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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빌워 봤어요 2편.
게시물ID : movie_567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あかねちゃん
추천 : 3
조회수 : 51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5/08 18:20:29
http://todayhumor.com/?movie_56607  >> [아마 스포???] 시빌워 봤어요.

사실 반응 기대하고 적은 글은 아니었어요. 적다 보니 한도 끝도 없이 늘어지니 쉼표 삼아 사진 몇 장 넣어서 편집은 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느으무 귀찮고 아이언맨까지 집어 넣으려니 대체 언제 끝날지도 몰라 아이언맨은 따로 분리한다고는 했지만... 솔직히 반응 봐서는 아이언맨은 얼렁뚱땅 넘길려고 했는데 한 분이 기대를 해주시니 적는게 마땅. 아마 음~청 길어질겁니다.


MCU의 세계관은 굉장히 현실적이죠. 아 물론 저나 여러분이 맨몸으로 캡틴 아메리카처럼 헬기를 견인할 수 있다는 건 아니고 구도와 역학이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을 지나 200 여년이 지난 21세기 정부의 힘은 매우 강력합니다. 참 역설적이지만 계급사회의 귀족 이하 피지배층의 정치 참여가 엄격히 금지 되던 시절과 비교하면 중세 시절의 왕이 가진 권한이 대한민국 일개 시의원보다 감히 아래라 확신을 할 정도죠. 

이는 물리적으로 다룰 수 있는 힘의 크기에서부터 확연하죠. 일단 통신 하나만 예를 들어 볼까요?

만약 현재 한반도만한 면적을 가진 왕과 대통령이 전쟁을 한다면 어떨까요? 인구는 동일하고 중세시대의 왕은 전제적 왕권, 현대쪽은 그나마 패널티를 먹여 전화만 사용 가능하다고 가정을 한다면요. 말도 안되는 비교지만 전화만 가능해도 한 나라에서 산출 되는 생산물을 통제하는 단위가 천문학적인 숫자로 차이가 나게 되죠. 왕국이 열흘 동안 1만명을 모은다 가정하면 단지 전화만 가능한 대통령은 같은 기간 수백만명을 동원할 수 있을 겁니다. 

단지 전국토의 실시간 커뮤니티만 가능해도 국가의 역량은 말도 안되게 끌어 올려지죠.(전쟁의 경우는 더더욱 극적이죠.)

정말 아이러니한 건 유사 이래 정치 집단이 이 정도로 강력해 진 건 계급사회의 소수 엘리트가 권력을 독점하던 시절이 아닌 만민이 정치에 참여하는 민주주의의 평등한 사회가 도래한 뒤라는 것이죠.

하지만 그 누구도 우리의 삶의 뒤편에 신화속의 괴물보다 강력한 힘이 웅크리고 있다는 자각 내지 비난을 하는 사람은 그닥 없죠.(물론 저 아마존 밀림에서 오늘도 만인이 히로뽕 빨기를 기원하는 금수저 마약왕님의 생각은 좀 다를겁니다.)

실질적으로 정부 수반이, 대통령이 되었든 총리가 되었든 전제정권의 왕보다 더 강력한 권력을 휘두름에도 4년 아니면 5년이면 갈아 치울 수 있다는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어찌되었던 많은 사람들은 정부를 통제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는 점이고 정부는 많은 사람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점이죠.

MCU 의 세계관 또한 똑같습니다.

민주주의 정부가 있고 민주주의 시민이 있는데 어랍쇼 테러범도 아닌게 히어로랍시고 건물 x밤쾅 우주선 x밤쾅(어밴져스 외계인) 해 버리네.

근데 무시기 건물 하나 날리는데 주먹 하나로 다 때려부시네??

사실 군대가 때려 잡을 수 없는 초인이 진짜 리얼 월드에 등장하면 이는 기존 정치공학 내지는 인류의 정치 기반 자체를 붕괴 시키는 기제가 될 수 밖에 없죠. 애당초 정치는 이권을 미끼로 다수가 소수를 찍어 눌러서 질서에 합류시키는게 차포 다 땐 진실이기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통제가 먹히지 않는 개인적 신념을 가진 초인이란 선사 시대부터 시작된 정치의 근본적 매커니즘에 대한 굉장한 위협이 될 수 밖에 없죠. 예를 들자면 캡틴 아메리카라든가 스티브 로저스라든가.

하아 드디어 아이언맨의 등장이네요. 시빌워가 워낙에 현실적인 감각도 요구하는 괴랄망측한 히어로물인지라 사족이 길어 질 수 밖에 없네요.

토니 스타크는 애당초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인물이죠. 물론 본인또한 굉장한 천재이지만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는 점에서 캡틴 아메리카와는 신념의 극과 극을 달리 수 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흔히 가진게 많을 수록 보수적이고 나이가 어릴 수록 진보적이다라는 얘기를 하죠?

기실 시빌워 기준으로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의 사상과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의 사상적 바탕을 보자면 매우 꼭 맞는 얘기이기도 하죠.

