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에 잠에 막 빠지려다 말고 순간적으로 희한한 경험을 했었다.
화사함이 가고 싱그러움이 찾아올 봄의 한 순간이니 습관적으로 '꽃비가 내린다.'라는, 개인적으로 습관적으로 떠올리는 상투적인 표현.
헌데 의식이 날아가는 순간 마음 속에 꼬맹이 한 녀석이 나타나면서 서럽게 울면서 말했다.
"꽃이 울어. 꽃이 울어."
당혹해할 새도 없이 그 표현에 기함을 토하면서 바로 잠이 달아나버렸다.
내가 떠올렸으면서도 내가 떠올리지 않은 말.
지금은 내용이 기억도 안 나는, 어떤 유치원생의 '사랑잎'이라는 제목의 시를 보면서 느꼈던 엄청난 질투와 동시에 올라오던 카타르시스를 느껴버렸다.
월요일 새벽, 왜 다시 생각나는 걸까.
괜히 감수성이 찻물처럼 찰랑거리면 시를 쓰고픈데 지금은 귀찮아서 그런가보다.
이제 곧 여름이니 새벽의 풀벌레들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지.
안녕히 주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