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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소재로 한 비슷한 시기의 할리우드 영화와 소련 영화의 비교.
게시물ID : history_260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피터제길슨
추천 : 4
조회수 : 112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5/08 16:15:57
아랫분이 '소련 영화의 전성기'를 올리셨길래 생각나서 글을 씁니다.
 
러시아의 대문호인 톨스토이의 대하소설 '전쟁과 평화'를 할리우드에서 1956년에 영화화한 적이 있습니다. (주연 배우는 헨리 폰다와 오드리 헵번.) '전쟁과 평화'는  나폴레옹 전쟁 때 나폴레옹이 러시아를 침공했다가 패퇴하는 내용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당연히 대규모 전투 장면이 꼭 들어갑니다.
 
당시에는 CG란 개념도 없을 때라서 당연히 할리우드에서도 대규모 엑스트라들을 동원하여서 전투신을 찍었죠.
 
영상은 프랑스군 기병대가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돌격하는 장면입니다. (중간에 사각형 모자를 쓴 흰색 옷의 기병대는 당시 프랑스를 지원한 폴란드군 기병대인 울란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 대해 당시 소련에서는 '감히 톨스토이 선생님의 작품을 겨우 이따위로 만들다니!!!'라며 지독하게 악평을 가했습니다. 뭐 당시에는 냉전이었으니 작품성을 떠나서 자신들이 자랑하는 문학 작품을 소재로 한 영화를 감히 '미국 놈들'이 만들었다는 것 자체를 좋게 보지는 않았을게 뻔합니다.
 
그리고 소련은 '미국 놈들이 망쳐놓은 작품을 우리가 다시 만든다!'라며 정말 제대로(!!) 만듭니다. 당시 소련 영화의 거장인 세르게이 본다르추크가 감독을 맡아서 1966년부터 1967년까지 4부작으로 만들었습니다. 개봉 순서는 이렇지만 총 촬영 기간은 10년에 달합니다.
이 때 소련이 영화 촬영을 위해 동원한 엑스트라의 수는 최대 75만명에 달합니다. 750명도 아니고 7500명도 아닙니다. 한 장면을 위해 75만명을 한꺼번에 동원했는지는 모릅니다만 75만명을 동원한 것 자체는 사실입니다. 당시로선 엄청난 거금인 830만 루블이 들었다고 하는데 소련 내의 흥행 수익만으로 5800만 루블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만든 영화가 다음 작품입니다.
 
 
 감히 단정합니다만 전투신의 규모와 묘사만 따지면, 이 영화에 비하면 위의 할리우드판은 일일 시트콤 수준의 스케일입니다.
 
 
 
 
사실 이런 대규모 인력을 동원한 전쟁 영화들은 당시 공산 국가, 그중에서도 소련이나 중국에서 주로 촬영했습니다. 다만 정치 선전 용도를 위해서 만든 탓에 대부분 작품성 자체는 상당히 떨어지긴 합니다. (당시 중국 영화 중에는 한국 전쟁을 소재로 해서 미군의 인해전술(...)을 용감하게 막아내는 중공군 장병들을 주인공으로 한 미친 영화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각잡고 만들어서 훌륭한 작품성과 스케일이 합쳐지면 이렇게 엄청난 대작이 나오게 되죠.
 
참고로 아랫글의 '워털루' 영화를 촬영한 감독도 이 영화의 감독인 세르게이 본다르추크입니다. 다만 순수 소련 영화인 '전쟁과 평화'와는 달리 '워털루'는 소련과 영국, 미국, 이탈리아 합작 영화입니다. 물론 '워털루'도 수천명의 실제 소련 엑스트라를 동원한 게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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