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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참관 논란에 대한 오해와 진실
게시물ID : medical_176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겨우햇병아리
추천 : 11
조회수 : 3682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16/05/26 11:51:40
최근 대학병원에서 산부인과에 입원한 산모가 자기의 분만장면을 학생들에게 보여주었다고 굉장히 기분이 안좋다고 한 기사가 주요 포털 뉴스에서 1위를 달렸습니다.
 
이 기사의 주요 쟁점과 댓글을 보면. 왜 동의도 받지 않고 참관을 시키냐? 환자의 인격은 없냐? 라는 식의 댓글
 
백번 동의 합니다. 환자의 인격은 매우 중요하고 동의를 받고 참관 해야하는거 맞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실제 동의를 안받아 봤을까요? 당연히 시도해봤습니다. 저같은 나부랭이도 시도 해봤지만 동의하는 산모는 없습니다. 정말 한명도 없어요. 정말 본인 경험입니다. 일주일동안 한명도 없었어요. 그러니 교수도 더이상 받지 말라고 하더군요.
 
그러면 이렇게 말합니다. 진료비를 깍아주는 식의 혜택으로 유인동기를 줘야한다고...
 
산부인과가 돈을 많이 버는과고 분만과정이 정말 많은 돈 받아먹어 이익이 많이 남는 시술이면 인정합니다. 그런데 진짜 분만.. 그냥 거의 의사들 공짜로 일해주는거라고 보면되요. 그리고 의사되는데 아주아주 필수적인 과정이에요. 무슨 피부시술 배우는 것도 아닌데 이런것까지 이렇게 힘들게 배우면 대체 뭘 배울수 있답니까? 정말 손해보고 해줄바에는 나가라고 하는게 낫잖아요? 분만이라는 인간의 삶에 있어서 필수적인 과정에 한하여 엄청난 의료혜택을 주기 위해 국가에서 후려치는 의료비를 감수하는데 아예 손해보고 하라니요...
 
그리고 대학병원은 그 목적 자체가 교육입니다. 하도 대학병원이라고만 해대니까 다들 감이 안오지만 영어로는 teaching hospital이라는 용어를 더 많이 씁니다.
 
미국 얘기 운운하는데 미국에서는 동의를 잘해줘요. 유독 우리나라 산모들은 진료를 싸게 최고로 받으려고 하면서 그와 관련된 다른 어떤 것은 하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심합니다.
 
심지어 우리나라 산모들은 여학생이 참관하는 것도 싫어하는 경우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실습때 남학생은 물론이고 여학생도 분만한번 못보고 면허따는 사람 많아요.
 
그나마 정신박힌 교수들은 이렇게 의사 만들면 안되겠다고 해서 참관시킵니다. 예 압니다. 환자의 인격 존중해야하는거.. 그래도 최소한 제대로된 의사만들겠다는 겁니다.
 
문제일으키기 싫어서 동의서 받을 생각도 안하고 실습때 아예 분만 절대 들어오지 말라고 하는 교수들 있습니다. 환자도 만족, 시술 의사도 만족 하지만 교육은 저멀리 개판이 되어가죠? 이런 교수가 옳습니까?
 
실습생들도 보고싶어서 보는거 아니에요. 놀고싶은데 생각있는 교수들이 그래도 봐야한다고 너네들 의사되어야한다고 보게합니다.
 
실습생들도 교수들도 산모들 참관 싫어하는거 알면서 합니다. 왜냐? 필수중에 필수인 분만 과정도 한번 못본 의사가 어찌 의사질합니까? 이론으로 배우는것보다 실전을 통해 경험하는게 확실히 다른데...
 
미국에서도 이런 일이 없는건 아닌데 일례로 유명했던 미드 닥터 하우스를 보면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실습생들이 실습으로 인하여 참관하는걸 거부하자 닥터 하우스가 "여기는 teaching hospital이라고.. 교육시키는 건 당연한거고 만약 이게 싫으면 딴데 좋은 의사들 많으니까 거기가라고.."
 
교육을 하는 목적으로 세워놓았는데 교육을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죠.
 
