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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유원지에서 생긴일 2
게시물ID : panic_887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곰돌이후우
추천 : 20
조회수 : 1823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6/27 02:11:10
첫날 헤프닝이 지나고 친구 한놈은 다음날 짐싸서 가고 물놀이 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송도 유원지 물은 대체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인공적으로 만든곳이기 때문에 많이는 못들어갑니다.
 
순간적으로 발이 쑤욱 빠지거든요..
 
우리 일행이 있던 수문옆은 다른곳보다는 조금 깊은 편이어서 다큰 우리들이 놀기에는 딱 좋았습니다.
 
안전요원들이 수시로 우리쪽을 주시하면서 나오라고 손짓도 하고 직접 배타고 와서 윽박(?)도 지르고 혈기왕성한 우리들은 그마저도 즐기면서
 
쉬지않고 놀았습니다.하루 이틀은 그렇게 문제 없이 잘 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3일정도 지났을때였나 이제 집에 가려고 짐을 싸는데 수문옆에 웬 큰 막사같은 텐트를 치고 있더군요.
 
인명구조 수련회 였던가 간판도 걸고 해병대 모자 같은걸 쓴 조교도 있었고 대학생쯤 보이는 이쁜 누나들도 많이 왔습니다.
 
우리는 누가 뭐랄것도 없이 몇일 더있다 가자고 무언의 합의를 하고 다시 짐을 풀었지요.
 
수영연습도 하고 사람 구조하는 연습 같은걸 하는데 잘 못하는 사람은 얼차려? 같은것도 받고 그러더군요.
 
여자라고 예외없이 원산폭격을 하고 뺑뺑이도 돌리고 그걸 옆에서 구경하고 그랬습니다.
 
한 이틀 정도 지나고 나니까 저녂때 밖에 나와서 캠핑 하는 대학생 형들하고 누나들과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바로 옆 이웃이기도 하고 저희가 조공도 많이 했거든요. 음료수나 라면같은거..
 
무섭게 생긴 해병대 조교형도 인사정도는 하게 되었습니다.
 
사고가 났던 그날도 오전부터 연습하고 얼차려가 반복 되었는데 오후쯤인가 릴레이로 물에 떠있는 깃발같은거 한바퀴 돌고 돌아오는 연습을 하던거 같았는데 대학생 누나 둘이서 경쟁하듯이 수영하고 가고 있었습니다.
 
멀리서 바라보고 있었는데 두명다 갑자기 사람살려 하는거처럼 허우적 되더라구요..순간적으로 주변에서 사람들 웅성거리고 어떻게 어떻게 하고 탄식하는 소리도 들리고..그때 조교형하고 대학생형들 세명정도 물에 뛰어들어갔습니다.
 
근데 얼마 안가서 조교형하고 대학생 마저도 허우적 대더니 다시 들어오는겁니다. 허리까지 나오고 나서 조교형만 다시 물에 뛰어들어갔어요.결국 둘중에 한명정도는 어떻게 해서 끌고 나오면서 옆에 여자분한테 뒤로 누워 뒤로 누워! 암튼 막 그렇게 소리질렀던거 같습니다.
 
한명은 어떻게든 구조되서 나오고 다시 조교형이 뛰어들어갔는데 마지막 누나는 점점 뒤로 가다가 물속으로 가라 앉아버렸어요..
 
결국 그누나는 못 건지고 말았습니다. 완전 아수라장이었습니다. 119 구급차도 오고 이어서 경찰도 오고 저녁 이 다되가도록 어수선하기만 했습니다.
 
구조대 훈련하던 몇명은  경찰차 타고 어디론가 갔고 현장에는 밤늦도록 경찰들이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날밤에 실종된 대학생 누나 가족분들이신지 오셔서 밤새 울다가 가셨습니다.
 
다음날 잠수부들 까지 와서 수색을 하다가 발견했습니다. 물가까지 와서 검은색 큰 지퍼달린 가방같은것에 담아서 들것에 실려 갔습니다.
 
