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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안와서 써보는 나와 남편의 이야기
게시물ID : wedlock_26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lkip
추천 : 50
조회수 : 6886회
댓글수 : 33개
등록시간 : 2016/06/21 02: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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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병 때문에 죽을거 같다가 퇴근해서 좀 살아나고
 
똑같이 죽다 살아난 남편이랑 동네에서 순대국에 소주 한 잔하고 들어왔어요
 
이제 일 년 조금 넘은 신혼이라 잠들기 전 매일 수다+장난도 치고 그러다 선도 넘고(잇힝ㅋㅋ)
 
오늘도 수다 떨다 남편 먼저 꿈나라로 갔어요
 
저도 자려고 누웠는데 쉽게 잠이 안와서 결혼 전 얘기 몇 개 써보려구요ㅋㅋㅋ
 
아기도 없고 돈도 없으니 여기서부턴 음슴체로!!
 
1. 만남
 
본인은 한 대형 커뮤니티에서 활동함(오유는 아님!!)
 
활발히 활동하던 중 친해진 댓글러사 소개팅을 제의함
 
당시 취업한지 4일 째인데다가 철저한 독신주의로 연애도 싫어서 5년을 버텼기 때문에 거절
(심지어 그 댓글러는 해외 유학 중이라 만난 적도 없음)
 
전 초글러 시절부터 정우성님 팬이었기에 댓글러사 정우성 닮은 친구라고 했을 때
 
"나의 우성님을 닮은 닝겐은 존재하지 않아!!"라며 단호하게 거절함
 
하지만 댓글러는 사진까지 보내며 끈질기게 설득했고 마침 그날 신입이라 할 일도 없는데 퇴근하지 않는 부장님 때문에 빡친 저는
 
"소개팅은 됐어 빡치니 술이나 마시자!!"하고 만나게 됨
 
실제로 만난 정우성 닮은 친구는 내 눈에 인상 나쁜 멸치였음(마르신 분 비하 아님. 그냥 본인 취향 아니었음)
 
댓글러는 그냥 느낀 그대로 인상 좋은 호인... 그대로 1차부터 부어라 마셔라 함..
 
다 마시고 "유학생인 댓글러가 돈이 어딨어? 따라나온 너는 무슨 고생이냐?"하며 본인 결제
(1차 반함 포인트.. 여자가 먼저 계산한 경우가 없었다고 함)
 
2차로 고깃집을 가서 또 술을 겁나 마심
 
3차는 노래방.. 여기서 크림 떡볶이를 내 코트에 엎음..
 
하지만 술기운에 호인이 되버린 나는 "허허 그럴 수도 있지 신경쓰지 말게나 버리면 그만일세"이럼
(2차 반함 포인트.. 마치 형님 같았다 함)
 
4차 갈 즈음 댓글러는 더 있으면 죽을거 같다며 집으로 귀가.. 우성님 사칭러와 저는 술집을 또 갑니다..
 
이미 둘 다 취했고 사실 무슨 얘길했는지 기억도 안남..확실한 건 술먹은 본인은 호인 레벨이 업그레이드 됐다는거..
 
그리고 5차를 감(지금 생각하면 미래의 나에게 사죄의 절 만 번해도 모자람ㅜㅜ)
 
조개 구이 집을 가서 종업원을 부른 채로 물어봄.. "조개 구이 먹자!!"
 
사칭러는 조심히 말합니다 "나 어패류 못먹어..."
 
하지만 본인은 이미 안들림... "야 그럼 찜으로 먹어!!" 그 다음 배려 돋게 살만 골라서 다 올려줌
 
못먹는다더니 잘먹음...(3차 반함 포인트.. 진짜 깡패 같았다며..)
 
나오니 부슬비가 내림ㅋㅋㅋ 집에 가려고 택시를 잡으려는데 사칭러가 매너있게 우산을 사서 건네줌
 
이미 러시안 마더급 호인이 된 본인은 너나 쓰고가라고 했지만 사칭러도 니가 쓰고 가라며 억지로 손에 쥐어줌
 
여기서 질 수 없다고 생각한 본인은 우산을 바닥에 팽개치며 너나 쓰고 가!! 이러고 택시를 타고 걍 집에 옴
(진짜 왜그랬는지 모르겠다는거... 생각보다 호인 파워가 강력했던 모양)
 
다음 날 빌빌대며 출근하고 나니 전 날의 내가 너무너무 민폐 덩어리인거임... 미안한 마음에 사칭러에게 톡을 함
 
'내가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 술을 많이 먹어서 그랬나보다 정말 미안하다 어쨌든 즐거웠다 다음에 댓글러랑 또 보자(립서비스)'
 
정말ㅋㅋㅋㅋㅋㅋ 내 자신이 혐오스러워서 다시는 만날 생각이 없었음.. 댓글러에게도 수십번 사과하고 사칭러에게도 사과했으나
 
사칭러는 묵묵부답... 그래서 하 나란 인간의 끝은 어디인가 앞으로는 술 안먹어야지 다짐함
 
그 이 후로 사칭러와 연락 한 적 없음
 
2. 연락
 
사실 본인은 남에게 먼저 연락하는 스타일이 아님.. 심한 편임...
 