몇일전엔 양수색전증으로 뇌사상태에 빠진 산모가 나오고 그 가족들이 분개하는 방송이 나왔습니다. 양수색전증은 낮은 비율로 분만과정중에 발생하는 질병입니다.
 
이 질병은 정말 불가항력적인 질병으로 아주아주 유명합니다. 의대 본과1,2들도 알정도로.. 그나마 분만과정중에 처치를 최대한 하여 막을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비율이 낮아졌음에도 여전히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어 발생합니다. 그런데 이 질병은 죽고나서 부검하지 않고서는 확진은 못해요.
 
정황상 정말 양수색전증이 맞고 다른 의사 나와서 맞을꺼라고 말합니다. 심지어 의사쪽 과실찾아내서 환자쪽 대변하러 나온 의사출신 변호사도 양수색전증이라면 어쩔수 없지만 다른 과실이 있었던게 아니냐고 말합니다.
 
그런데 환자 가족들은 그러더군요. 다른 병원에서라면 그런일이 없었을꺼라며..  환자측 변호하러 나온 의사출신 변호사라는 인간도 양수색전증이라면 어쩔수 없는거다라고 말하면서 그외에 다른 과실이 있었는지를 찾기 위해 말도 안되는거 꼬투리 잡던데 환자들은 양수색전증 자체를 못막은게 문제라고 합니다.
 
분만과정에서 교육은 못받게 하면서 문제생기면 그냥 무조건 의사탓..
 
양수색전증이나 자궁무력증 같은 질병으로 인해서 불가항력적으로 산모들 사망하는 질병들 생기면 의사탓하죠.
 
정말 이런 이기적인 마인드에 치가 떨릴정도입니다.
 
"분만 과정에서 잘못된건 의사탓이지만 난 그 분만과정 교육을 내가 시켜줄 맘은 없어. 다른 산모 찾아봐" 모두가 동일한 이런 마인드..
 
 실제 교수님들의 처치들을 보고 배워가야하는 상황인데도 정말 우리나라 산모들은 유독 거부가 심합니다.  배워야되는건 아는데 나는 안된다는 마인드..
 
 
 
 
저는 정말 궁금합니다.
 
진료비할인은 정말 택도 없는 얘기고 동의서 동의는 아무도 안하고.. 그래서 분만한번도 못본 의사가 나중에 진료해도 좋습니까?
 
응급상황에선 산부인과 의사가 아닌 사람도 가끔 분만을 해야할때가 있는데 그때가서 "저는 분만 과정 한번도 본적 없어서 못해요. 내가 못본건 그 어떤 산모들도 동의해주지 않아서입니다."라고 말하고 도망가면 그 의사 가만 둘겁니까?
 
그땐 또 의학교육이 개판이구나 의사 자질이 틀려먹었다 하면서 욕을 하겠지만 의사도 태어날때부터 의사 아니었습니다. 한번도 못보고 경험하지 못한 걸 지식만 있다고 무작정 할수는 없어요.
 
위에처럼 양수색전증이나 자궁무력증 발생하면 나한테 책임 다 씌울텐데 내가 어떻게 합니까?
 
운전면허 방금 딴 사람에게 '너 면허 있으니까 서울 부산 왕복 운전 좀 해라. 면허있으니까 할꺼 아니야. 아 근데 문제 발생하면 책임은 니가 져야해'라고 말하면 누가 운전할까요?
 
똑같습니다.
 
정말 실습생들 참관하는거 싫으면 일반 산부인과 가면 됩니다. 학생없는 병원이요..
 
근데 분만참관 싫어하는 산모들은 어쩜 그렇게 똑같던지.. 다들 진료는 교수에게 받고 싶어해요. 그래서 대학병원 오구요. 대학병원와서 일반 사립병원처럼 대우 받을려는 산모들 정말 너무 너무 많습니다.
 
문제는 간단합니다.
 
싫으면 학생없는 병원가던지 아니면 나중에 의사가 산부인과 진료하다가 문제 터져도 아무말 없이 받아들이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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