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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게시물ID : gomin_16220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국산양파
추천 : 2
조회수 : 73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4/29 03:50:18
(조금 길어요)    

  어제 7년전 첫사랑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이따끔 떠오르긴했지만 헤어진 이후 연락이 닿지않았고 친구통해 아주 가끔 소식듣던 사람이었어요  
정말 갑자기 번호가 떠올라서 전화를 해봤다더군요 받을지 몰랐다면서...  
목소리 듣고는 한참 말이 나오지 않았어요  수많은 감정들이 올라와서 휘몰아치는데...처음 느끼는 감정이라 어찌해야할지 몰랐어요 
 한시간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현재 사귀는 사람과 많이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곧 결혼한다는 이야기, 제 애인이야기, 그동안 몰랐던 주변 소식들, 그때 제가 좋아했던 가수 아직도 팬인지.... 

 사실 제가 먼저 좋아했었고 가슴 떨리게 짝사랑하다가 고백해서 만나선 제가 헤어지자 했었어요  당시 이유도 말해주지않고 그냥 헤어지자....그냥 만나지말자...고 했었죠    
이야기 도중 조심스럽게 헤어지자 한 이유를 알고 있느냐 물으니 그냥 그땐 자기도 어렸고 넌 더 어렸잖아...하더군요 
제가 짝사랑하다가 막상 만나보니 생각하던 모습이 아니어서 헤어지자고 한줄로 생각했었대요 

 아니에요  제가 헤어지자 했던 이유는.....
너무 가난했던 저 때문이었어요 
 차비몇백원 영화몇천원 커피값얼마...  당시 대학생이어서 수입도  없었고 용돈은 정말 필요한 금액 딱 맞춰 받았기때문에 데이트할 비용이 없었어요...  
알바는 했지만 데이트비용으로 쓸 순 없었어요  제가 바보였어요 정말 어리석었어요  
낮은 자존감과 부족해보이기만 한 제 모습때문에 사랑하는 연인에게 상처만 주고 떠나라했었어요
 
 헤어진 이후 사과하고 싶어서 여러번 연락하려 했지만 쉽게 닿지 않았어요  
항상 그 사람을 떠올릴때마다 마음이 무겁고 미안함과 죄책감에 입밖으로 쉽게 꺼내지도 못했어요 
 어제 통화하면서 사과했습니다   미안했다고...내가 바보였다고....
울면서 사과하는 제 목소리를 듣더니 괜찮다고 이제는 미워하는 마음도 모두 없어졌다고 하는 그 사람 이야기에 더 눈물이 났어요  
전화해줘서 고맙다고....사과할 기회줘서 고맙다고 울며 말하니 허허 웃으며 뭘 그리 잘못했는지 말해보라더군요...ㅎㅎ     

실컷 울고 통화를 끝내면서 한번 기회되면 만나자고 이야기는 했지만 서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 만날일은 없을거고 시간이 많이 흘러 우연히 정말 우연히나 만날거라는걸요..  
그 사람이 행복해보여서 감사했고 진심으로 행복하길 빌어줬습니다 
전화를 끝내고 조금 더 울다가 정신을 차리니 제 마음속에 첫사랑이 마무리되는 느낌이었어요 
제 첫사랑 이야기책이 덮이는 느낌..     

어떻게 마무리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사실 고민이랄것은 아니지만 어디에 이야기할 곳이 없어서 자주 오던 오유에 글 남겨요  마무리지어진 제 첫사랑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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