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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은
게시물ID : love_47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앙기무띠
추천 : 4
조회수 : 36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6/14 22: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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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누군가는 더운 여름보다 따스한 봄이 좋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나는 봄보다 여름이 더 좋다. 여름은 찌는 듯한 더위에 단순히 나를 나른하게 만들 뿐이지만 봄은 부드러운 햇살을 내뿜으며 누군가를 사랑하게 만들어 버린다. 

 안타깝게도 내게 사랑은 항상 짝사랑이었다. 중학교때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말조차 건네지 못했고, 고등학교때는 언제나 친구 이상으로 보이지 않던 사람이 어느 봄날부터 나도 모르게 내 마음을 서서히 물들였지만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좋아하는 감정이 생기면 그 사람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들어서 그랬을까, 나는 눈을 뜨면 너울거리던 감정들을 마음 한 켠에 묻어버렸다. 두 사람이 서로를 사랑한다는 건 아름다운 일이지만 한사람이 누군가를 몰래 사랑한다는 건 결코 아름답지 않다. 어쩌다 받은 카톡 메시지에 괜한 의미를 부여해 희망고문을 당하고, 혼자서 길을 걷다 문득 같이 걷는 상상을 하며 즐거워하는 행동들은 아름답지 않음을 넘어 측은해 보인다. 게다가 작은 냄비에서 시작된 이러한 행동들은 적당한 온도를 넘기고 끓어버려 넘쳐흐르고, 결국 상대방에게 부담감을 준다. 부담을 느낀 상대방이 그 관계를 끝내고 싶어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짝사랑은, 그렇게 자의로 시작해 타의로 끝나버리곤 한다.  

올해 봄도 별수없이 한 사람을 좋아하게 됐다. 역시 나에게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흔한 일이다. 한 눈에 반해버린 나는 별 시답지 않은 일로 말을 건네 왔고 그 사람은 어디까지나 잘 받아주었다. 나는 연필이었고, 그래서 나는 흑심을 품고 있었다. 그 사람에게 ‘좋아해요’ 라고적고 싶었지. 
하지만 내게는 익숙하게도 그 사람에게 부담감을 주고 말았고, 눈치가 빠른 나는 나에게 부담감을 느낀다는 걸 알아채고 이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전에 또 묻어버리고 말았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나는 한없이 비참 해진다. 

너라는 소설에서 나는 주연이 되고 싶었지만 어느 장에서도 나는 등장하지 않았고 나는 슬픔에 물들며 말없이 책을 덮을 뿐이었다. 언젠가 정말 사랑이 찾아올지, 아니면 평생을 음흉하게 짝사랑에 미쳐 보낼지 궁금해지는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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