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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회복하는 과정의 나, 나와 같은 당신들에게.
게시물ID : love_49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araMoooount
추천 : 5
조회수 : 50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6/19 08: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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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회복하는 과정.

상처를 받았다. 실연을 했다. 그리고 나는 아프다.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회복 할 순 없다. 시간이 약이며 바쁘게 지내라는 말도 허울이다. 이 모든 것을 견딜 수 없기에 조금이라도 덜 아프려 그리 말하는 것이다. 허울뿐인 시간을 보내면 그 상처와 아픈 마음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있다. 
나는 이제 어떡할까.

자세히 살펴보면, 세 가지는 한 꺼번에 치유할 수 없으나 아주 조금씩 한 꺼풀 한 꺼풀 벗겨내는 것이다. 상처를 받고 그것이 쌓이면, 그 위에 새로 올라온 새살들이 그것 안의 나의 마음을 감춰둔다. 이렇게 감춰진 마음은 좀처럼 꺼내기 힘들기에, 나는 나를 설득하며 한 꺼풀 벗겨내고 아파하는 와중에 다시 한 꺼풀 벗겨내야한다. 아프고 너무나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이미 나는 그렇게 많이 아팠는데 다시 아파야 한다니.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나는 나를 발견한다. 아프고 쓰라려 그 때 당시에 지친 나를 발견한다.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슬퍼하며, 때로는 기쁘지만 다시 돌이킬 수 없기에 나는 다시 한 꺼풀 벗겨내야한다. 너무나 아프다. 하지만 계속한다.
이렇게 여러겹 벗겨내다보니 어느 새 몇 꺼풀 남지 않았다. 그리고 그 속에는 내가 있다. 웅크리고 있다. 울고 있으며 웃고 있으며 웅크리고 있다. 누군가 손을 잡아달라는 간절한 기대는 마지막 꺼풀과 함께 산산히 조각난다. 그 손을 잡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나 하나 밖에 없으며, 그 웃음과 울음 들을 수 있는 사람도 나 밖에 없다. 힘들다. 잠시 쉬어가고 싶지만 다시 새살이 올라와 주저앉은 나를 가둬버릴까 두렵기도하다. 하지만 멈춰선 안된다. 이 슬픔 마주 볼 용기가 없다면 나는 이대로 정체된 그런 웅크린, 그런 사람일 것이기에.

이렇게 웅크리는 나 하나를 발견한다. 발가벗은, 구석에 웅크린, 그리고 하염없이 슬퍼하는 나를 발견한다. 
기쁘다. 나는 해냈다. 이제 나는 한 꺼풀씩 벗겨낸 그 길을 되돌아 가야한다. 끝까지 지치지 말아야한다. 때론 예상치 못한 슬픔과 기쁨 그리고 우울을 맞이하겠지만, 내 한 손에는 내가 미쳐 발견하지 못한 나의 상처를 쥐고있다. 놓아주지 못한 채 쥐고있다. 그러다 어느 새 몇 걸음 떼어, 다시 이 것을 바라보니 - 사라져 내 손 위에 작은 손금이 되어있었다.

그렇게 나는 조금 더 성숙한 사람이 되어있었다. 
출처 헤어진 이후에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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