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도 희망도 없는 절망적인 전개가 좋습니다. 사람들이 '멘붕물'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제 취향입니다.

선정적이고 잔인한 요소는 있어도 좋지만 없어도 상관없습니다. 다만 주인공들이 아무 의미도 없이 절망에 몸부림치다 비참한 결말을 맞고 정신적으로 무너지는 것이 좋습니다. 

'아카메가 벤다'는 멘붕물이라기에 기대하고 봤습니다만... 이렇게 희망찬 전개를 두고 멘붕물이라니요! 사람이 많이 죽는 건 좋지만, 너무 보람차게 죽지 않습니까. 이래서는 등장인물을 희생하는 의미가 없습니다. 대신 사람들은 지뢰라고 하지만 전 셀렉터즈 위크로스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마마마'같은 분위기를 정말 좋아합니다. 마지막에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조금 아쉬웠지만... 호무라가 무너지는 장면은 꽤 오랫동안 여운이 남았던 기억이 납니다. 

데스노트는 제 인생애니입니다. 후유증이 얼마나 오래 남았는지 모릅니다. 물론 1부 한정으로... 2부 들어서 갑자기 우정, 노력, 승리의 소년만화 3단 콤보가 전부 등장하는 걸 보고 정말 슬펐습니다. 노력이 보답받다니, 진짜 데스노트 팬이라면 이런 희망찬 전개는 받아들여선 안 됩니다.

어쨌거나 꿈도 희망도 없는, 희망은 거짓되고 노력은 보답받지 못하며 주인공은 아득한 절망 속에 몸부림치다 정신적으로 무너지는, 저의 마음을 치유해 줄 만화나 애니메이션 어디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