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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용병의 일기] - 이태리 레스토랑에서 일했던 썰좀 풀어볼게요
게시물ID : cook_1829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까용★
추천 : 19
조회수 : 2970회
댓글수 : 22개
등록시간 : 2016/06/23 23: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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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나.jpg

안녕 여러분 날이 참 덥죠??

제가 저번에 집 망한 이야기 풀면서

알바 이것저것 한 이야기 나중에 해준다했는데

기억하는 사람 있을지몰라도

쨋든 저는 제 이야기를 하겠어요!!

나름 꿀잼 보장이에요.


그니까 내가 고3때


권상우.JPG

이미 공부는 포기한지 오래다 우아아앙

수능은 그저 수험표를 얻어 할인받기위해 보는것일뿐!!

이란 생각으로 학교를 다녔기때문에

저는 학교에서 엎드려 자는

반에 몇 보이는 잉여찌끄레기에 불과했죠.

이렇게 사는건 좀 아니다싶어서

여름방학을 이용해 파스타집에서 알바를 했던 이야기를 시작할게요.

우와.jpg


사실 제가 만화책 밤비노를 보고 느낌이 빡! 와서

그래, 내 길은 이거다!! 라고 고1때부터 요리를 시작하다가

고3 여름방학때 녹사평역 부근서 먹었던 파스타가 맛있어서

거기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게 되었어요.

친구랑 파스타 한그릇씩 먹고 계산대에 가서

"저..."

"필요하신거 있으세요?"

"직원...안뽑으세요..?


김제동언짢.jpg

이쁜 누나가 이 눈빛으로 절 보더라구요.

근데 마침 직원이 필요하답니다.

그래서 당장 그 주 주말부터 일하기로 했죠.

주방직원 7명

홀직원 3명 규모의 적당한 레스토랑이고

독특한 점은

셰프가 진짜 이탈리아사람입니다.

참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 이제 여기서부터 재밌어져요.

 

1.첫출근

그 주 토요일이 첫 출근이었고

저의 출근시간은 오전10시까지였습죠.

제가 사는곳은 일산이고

직장은 이태원쪽이고

경의선이 뚫리기 전이죠.

저는 아침 6시에 일어나

버스를 타고 대화역-연신내-녹사평으로 향합니다.

8시 40분쯤 도착했길래

"아니, 넌 오늘 새로오기로 한 알바아니냐??
이 이른 아침부터 어쩐일이지??"

"너무나도 일이 하고싶은 나머지 일찍 도착해버렸습니다! 하핫
그럼 아침청소부터 하면될까요??"

"어맛 이녀석 참 된녀석이구만! 아주 이뻐! 하하하하"

이런걸 기대했는데

daum_net_20131107_115220_1_246736215075.jpg
문이 잠겨있음

...

음...

그렇게 1시간 기다림

스마트시대가 아니라서 친구랑 문자하면서

 쭈그려앉아 1시간 기다림

9시 40분쯤

"..저기요?"

거지.jpg

"에..에?"

"오픈해야되는데 좀 나와주실래요..?"

"아..에...예.."

"저희 12시 오픈인데..."

"아..저..오늘부터 일하기로 한..."

"아..일찍오셨네요...저기 앉아서 기다리세요..."

"네..."

제가 생각했던 그림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2. 첫 일

10시 5분전쯤 주방직원 전부 왔습니다.

멤버 소개를 하자면

주방장 토니(가명)
부주방장겸 그릴장 태우형(실명)
가마장 ..이름뭐더라 덕뭐였는데 쨋든 그 아재(까먹)
소스장 창민형(실명)
아래 직원 둘에 나까지 총 일곱

홀에는

형수님(토니셰프 아내님)
여자직원 남자직원

이렇게 3명

그렇게 크지 않은 파스타와 피자 샐러드 스테이크파는 식당이었죠.

여튼 첫출근날 부주방장인 태우형이

오늘부터 일하게된 친구니까 잘대해주고..

라는 상투적인 대사로 시작해서

싱크대로 불려가서

설거지를 하기 시작합니다.


3.설거지

이게 보통 집에서 하는 설거지와는 많이 다르더랍니다.

우선, 뜨거운 팬이 있으니 손조심해야함은 물론이고

그릇에 붙은 치즈와 크림소스는 잘 닦아내야 하고

파스타 삶는 수증기와 가마열기 그릴열기

주방은 꿉꿉한 40도정도 됩니다.

그리고 설거지를 던져요.

물이 막 튀죠.

제 윗윗사수가

"너는 1주일은 버텨줘라, 너 전에있던 애는 3일하고 관뒀어"

라고 하는데

..더워서 관뒀구나 싶더라구요.

점심시간 되니 팬 닦고 그릇닦고 식기세척기 돌려서 그릇정리

팬 물기 털어서 제자리에 왔다갔다 미끄러운 바닥 더운 주방

아 덥다 넘나덥다 12시부터 4시까지 일하고 4시부터 5시까지는 휴식이니

한시간만 더 버티면 되겠지 싶었지만 1시간 지난 오후 1시

나니.jpg

정신과 시간의 방인가


4.토니 셰프

팔에 털이 많고 살찐 마동석같은 덩치에

붉은 머리카락에 투블럭컷

나 저 사람이랑 어떻게 대화하지

라는 고민을 하고있는데

"야, 근데 오늘 막내왔는데 회식 안해?"

...이 말은 이탈리아 사람에게서 나온 말입니다.

4시부터 5시까지 점심시간 겸 쉬는시간겸 준비시간

홀에 널부러져 쉬는데

회식을 하자(토니)

곱창에 맥주먹자(토니)

그러니까 살이 찌는거에요(태우형)

그럼 삼겹살먹자(토니)

회 어때요(태우형)

회 시렁(토니)

너는 신혼인데 집에 들어가야지 왜 자꾸 회식타령이나 (덕아재)

그럼 막내가 먹고싶다는거 먹자(토니)

막내야, 중국음식좋다, 중국음식먹자(태우형)

아..저는...10시에..차끊겨서 집에가야...(나)

외박해!!우리집에서 재워줄게!!(태우형)

저놈은 미친.놈이 분명하다(덕아재)

아, 새로온친구 학생이에여(형수님)

헐(ALL)


5. 상황정리

여튼 나중에 들어보니

그들은 막내 없는 막내환영식을 곱창집에서 했다고 합니다.

첫출근 후 그 다음주까진 별로 기억나는 일도 없고

제 윗선임이 일 그만둬서 제가 재료준비하느라 쎄빠졌다는게 기억나구요.

아, 토니셰프는 34살

형수님은 26살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토니셰프 가게에

자주오던 유학생 형수님에게 반해서

끈질긴 구애끝에 결혼하고 한국 온게 2년전

형수님 말로는

이탈리아 남자들은 전부 잘생기고 멋질줄 알았던 환상을 깨준 사람

일일히 썰 풀면 소주 3병 까면서 밤새야하지만

우선은 여기까지

안물_(~2.JPG

출처 6년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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