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내 친구의 물놀이 사고
게시물ID : panic_874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프로허허러
추천 : 15
조회수 : 245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4/25 18:26:18
옵션
  • 외부펌금지
먼저 하늘나라에 있을 그 아이의 명복을 빌며...
 
 
 
 
 
 
저는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다녔습니다.
아주 작은 면단위 마을이라, 유치원 하나, 어린이집 하나 그리고 초등학교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 초등학교도 학년마다 반이 1개 뿐이여서, 길게는 8년 짧게는 6년 동안 같은 반친구가 되는 셈이였죠.
 
그런 작은 학교에서 전학생이 온다는 건 큰 이슈였습니다.
생각해보면, 신기하게도 거의 해마다 1명씩은 전학을 왔었던 것 같군요.
서울에서 온 그해의 전학생은, 시골 남자애들과 다르게 뽀얗고 얍상하게 생겼었습니다. 
심장이 약해서 그랬던 건지도 모릅니다.
 
그 아이는 남동생과 부모님과 함께 귀농한 케이스였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모르지만, 아마 퇴직후 한가하게 보내려고 왔던것 아닐까 합니다.
 
그 때 즈음 하여 학원이라고는 없는 이 마을에는 공부방 하나가 생겼습니다.
저는 예전부터 근처 도시의 학원을 다니고 있어서, 저의 동생만 그 공부방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꽤 많은 아이들이 이 공부방에 다녔는데, 한 번 들어가본 기억으로는 깔끔하고 책이 많아서 초등학생들의
흥미를 끌기에는 딱 좋은 장소로 느껴졌습니다.
그 아이와 그 아이의 남동생도 이 공부방에 다녔죠.
 
사고는 이런 엄청난 우연들이 만들어져서 일어난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 공부방에서 한번 여름에 계곡으로 물놀이를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친구는 병원에 있고, 친구의 하나뿐인 동생은 하늘나라로 가버렸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주위 사람의 죽음은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떠한 경로인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 내막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동생은 혼자서 조금 떨어져서 물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모래 밑으로 빨려들어가게 되었고, 그나마 근처에서 그걸 본 제 친구는 급한 마음에 수영 할 줄 몰랐던 걸 잊었는 지
구하러 뛰어들어 갔습니다. 둘은 같이 빠지게 되었고, 멀리서 그걸 보게 된 50대 된 기사아저씨가 제 친구를 먼저 구해내고,
뒤이어 동생을 구하러 들어갔다가 그만...사고를 당했던 겁니다.
 
제 친구의 심장도 뛰지 않았었는데, 10분가까운 심폐소생술로 응급처치를 받고 살아났다더군요.
 
 
그리고 어느날, 기회가 있어 그 친구 집에 놀러가게 되었습니다.
집안이 이상하게 고요하고, 게임기 컨트롤러가 2개 있었던게 기억납니다. 
그날 왠지 힘없는 그 친구의 눈동자가 안타깝고 조금은 무섭게 느껴졌었는데..그게 아직까지 기억에 남네요.
 
 
뉴스에서 보기만했던 물놀이 사고...바로 주위에서 겪은 이야기를 들으니..
아마 그 속사정들은 이루 헤아리릴 수 없을 것입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