하지만 그런 주제에 감정 기복을 잘 탐..90%는 혼자 놀고 먹고 마시는데 갑자기 10%로 사람이 그리워 질때가 있음
 
이럴 때는 일주일 내내 약속을 잡기도 함.. 다들 그렇지 않나여?? 너무너무 사람과의 수다가 고플 때
 
마침 일도 너무 힘들고 세상 만사가 귀찮은 때 그리워지는 시기가 온 거임. 대학 동기들이 연락와서 만남.
 
홍대에서 밥 먹으면서 1차하고 2차로 주점을 가서 꿀막걸리라는 신세계를 만나고 한껏 기분이 업됨
 
아 지금 누군가 만나자고 연락이 오면 무조건 100%의 확률로 약속을 또 잡아서 놀아야지^^!! 이런 기분임
 
이 때, 카톡이 울림
 
[잘 지내고 있어? 나 기억하나? 사칭러인데..]
 
음. 1년만에 연락이 온 거임. 나의 흑역사 생성 원인이...
 
평소같으면 읽씹이었지만 나는 기분이 너무 좋은 상태이므로 기분좋게 답장을 함
 
그렇게 잘 지냈니 그땐 정말 미안했다 내가 진상이었다 다음에 술 한 잔 살게 이런 정도로 연락을 주고 받음
(사실 연락이랄 것도 없는게 본인은 주구장창 미안하다고 사과만 함...ㅜㅜ)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본인은 예정되있던 해외 여행을 감.. 그 사이에도 로밍한 핸드폰은 쉴틈없이 카톡을 외침
 
조증이 계속되고 있던터라 귀국하고 일주일 후에 보자!! 이러고 약속을 잡아버림(패고싶다.. 그 때의 나..)
 
그리고 일주일 후, 단 둘이서만 만나게 됨ㅋㅋㅋㅋㅋㅋ
 
만나게 되니까 서로 그렇게 어색 할 수가 없음.. 자꾸 그날 실수한게 떠올라서 미쳐버릴거 같음
 
공포영화 마니아인 본인은 그날 상영 마지막이었던 컨저링만 보고 집에 가야지 함
 
하... 심지어 사칭러는 공포영화를 극혐하는 수준... 공포 영화 보다가 그렇게 소리 크게 지르는 사람 처음 봄..
 
영화가 끝나고 이제 집이 가야지~하는데 사칭러 왈 "야구보러 갈래?"
 
본인은 하... 엘지 팬임... 근데 너무 못해서 그 해는 직관을 안 갈 생각이었는데 이미 표를 샀다네?
 
어쩔 수 없지 하고 야구장을 감.. 비 옴ㅋㅋㅋㅋㅋㅋㅋ 사칭러가 엄청 미안해하며 그냥 가자는데
 
알고보니까 표를 못구해서 암표를 산거임. 잠실 구장 블루석을 2장에 9만원에ㅋㅋㅋㅋ
 
경기에 지장이 있는 비는 아니어서 경기를 하는데 나가기가 너무 아까워서 우비를 사 줌.
 
야구장에 두번 째 왔다길래 맥주를 사주며 응원 구호를 가르쳐주고.. 이미 사칭러는 남자가 아니었기에
 
너무나 편하게 있는 대로 소리를 지르면서 응원도 하고 욕도 하고....(또 반함 포인트... 정말 무서웠다고 함)
 
그렇게 야구를 다 보고 나와서 집에 가려고 함
 
사실 그 날이 본인 생일이었음. 하지만 원래 생일을 챙기지 않기때문에 단순한 주말일 뿐.
 
헤어지면서 "오늘 너때문에 심심하지 않은 생일을 보냈엌ㅋㅋㅋ감사!!"라고 하니까 놀라는 거임.
 
 
 
 
 
음. 너무 기네여. 별로 할 말이 없었는데 만남부터 아주 버라이어티 했군여.
 
그냥.. 다음에 또 쓸게여.. 벌써 2시고.. 아무도 관심없을거 같고.. 떠올리니 내가 왜그랬나 싶고(자괴감이 업그레이드 됨)
 
어쨌든 오늘의 글은 술이 죄입니다!! 아니 술 마시는 사람이 죄인입니다....
 
쎄굿빠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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