원이
있었는데, 남직원들에게 먹을걸 잘 챙겨줬음.
 
일단 고마웠지만, 그래도 너무 과하게 잘 챙겨줘서 슬쩍 물어봤는데... 알고 보니 나 말고 내 옆에 있는 남직원이
키도 크고 잘생긴 친구라 이 친구한테 꽂힌거임. 그래서 챙겨주려는데 그 사람만 챙기면 사람들이 수근거리니 나까지
같이 챙겨준 거였음. , 어이가 없었지만 먹을 것이 거저 생기는 개이득에 아무렴 어떠냐 싶음.
 
근데... 시간이 흘러서 TF 업무 종료되고, 그 때를 맞춰서 남직원이 결혼한다고 발표함. 물론, 상대는 그 비서직원은
아니었음. 비서직원은 딱히 동요하진 않고 변함없이 우리들을 대함. 그리고 TF 해산되기 전에 발렌타인 데이에 초콜릿
챙겨줌. 나는 끝까지 성실하다고 생각하면서 고맙다고 말하고 TF 해산하고 바이바이. 근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 남직원은
초콜릿 못받았다고 함. 왜 그랬냐고 물어볼까 말까를 수십번 고민하다가... 결국 나도 딴 여자 만나서 흐지부지.
 
 
보시면 아시겠지만, 받은 건 팩트지만 여성분들의 심리는 그냥 제 망상을 마구 썰어담아서 내 위주로 자위 해석...
그냥 달달한 이야기가 후일담으로 어울리는 날인듯 하여 문득 생각난 기억들을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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