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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글주의] 위로_이철환 /울어도 돼.지치면 멈춰도 돼.
게시물ID : readers_254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키가한뼘더
추천 : 1
조회수 : 42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6/18 01:27:17
 
 
 
<이 감상문은 책의 전체 내용이 아닌 책 중에 '판다 아주머니'에게 초점을 맞춰 쓴 글입니다>
지독하게 슬픈, 하지만 끝까지 인내하다 스러져간 사람의 이야기.

다른 것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판다 아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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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들을 위해 먹이를 구하러 나간 사이, 눈 위에 찍어 놓은 판다의 발자국을 쫓아 동굴까지 따라온 자들이 판다의 어린 새끼들을 모조리 잡아갔거든.

그해 겨울부터 판다는 눈이 내리면 나무 위로 올라가는 거야. 자신의 발자국을 눈 위에 남기지 않으려고..... 판다의 이상한 행동은 판다가 만든 게 아니라 판다의 상처가 만든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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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어도 돼.
지치면 멈춰도 돼.
때론 예민해 지기도 하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이 부끄럽고 창피할 때도 있고
다른 사람이 보기에 이상해 보이는, 과민해 보이는 행동을 하더라도,
넌 잘못된게 아니야.

그동안 받아온 상처들이,
그동안 부딪히지 않기 위해 회피하던 행동들,
약한 나를 지키기 위한 날선 말들이
지금의 너와 나를 만든 거야.

잠시 쉬었다 가자.
무리하지 않아도 돼.
너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야.
너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잘못이 있어.
이 사회구조에서도,
너를 대하는 사람들의 고정관념도,
어렸을 적부터 받아왔던 교육들도,
모두 조금씩 책임이 있는 거야.

모든 것을 네 잘못으로 돌리지 않아도 돼.
네가 받은 상처,
상처를 숨기기 위해 해왔던 말과 행동들,
그 상처에 생긴 고름들,
그것을 조금이나마 닦아주고 싶다.
같이 눈물을 흘리며 안아주고 싶다.
잠시동안 내 품에서 마음껏 울게 하고 싶다.

더 이상 나무 위를 올라가지 않아도 돼.
더 이상 발자국을 남기지 않기 위해 굶어가며 나무 위에 있지 않아도 돼.
내가 옆에 있어줄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줄게.
너의 굶주린 배를 채워줄게.
부디 나의 날개로 너의 고름을 닦아줄 수만 있다면 그걸로 족해.

취업난, 뉴스에서 들려오는 분노조절 장애로 인한 사건들, 경제난으로 인한 가슴아픈 사연들... 그걸 보며 개인의 노력으로만 치부하던 때가 있었다.
단지 노력이 부족하다고,
경쟁에 낙오 되지 않기 위해 무슨 준비를 했냐고,
이런 날선 생각들을 하던 때가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때로는 어쩔 수 없이 당할 수 밖에 없는,
개인의 노력,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그냥 어처구니없이 당할 수 밖에 없었고,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두려움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문제들을 보게 되었다.

그런 사람들이 갈 곳은 어디인가.
내가 그런 사람이 되었을 때 의지할 곳은 어디인가.

다시 한번 내가 사는 이 세상이 결코 나 혼자만 사는 곳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저마다 살기위해, 행복해 지기위해 고군분투하며 살고 있다.
그 와중에 외롭고, 지쳐서 이제는 주저앉고 싶고, 잠시동안 쉬고 싶은 사람들을 생각해본다.
나도 바닥에 앉아 하염없이 울고 싶을 때도 있고
그저 멍하니 사람들을 바라보며 내 삶의 위치를 찾아볼 때가 있다.

나부터 손을 내밀고 싶다.
나부터 내 마음을, 내 물질을 나누어 주고 싶다.
외면하지 말고, 사람들의 말을 들어주고 공감해 주고 싶다.
그래서 나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과 따스함을 공유하고 싶다.
출처 http://m.blog.yes24.com/gys3888/post/8723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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