그런 소란이 있었지만 한동안만 물가에 들어가는걸 통제하다가 이내 다시 풀려서 다들 들어가서 놀았지만 우리 친구들은 물가에 발도 못디뎠습니다.
 
그날 바로 짐을 싸려고 했는데 친구들중 절반이상이 조리(슬리퍼)를 도난당하는 참사가 있어서 강제적으로 하루더 있어야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밤 열시 쯤 되었나 친구들 몇명은 슬리퍼 걷으러 가고 남은 애들만 몇명이서 모래사장 위에 앉아서 하염없이 물가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누군가 막사 텐트앞에서 꽤 오랫동안 앉아있더라구요..낯익은거 같아서 가까이 가보았더니 조교형이었습니다.
 
인사하고 나서 뭐라 할말도 없었지만 괜찮으시냐고 안부정도 물었는데 아무 대답이 없으시더라구요..그리고 다시 우리 텐트로 가려고 뒤돌아섰는데
 
갑자기 형이 혹시...하면서 말을 꺼내다가 이내 다시 침묵했습니다.
 
저희는 네?? 하고 대답했지만 형의 대답은 아니다..아니야..하고 말더군요..
 
무슨일 있어요 형? 하고 묻자 한참 멍하니 물가만 바라보다가 이내 무겁게 입을 열었습니다.
 
형= 너네 여기 오래있을거냐?
나=아니요 내일 갈거에요 신발을 죄다 잃어버려서 오늘 다시 찾아올거에요
형=(피식 웃더니)그래 어제 너희들도 많이 놀랐지? 다 봤을거 아니야..
나=그렇긴 한데 형만큼은 아니죠..어제 많이 힘드셨죠?
형=응 좀 그렇다.내자신에게 실망도 많고 많이 복잡하다...
 
어두워서 잘은 몰랐지만 약간 흐느끼는 거같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형이 마지막에 이런말을 했습니다.
 
너희들 내일 가더라도 여기 근처 물가에 들어가지 마라 여기 물귀신 있는거 같다..
 
헐 물귀신이라니...그게 무슨소리냐고 물었는데 그형이 하는 말이 처음 물가로 뛰어들어가서 거의 도착했을때 물밑에서 무언가에 발이 걸린거처럼
 
확 당기는 느낌이 나더라는 겁니다.순간적으로 당황해서 물밑으로 발길질을 몇번 하다가 순간적으로 공포감에 살아야 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나왔던 거라더군요..그러다가 물에 빠진 후배를 볼수 없어서 다시 헤엄쳐 갔는데 그때는 그런게 없었다고 합니다.
 
어쨌든 시간을 놓쳐서 결국 후배 한명이 죽은것때문에 자괴감이 심하게 든다구요..
 
그리고 어제는 경황이 없어서 확인을 못했는데 발이 걸렸던 오른쪽 발목을 확인하고 나서야 확신을 했답니다..
 
시퍼렇게 멍이 든거처럼 자국이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부딪힌 멍이 아니라 손자국 같은 멍이란것을요..
 
저도 그말을 듣고 그형 오른쪽 발목으로 눈이 향하게 되었는데 진짜 감싸쥐은거처럼 굴곡으로 된 피멍이 있더군요...
 
그형의 마지막 말은 앞으로 물에 들어가는 일은 절대 하고 싶지 않다 였습니다.
 
그게 그형을 본 마지막 모습이었고 잘 놀다가라 하면서 어디론가 가버렸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났을때 막사 텐트로 없어졌고 그자리엔 휭하니 수영금지라는 팻말만 남아있었습니다.
 
우리 친구들은 그렇게 도망치듯이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이얘기는 지금도 가끔 친구들과 과거를 떠올릴때마다 나옵니다. 나중에 안사실이지만 우리자리랑 한참 떨어진곳에서도 애기가 빠져죽었다고 하더군요.(인천살던 이모한테 들었습니다)
 
물에들어갔던 형들이 같이 허우적 대던 모습을 생각하면 뭔가 있기는 한거 같지만...그래도 설마 그런게 있을리가 있겠습니까?
 
 
 
 
출처 인천송도유원지에서 보냈던 1997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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