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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매일 된장찌개 사먹는 노인
게시물ID : freeboard_13195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치타_바지
추천 : 2
조회수 : 42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5/23 17: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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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날마다 재래시장 어귀에 있는 돼지갈비 연탄구이집을 찾아 갑니다. 저녁6시경 아직 손님이 붐비지 않을때 구석자리에 앉아 혼자 된장찌개를 먹습니다. 칠순이 넘은 나이에 홀로 식사를 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쓸쓸하고 초라해 보이지만 노인은 주변을 의식하지 않기위해 의도적으로 고개를 들지 않고 식사를 합니다.

  노인이 식당을 처음 찾아온것은 지난 초 겨울 어느날 해질 무렵이었습니다. 돼지갈비를 주로 파는 집을 찾아와 노인은 된장찌개를 먹을수 있겠느냐고 물었습니다. 40대의 주인 여자는 연전에 돌아가신 친정 아버지 생각이 나 장삿속과는 거리가 먼 대답을 하고 말았습니다. 

메뉴에는 된장찌개가 없지만 고기를 먹고난 손님이 식사를 할때 내는게 있다고 하자 그거면 된다고 노인은 굳이 부탁을 하였습니다.  식사가 끝난뒤 주인 여자는 노인에게 식사비를  받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다른 식당 메뉴에 있는 변변한 된장찌개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서 였는데 노인은 3000원을 내밀며 연탄 2장을 달라고 했습니다.  

연탄을 건네주자 노인은 고맙다고 몇번이나 인사를 하고는 재래시장 뒤쪽의 산동네로 천천히 걸어 올라 갔습니다. 그날 이후 노인은 날마다 저녁6시경 식당으로 내려와 된장찌개를 먹고 연탄 2장을 손에 들고 산동네로 올라 갔습니다. 

하루 한끼의 식사만 하고 두장의 연탄으로 난방을 해결하는 노인이 안쓰러웠지만 내색을 하는게 오히려 노인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거 같아 주인 여자는 다만 지켜볼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달쯤 지난 어느날 식사를 끝낸 노인이 주인 여자에게 작은 메모지 한장을 건넸습니다. 거기에는 남자 이름과 전화 번호가 적혀 있었습니다. 이를 확인하고 주인 여자가 고개를 들자 몹씨 난처한 표정으로 서 있던 노인이 힘겹게 입을 열었습니다.

   "내가 식당으로 사흘이상 밥을 먹으러 내려 오지 않거든 ​그곳으로 전화를 걸어 주시오" ​ 

  노인은 오늘도 고개를 숙이고 된장찌개를 먹습니다.
 식사가 끝난뒤 3000원을 내고 연탄2장을 받아 양손에 들고 산동네로 올라 갑니다.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길을 걸어 올라가는 노인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주인 여자는 자신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오늘처럼 내일도 무사히 다녀 가시길 비는 마음에  연민이 가득 합니다. 사흘이상 식당으로 내려 오지 않는건 노인의 죽음을 의미 합니다. 

하지만 노인이 두려워 하는건 죽음이 아니라 방치 당하는 주검입니다. 그래서 죽음의 기별을 부탁한 것일 터이니 주인여자의 마음이 편할리 없습니다.

하루 한끼 식사와 2장의 연탄으로 연명하는 여생 
젊은 시절에는 보살피고 거느린 사람도 많았을 터인데 그들은 다 어디로 가 버린 것일까요?  누추하고 남루한 여생을 어루 만지듯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밤입니다.   ㅡ소설가 박상우 作
출처 srl 클럽 인기글 포럼
 http://m.slrclub.com/bbs/vx2.php?id=hot_article&no=158936

원출처는 소설가 박상우님 작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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