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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는 텄다지만 떵까지 트자고?(당연하게도 더러움 주의)
게시물ID : wedlock_20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항상봄빛인생
추천 : 16
조회수 : 2531회
댓글수 : 41개
등록시간 : 2016/05/24 11:17:48
일본생활 12년차, 미국인 남편과 결혼한 지 6년차 여자사람입니다.

우리남편 방귀는 굉장히 독합니다.

같이 산 지 얼마 되지 않아 은근슬쩍 실수인 척 방귀를 트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6개월쯤 된 뒤 남편의 방귀 냄새가 정말 너무나 독해졌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독한 게 아니라 십이지장 아래의 내장기관이 썩는 냄새같았어요.
혹시 대장에 문제가 생겼나 싶어 조심스럽게 병원에 가보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남편이 한숨을 푹 쉬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냐... 내 원래 방귀 냄새가 이래... 지금까지는 내가 조심한거야...
 냄새가 너무 독할 것 같으면 꾹 참고... 베란다 나가서 끼고 오고...
 나 너무 힘들었어... 그냥 집안에서 끼면 안돼?? 다시 그렇게는 못살 것 같아..."

홈 스윗 홈에서 방귀도 지 맘대로 못끼고 살게하는 건 너무 가혹한 것 같아서 알았다고 했습니다.

6년이 지난 지금은 냄새가 독한 방귀가 나올 것 같다 싶으면 저를 일부러 불러서 도망 못가게 꼭 잡아두고 방귀를 낍니다.
이불안에 방귀끼고 절 가둬두는 건 말할 것도 없구요.
바닥에 앉아있는 제 코앞에 방귀 끼고 도망가기도합니다. 

저도 복수를 해주고 싶지만, 어지간해서는 남편의 방귀냄새를 이길 재간이 없습니다.
평소 저녁 한끼도 같이 못먹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재료가 다르다보니 냄새의 질이 확연히 차이가 나더라구요.

지난 3월에 오랜만에 남편과 미국 시댁을 찾았을 때, 일주일 넘게 삼시세끼 같은 음식을 먹었더니, 제 방귀냄새도 상당해졌고
그 후 일주일 정도, 남편에게 평소 제가 겪어왔던 고통을 고스란히 안겨줄 수 있었습니다.
"내 방귀나 니 방귀나, 이제 똑같이 독하다!!!"라며 통쾌하게 웃는 절 향해 "Oh!! No!!"라고 절규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네요.

이 때의 경험을 통해 역지사지의 마음을 이해해주리라 생각했던 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남편의 공격은 방귀를 넘어 떵의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시작은, 화장실에서 일을보던 남편이 절 부르던 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화장지라도 다 떨어졌나 싶어서 가봤더니 떵냄새가 가시지 않은 화장실안에 절 가둬두고 밖에서 좋아 죽습니다.

그 뒤부터 떵누고 나온 뒤엔 완강히 거부하는 저를 완력으로 끌고가서 화장실에 감금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그래도 물은 내렸잖아~~"라고 애교를 떠는 남편 주둥아리를 변기물로 씻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제, 남편이 떵을 누고 나오면 화장실에 감금되기 직전에 숨을 크게 들이쉬고 화장실 내부에서는 휴지로 코를 막는 등의 대처방법이 생겨서 저도 여유가 생겼는데, 남편의 악행은 점점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전부터도 서로의 떵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눠왔습니다.
일본어로 "변便"이라는 한자는 "벤"이라고 읽히기 때문에 저희는 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때 Ben이라고 지칭합니다.

"오~ Ben이 지금 만나자고 노크를 하고 있어" 
"오늘 세번이나 Ben을 만났어!"
"오늘 Ben이 화가 많이 났나봐. 벽을 엄청 쳐대길래 급하게 만나러 갔는데 문 다 부숴지는는 줄 알았어."

덧붙여, 일본어로 설사를 "下痢"라고 쓰고 "게리"라고 읽기 때문에 설사가 있는 날에는 Gary삼촌이 왔다고도 합니다.

이런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누는 것에 머무르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많은 부부들이 이정도 떵얘기는 자연스럽게 나누고 계실거구요.

문제는 남편이 떵을 트자고 조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떵을 트자는 게, 둘이 서로 사이좋게 맞떵을 누자거나(화장실 구조상 불가능하기도 하지만), 지 떵누는데 옆에서 응원을 해달라는 식은 아닙니다.

"봄빛!! 내가 지금 정말 엄청난 떵을 눴는데, 나 혼자 보고 물 내리기가 너무 아까워!! 한 번만 봐주면 안돼?"라고 요구를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남편이 말하는 '엄청난 떵'이란 건 뱀처럼 또아리를 튼 떵, 변기 주변을 완벽하게 일주하여 원형을 만들어낸 떵, 인간의 몸에서 나왔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굵은 떵, 눈부신 황금색 떵 등 다양합니다.

당연히 저는 남편의 떵을 볼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미쳤는가? 이런 것도 정신적 가정폭력이다. 당장 물 안내리면 이혼이다"라고 으름장을 놓아요.

그러면 남편이 "냄새때문에 그런거라면, 사진이라도 찍어서 보여줄까? 이건 정말 인류역사에 길이 남을 떵인데, 이렇게 나 이외에 그걸 증명해줄 사람이 없다는 건 너무 안타깝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까지 늘어놓습니다.

사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건, 어쩌면 제가 언젠가 이성을 잃고 "사진만은 봐주겠다"라고 떵트기를 허락함으로써 저의 인간된 존엄을 스스로 버리게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혼한 사이에 이런 것도 못봐주냐. 실망이다. 난 우리가 모든 것을 오픈한 건전한 혼인관계를 갖고 있다고 믿었었다"는 식으로 절 자꾸 회유하는데, 직접 보는 건 그렇다치고, 사진 정도는 봐줄 수 있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거든요.
그리고 분명, 사진을 보고 나면 실물도 보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생각만해도 소름이 돋습니다.

차라리 제가 먼저 엄청난 떵을 누고 물을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남편에게 제 떵을 보게하는 식으로 선빵을 날려서, 사진을 봐달라 졸라대는 남편에게 충격을 줘볼까 생각도 했지만, 그렇게 되면 "나도 니 떵을 봤으니 너도 내 떵을 봐야한다"고 당당하게 요구할 게 뻔해서 생각을 접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떵 사진을 찍어서 보여주겠다고 졸라대는 남편과 투닥투닥하다 출근시켰는데, 1일 2떵도 흔한 남편이기에 퇴근후가 두렵네요.
화장실 밖에서 제가 원격조정으로 물을 내릴 수 있는 장치라도 있으면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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