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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 유명한 도로위의 김여사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txt
게시물ID : car_837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찌운다뇌를
추천 : 11
조회수 : 1773회
댓글수 : 52개
등록시간 : 2016/06/16 19:5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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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2012 년쯤 운전면허증 획득이 한참 간소화가 되었을 때  
3일간 도로주행 + 2일간 기능교육 + 이틀 필기셤 공부로 무려 일주일만에 운전면허증을 땄다.
도로주행을 처음 하던 그날 운전강사님께서 한 번 속력을 내보세요 라고 하셨을 때 태어나서 한 번도 운전대를 잡아 본적 없는 내가 겁도 없이 80km를  훌쩍넘겨 버렸었다. 강사님께서 당황하셔서 그만그만!이라고 외치며 브레이크를 밟으셨을 때 
나는 속으로 '카트라이더를 했던 실력이 여기서 나오는 군' 이라는 또라이 같은 생각을 했다. 

주행실기를 보던 날 같이 나와 같이 한차에 타 시험을 보던 50대 아줌마가 중앙선을 넘으신체 역주행을 하셔서  실격이 되셨을 때 처음으로 예비김여사님에 대한 공포감을 느꼈었고 당시 뒷자석에선 안전벨트를 잘 매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안전벨트로 나도 모르게 자연스레 손이 갔었다. 

아줌마는 내가 실기시험 보는 중에 뒷자석에서 내가 깜빡이를 넣지 않고  좌회전을 했다며 시끄럽게 역정을 내며 항의를 하는 발암을 시전하셨고 내가 점수만 좀 깎인체로 실기에 합격했다 하니 아줌마가 본인이 부당하게 실격처리가 되었다며 빼애애애액을 시전하셨다. 
그 때 나는 속으로 언젠가 저 아줌마는 장차 김여사가 될꺼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게 4년전 일주일만에 운전면허를 획득하고 지금은 햇수로 4년째 장롱면허소지자라는 타이틀도 가지게 되었다.
운전면허증을 가끔 선을 그어야 할때 자 대신 쓰기도 했고 당췌 외워지지 않는 이사한 새 주소지 확인용으로 쓰기도 했다. 

한 달인가 두달 전 너덜너덜하던 운전면허증 코팅지를 과감히 떼어버렸는데 (재발급하려던 심산으로) 운전면허증 처음 받았던 때 붙혀있던 보호필름이라는 걸 알았다.

그렇게 보호필름도 벗기고 최근 나는 엄마에게 운전연수를 받았다. 가족끼리 누가 운전가르치면 안된다고 하였는가.
엄마는 조수석에서 핸들을 컨트롤하시며 개쌍욕으로 박력있는 모습을 보여주셨고 나는 엄마의 카리스마에 기가 죽어 내내 고분고분 했다. 

나는 엄마의 조수석 핸들 컨트롤이 내 실력이라고 착각해 신호대기중 거울보다 쌍욕한바가지 운전대에 손 떼고 신호 기다리다 쌍욕한바가지 욕페티쉬가 있는 사람 마냥 욕먹을 짓만 족족 골라서 했다.

  계속 연습을 하다보니 엄마의 핸들 컨트롤이 더 이상 필요가 없게 되었고 엄마는 내 오른쪽 후미경이 되어주셨다.
그런데 어제 나의 오른쪽 후미경ㄲ ㅔ 서 출근하신 틈 + 아버지께서 차를 놓고 등산회모임가신 틈 을 타 혼자 아빠 차를 가지고 
 나와 같이 운전면허 학원을 다녔던 친한 언니네 집에 아침부터 놀러갔다.

사랑스럽고 귀엽지만 까칠한 언니의 세살 베기 아들을 데리고 병원을 가야 할일이 생겨 운전자 보험은 들었지만 운전연습을 전혀 하지 않은 언니를 뒷자석에 태우고 네비게이션 역할을 수행하게 했다. 골목길에서 기어가는 내 차 뒷자석에선 조카가 꺄르르 웃어대며 " 이모오 빠방이 빠방이 아빠 빠방이해" 라며 왠지 모르게 자기 아빠보다 이모가 빠방이 운전을 못한다고 나를 디스를 놓는 것 같았다. 

결국 중간지점에 차를 주차한 후 택시를 타고 병원을 다녀왔으며, 도중에 당이 떨어져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고 있는데 형부에게 전화가 왔다. 
언니가 전화를 받자마자 " 여보!!! 얼른와서 세영이 차 좀 세영이네집 주차장에 갔다다줘!!!!!" 라고 했고 나는 여유롭게 
"괜찮아요 이 커피 마저 마시고 대리 부를 께요 " 라고 했다.

하지만 카페인에 힘을 얻어 한참 나아진 운전실력으로 언니를 집에 귀가시켰고 나는 여유롭게 왔던길 돌아가는 구나ㅋ 하며 
자차를 소지한 성공한 20대 커리어우먼이되어 퇴근하는 느낌으로 (저백수임) 여유로운척 퇴근하는 차들과 같이 달렸다 아빠가 집에 아직 안오셨길 바라면서...

그렇게 아는 길로 여유롭게 달리는데 차선을 잘못 타서 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해야하는데 직진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난 그렇게 10분이면 가는 우리집을 차선을 바꾸지 못해 자꾸 다리밑 도로 (?)로 들어가서 20분동안 계속 직진만 했다. 

 혼자 자차 소유 20대 커리어우먼 미니시리즈를 찍다 옛날 시트콤 단골 소재인 직진 김여사 캐릭터로 변해 깜박이만 깜빡깜박거눈만 껌뻑껌뻑 거리다 내가 사는 이 도시를 벗어날뻔 했다. 

그렇게 나는 집에 거의 40분만에 도착했다.
다행이 집에 아무도 없었고 나는 조용히 방에서 노트북을 키고 자소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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