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을 보고, 곡성에 대한 여러 해석글을 보면서 나름 이 영화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봤습니다. 곡성 영화는 우리의 삶 자체를 표현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독버섯에 의한 병적인 증세, 성폭행 등의 현실적인 사건들은 우리 삶 가까이에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삶 가까이에는 비현실적- 즉 믿음과 종교도 또한 있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배경지식과 믿음을 토대로 살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이건 영화를 보는대도 적용됩니다. 여기선 한국신과 일본신의 대립(무속신앙), 기독교적 신과 악마의 대립, 내부와 외부(외세)의 대립, 또한 한국 역사상 필연적인 반일감정의 '필터' 그것들 중 어느 하나 이상으로 우리는 사건을 바라보게 됩니다. 감독은 이 모든 해석이 가능하도록 장치해두었습니다.
즉, 우리는 영화를 보고자 한 순간부터 감독의 미끼를 덥썩 문거죠.
감독은 계속해서 팩트를 보여줍니다. 독버섯, 그리고 성폭행의 징후들을요. 하지만 우리는 그게 다는 아닐거라고 생각하며 결국 우리의 삶을 살아가는 방식으로 영화를 보게 됩니다.
중요한건 피해자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속에서 우리 나름의 의미를 찾아내려고 합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것만큼만 믿고 싶은 우리의 감정을 잘 이용했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