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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부탁인데 안철수와 호남을 같은 선상에서 보지 말아주세요. (스압)
게시물ID : sisa_7343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늬만츤데레
추천 : 11/2
조회수 : 824회
댓글수 : 22개
등록시간 : 2016/05/08 20:14:06
부모님이 이번에 국물당 뽑으시고 자식들이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좀 격하게 했었습니다. 저도 부모님께 왜 그런 선택을 하셨냐 안철수가 어떤 사람인지 좀 알아 보시라 말씀드렸는데 그래도 인터넷도 보시고 한 때 서프라이즈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자주 보시는 아버지가 이런 얘기를 하시더군요.

문재인이 문제다라는 겁니다. 왜 문재인이 문젠가 물어봤더니, 당을 장악해서 호남 사람들 불안하지 않게 해줘야 하는게 그게 아니다. 이번 공천만 봐도 그렇다. 광주 사람들이 정치적 감각이 뛰어난 사람들인데 그들이 그렇게 결정한 건 다 그런 이유 때문이다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문재인의 비젼이나 공천 과정 등을 상세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아버지도 수긍은 하세요 하지만 정치는 그렇게 하는게 아니다라고 하시더군요. 참 답답했고 심지어 새누리 지지자를 부모님으로 둔 분들이 어떤 심정인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 분들이 완전히 넘어가는 건 아닙니다. 어르신들 사이에서도 문재인 좋아하는 사람들 안철수 좋아하는 사람들 다 있고요 심지어 새누리 지지자도 많이 늘었어요. 쉽게 말하면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한 겁니다. 이걸 호남분들을 탓해선 안되는게 더민주 호남 조직이 지금 완전 개망이에요. 총선 이후에도 수습이 안되고 있어요. 반대로 국민의 당은 총선 훨씬 전 부터 더민주 조직을 흡수하고 지역 여론에 매진하고 있었는데 김종인 대표가 이상한 짓거리 하면서 완전히 넘어간 거죠. 저는 그 과정을 피부로 느꼈어요. 지역 공무원들도 이 문제로 굉장히 혼란스러워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한번은 식당에 갔는데 중간 간부로 보이는 간부가 젊은 직원들 데리고 안철수 찍어줘야 한다고 밥 먹는 내내 이야기를 하더군요. 말하는 내용을 보니 면사무소 공무원들이고 그 젊은이들 표정이 가히 똥씹은 표정들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들어주고 있어야 하는 느낌. 제가 일의 특성상 점심엔 반드시 여기 저기 옮겨 다니면서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데 한동안은 백가쟁명이었어요. 그런데 총선을 앞두고 여론이 완전히 뒤집어 집니다. 국민의 당 밀어 주자고. 지역당에선 아무것도 못하고 후보자 개인들의 선거 운동으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었죠. 총선 이후 제일 당황한 사람들이 바로 호남 유권자들입니다. 더민주가 폭망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거에요. 제가 여러 어르신들 인터뷰 해봤는데요 일단 안철수당 찍어줬으니 지켜보자고 뭐랄까 개운치 않아 하는 그런 표정이에요.

어제 부터 호남에 대한 글을 좀 썼었는데 비공이 많더군요. 호남 분들에 대한 오유인들의 실망을 읽을 수 있어서 의미는 있었지만 너무 성급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밀어준 사람들이 호남이고요 호남 사람들의 35% 이상은 정도는 여전히 더민주를 지지하고 문재인을 지지합니다. 호남 사람들이 국민의 당을 뭐 이십년 밀어준 것도 아니고 왜곡된 언론과 발빠르게 움직인 옛 민주당 조직이었던 국물당 조직의 여론 작업 그리고 김종인의 오발탄이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는데 마치 호남 사람들이 국민의 당으로 완전히 넘어가서 안 돌아올 것처럼 취급하는 건 매우 성급한 태도입니다.

수십년 동안 갖은 탄압과 손해 속에서도 민주당을 지킨 사람들이 호남 사람들입니다. 구민주당 인사들은 호남 사람들에겐 계륵 같은 존재에요. 그들을 결코 DJ와 같이 보진 않지만 함께 고생하고 부족하나마 호남을 위해 일했던 사람으로 인식하지요. 문제는 더민주가 그 이상으로 호남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거에요. 노무현 정권 동안 호남에게 많은 혜택을 주었고 문재인이 많은 역할을 했지만 그 공과가 지역민들에게 인식되지 못한 건 호남 조직을 추스리지 못하고 전략적으로 패배한 더민주 지도부의 패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친노로서 친문으로서 호남인으로서 부탁드리는 건 호남 사람들을 안철수당의 아바타로 보지 말아주시지 말아달라는 겁니다. 총선 이후 호남에서 여론을 보세요. 국민의 당에게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더민주가 빨리 조직을 재건해서 지역민들과 스킨쉽하고 지역 정치인들이 다음 총선을 위해 미리 지역을 다지도록 지원한다면 충분히 역전 가능한 것이 호남여론입니다. 총선 결과를 봐도요 박빙 지역이 여러곳 있었고요 공천이 좀 더 빨리 결정되었거나 제대로 된 공천이 있었다면 결과가 뒤집어 졌을 만한 곳도 여러군데 있습니다. 진작에 문재인이 투입되어서 더민주가 호남을 버리지 않았다는 제스츄어를 줄 필요가 있었고요. 

게다가 지금 겉으로 보이진 않지만 지역에서 선출된 국회의원들은 어떻게든 자기 이름을 알리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박지원 원내대표 됐을 때 주승룡 숨어 버렸죠? 정읍에 선출된 유모 국민의 당 의원도 막 비판하고 그랬어요. 더민주의 내부 불협화음은 없는 것도 만들어 내는 언론들이 국민의 당 내부 소리엔 참 무관심 하더군요. 그럼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국민의 당 간판으로 의원이 되긴 했지만 만약 국민의 당이 새누리와 친해지거나 안철수가 새누리 대선 후보로 나서거나 하면요? 새누리와 합당해도 안철수 밀어 줄거다 하는 사람들도 없진 않지만 수십년 간 정부 여당에 홀대 받아온 호남민들이 새누리와 친하게 노는 국민의 당을 좋아할리가 있을까요? 벌써 박지원이 뻘소리 했다가 지역 여론이 많이 안 좋아 졌죠. 그게 지금 호남 민심입니다.

제가 이렇게 긴글 쓰는 거 정말 싫어하는데요 굳이 이렇게 까지 쓰는 건 호남 민심에 대해서 잘못 알고 성급히 판단하는 분들이 계셔서 그래요. 절대 호남과 안철수 국민의 당과 같은 선상에 두지 마세요. 여기서 벌써 그런 프레임이 생겨 버리면 어떻게 합니까? 호남민들은 관망 중이다라는 게 정확한 인식입니다. 

요약

1. 호남 사람들이 국민의 당을 뽑아 줬지만 마음까지 준 건 아니다
2. 문재인이 아니라 김종인이 문제였다. 지역 조직 부재, 전략 부재, 공천 미스
3. 더민주는 빨리 조직 추스려서 지역 여론을 반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4. 국민의 당이 새누리와 친해지면 호남민들은 외면해버릴 꺼다
5. 호남민들에 대한 잘못된 프레임을 만들지 말아달라. 그들은 관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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