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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원들과 경호원 대다수는 영빈관 앞에서 대기 중인 차량에 올라 대통령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로비에는 대통령 내외와 경호원, 그리고 장씨만 남아 있었다. 벽에 걸린 그림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대통령이 장씨에게 물었다. “차에 다 탔는가?” 장씨는 “네”라고 대답했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대통령은 갑자기 “기념사진 한번 찍자. 찍을 수 있겠나?”라며 장씨를 바라봤다. “예? 네…” 얼떨결에 나온 전속 사진사의 대답이 못미더웠는지 대통령은 다시 물었다. “지금 다 모을 수 있겠나?” “네!” 장씨는 대답과 동시에 밖으로 뛰어 나갔다. 대통령을 기다리던 수행원들은 전속 사진사의 다급한 손짓에 “도대체 뭔데요? 왜 그래? 누구 찾으시는데요?”라며 허둥지둥 로비로 들어왔다.
귀국 직전 예정에 없는 기념촬영을 하는 동안 수행원들의 표정엔 당혹감과 궁금증, 비장함이 교차했다. 사진을 찍은 장씨는 파리 드골 공항을 이륙한 지 40분만에 기념사진의 의미를 파악하고 무릎을 쳤다. 대통령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이 비행기는 서울로 바로 못 갑니다”라며 극비였던 자이툰 부대 방문 계획을 알린 것이다. 당시 자이툰 부대가 주둔한 이라크 아르빌은 정세가 불안하고 테러 가능성이 높아 이동 동선 자체가 매우 위험했다. 장씨는 “대통령께서는 혹시 잘못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기념사진 한 장 남겨둘 생각을 하신 것 같다”라고 회고했다.
아래부터는 영상입니다.
출처 | https://www.hankookilbo.com/v/3fc0e61ed3e440f48e683f041ae052a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