특히 토니 스타크가 아이언맨이 될 수 있는 기제는 기술이죠. 물론 범상한 기술은 아니죠. 비브라늄도 아닌 주제에 대전차 화력을 그 얇은 장갑으로 너끈히 견디는데다 대체 어디서 에너지를 퍼다 올리는지 성층권까지 가볍게 비행할 수 있죠. 이쯤되면 기술이 아니라 마법

하지만 토니 스타크의 초인적인 기반은 어디까지나 기술을 토대로 한 아이언맨에 기초하고 있고 그 알맹이는 엄연히 일반인이죠.

즉 토니 스타크가 아무리 천재이더라도 그가 초인으로 각성하는 기제는 현대 문명의 총화라는 점에서 현대 문명의 화신격에 해당하는 포지션이죠. 현대 이상의 화신이라 할 수 있는 캡틴 아메리카와는 사실상 정반대의 위치에 놓일 수 밖에 없는 위치라는 것이죠.

어밴져스 이전까지 토니 스타크의 아이언맨의 힘은 사실 무소불위라 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아이언맨이고 아이언맨이 정의인데 니(=쉴드, MCU에서의 쉴드의 역할은 인류가 대응 못 하는 체제외적인 위협에 대항하는 비밀결사이자 동시에 초인이 일반 사회에 융화 되는 커넥터 역할도 있지요)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냐 하던 토니 스타크의 개인적인 소신은 아니고 그냥 발랑까짐은 어밴져스에서 와장창 박살 나게 되죠.

사실 어밴져스 이후의 토니 스타크의 성장은 일종의 재사회화라고 할 수 있죠.

일반인들도 청소년기에 자신이 어떤 특별한 존재라는 특수성을 원하다가 점차 성장을 해가면서 내가 가진 재능의 한계를 체감하고 서서히 사회에 동화 되어 가는 것처럼 아이언맨이 되어서 소소한 악을 토벌하고 정의에 대한 리비도를 만족(일종의 정신적 자위 행위에 해당하죠)하던 토니 스타크는 영락 없는 청소년이나 다름 없죠.

비록 첨단 파워슈트를 뒤집어 쓰고 아이언맨이 될 수는 있지만 아이언맨이 될 수 있는 기제 자체는 온전히 현대 문명을 기반하지 않고서는 자연인으로서의 힘이 사실 별것이 없다는 것이고 자신과 자신이 보호하고자 하는 것들은 문명의 힘이 없으면 안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죠.(어밴져스)

그리고 그러한 현대 문명이 흔들하는 충격을 단지 '개인'의 힘으로 막아 내는 어밴져스는 토니 스타크에게 새로운 위협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고요.(어밴져스, 아이언맨3,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시빌워는 그런 의미에서 현대의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 있기도 하죠.

앞서도 말씀 드렸다시피 현대 정부의 힘은 너무나도 강력하죠. 우리는 중세 시대까지 일개인이 겪어야 했던 위협에서 거의 대부분 벗어나 있죠. MCU 세계관의 빌런들의 위협은 아니지만 지진,태풍,전염병 등 일개인이 대처하지도 못하는 갖가지 재앙에 무방비로 놓여 있던 시절이 있었지만 현대 기계 문명이 도래하면서 대부분의 생명의 위협에서 벗어 났죠.

하지만 그 반대급부로 높아진 개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부의 위협이 새롭게 도래했죠.(물론 중세시대에는 그런 위협이 있어도 위협으로 인지도 못했지만요.)

현대 문명이 없으면 우리는 고스란히 생명의 위협에 노출 되어야 하지만 현대 문명이 존재함으로써 우리 개인의 존재 의미는 갈수록 깃털 만큼 가벼워지고 있죠.

이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에서 현대 문명의 화신(아이언맨)현대 이상의 화신(캡틴 아메리카)의 충돌이 시각적으로 묘사 된 것일뿐만 아니라 실제 세계에서 양차세계대전 같은 전지구적 재앙을 낳은 전체주의의 안티 테제로써 자리 잡은 개인 주의에 피로감을 표현하는 현대 정권에 대한 비유이기도 하죠.

이때문에 시빌워에서 좀 흠이라고 할 만한 부분이 스티브 로저스가 버킨의 죄까지 짊어지는 건 구도상 좀 어색해 보일 수가 있죠.(근데 워낙 복잡해서 해석 따라 그럴수도 아닐수도...;;;;)

일단 이걸로 시빌워 감상은 끝입니다. 그나마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의 대결 구도라 파악이 가능하지 이쯤되면 로버트 A 하인라인옹의 스타쉽 트루퍼스나 스타워즈 싸다구(솔직히 스타워즈가 덜 복잡;;;;)를 갈기는 스토리 복잡성이라 해석 따라 여러 구도가 가능해지죠. 

글을 적으면서 한 가지 알게 된 점은 마블 세계관이 신화가 없는 미국 사회의 신화격(스타워즈를 가리키기도 한답니다)이라 했는데 과연 아이언맨이나 캡틴 아메리카의 설정을 보자면 절로 화신이 연상 될 수 밖에 없는 스토리 구조를 가졌다는 것이죠. 뭐 원작 세계관이 워낙 복잡 다양한지라 이 또한 해석의 발로이기는 하지만 MCU만 기준으로 놓고 보자면 신화격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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