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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냉면 왜 먹지?
게시물ID : cook_1835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리조각
추천 : 4
조회수 : 228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7/04 15:46:42

그냥 평범하게 주말 먹부림을 올리려고 했지만, 베오베에서 평양냉면 관련 게시물을 보고 그냥 주저리주저리 수다를 떨어봅니다.

저는 할아버지가 이북 출신이시구요. 집안 특성상 평양냉면이나 초계탕 같은 이북음식을 굉장히 오래전부터 먹었습니다.

사실 냉면이라는 범주안에 있어서 그렇지만 평양 냉면은 우리가 아는 칡냉면이나 물냉면과는 아예 다른 음식이라고 생각은 합니다.

똑같이 양념을 한 육수에 고기와 야채를 넣고 끓이지만 된장찌개와 김치찌개가 다른 음식인 것처럼요...



그러나 실제로는 평양냉면이라는게 차가운 육수에 메밀면을 말아먹는다는 정도의 구분정도밖에 없기 때문에

사실 이건 평양냉면이다. 아니야, 뭐 이런 논쟁은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식당주인이 된장찌개에 김치썰어넣고 김치찌개라고 팔면 그 주인 고소하실건가요? 아니잖아요.



평양냉면은 그 특유의 호불호가 갈리는 맛과 비싼 가격 때문에 오해를 정말 많이 사는 음식이기도 한데, 

그 몇가지 오해에 대한 제 생각을 좀 얘기해볼까 합니다.




1. 평양냉면 좋아하는 사람들은 전부 미식가라서 조미료를 배척하고 재료의 순수한 맛을 추구한다?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평양냉면을 어릴때부터 먹고 자랐고 좋아하지만, 전 전혀 미식가가 아닙니다.

라면과 인스턴트 식품 잘먹구요. 함흥 냉면과 돼지갈비집의 달달한 냉면도 좋아합니다.

무슨 평양냉면 매니아들이 비냉을 혐오하는 사람들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선호하는 스타일은 있죠. 고깃집 냉면과 평양냉면이 놓여있다면 평양냉면을 먹겠죠.

그렇지만 제가 아주 미세한 맛의 차이까지 잡아내는 미식가라서 평양냉면같은 닝닝한 음식을 좋아하는건 아닙니다.

이건 그냥 음식에 대한 선호도의 차이일뿐입니다. 

누군가가 양념치킨을 좋아한다고 후라이드 치킨을 혐오하는건 아니잖아요...



2. 평양냉면은 조미료가 안들어가서 닝닝하다?

음... 예전에 평양냉면의 염도 조사를 한 결과를 본적 있는데 결과보시면 아마 안믿으실겁니다. 

보통 평양냉면은 잔치국수나 라면같은 음식에 비해서 나트륨 함량이 현격하게 차이가 날거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서울의 유명 평양냉면(우레X, X밀대, 을X면옥, 필X면옥 등등)들로 조사했지만 큰 차이가 없다는게 결론이었습니다.

뭐 사실 다큐멘터리 같은데서 한번 다뤄줬으면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적은 것 같구요.

실제로 평양냉면 자주 드시는 분들은 이 냉면이 닝닝하다는 사람들 이해가 안가실겁니다.

다만 자신도 처음먹을때 닝닝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동의하는 편이었겠죠.


솔직히 말해서 전혀 닝닝하지 않습니다. 평양냉면은 육수낼때 조미료 국간장 소금 다 들어가구요.

조리사분들이 일부러 닝닝하게 만들지 않습니다. 건강한음식? 전혀 아닙니다.

평양냉면집에서 파는 음식들 한번 보세요. 어디가 건강한 음식입니까? 술안주가 태반이죠.


개인적으로 평양냉면이 닝닝하게 느껴지는 이유. 미원으로 끓인 육수와 차이가 나는 부분은 설탕의 사용량 때문이라고 봅니다.

미원만 넣고 육수 끓여보셨나요? 더럽게 느끼하고 맛없습니다. 설탕이랑 식초 들이부어야 시판 육수맛이 납니다.

오히려 치킨스톡으로 끓인육수는 제법 괜찮은 맛이 납니다.(이건 집에서 냉면 만들때 추천하는 팁입니다.)


육수는 차가울수록, 뜨거울수록 미각을 마비시킵니다. 당연히 차가운 육수가 일반 국수같은 수준의 맛을 내려면

상당히 간이 쎄야하겠죠. 심지어 육수로 모자라서 다데기를 듬뿍 올려먹지 않습니까?

평양냉면은 그냥 설탕을 많이 사용안해서 닝닝하게 느껴지는 것이라는게 제 추측입니다.

그래서 나이드신 분들의 입맛에도 잘 맞는거죠. 나이가 많은 분들은 단맛 싫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3. 평양냉면 가격은 거품이 심하다?


솔직히 동감하는 바입니다. 누군가 파스타가격과 비교해서 말씀하신걸 듣긴 했는데, 

솔직히 냉면 한그릇에 드는 수고가 파스타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게다가 그렇게 비교해도 파스타도 사실 한국에선 거품이 심한게 사실이거든요. 그럼 냉면도 거품 맞죠.

사람들에게 서울 4대 평양냉면집이 유명해서 그렇지 의외로 평양냉면 파는 집은 많습니다.(경기 북부지역이 특히 많습니다)

그리고 꽤 저렴한 가격에 훌륭한 수준으로 평양냉면을 파는 집들도 많습니다.

저는 의정부 평양면옥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인데, 전체적인 메뉴는 대체 불가능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가성비로만 따져본다면 괜찮은 식당은 많이 있습니다. 그만큼 거품이 있다는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알아두셔야 할것은 솔직히 평양냉면집의 가격거품이 아무리 심해도 

분식집 냉면은 그것보다 훨씬 거품이 심하다는 점입니다. 분식집 냉면은 면 10인분 5천원에 육수 500원짜리 씁니다... 

솔직히 5천원정도하는 분식집 냉면중 둥지냉면만 못한 냉면 많이 봤습니다. 

여러분 정말 허접하고 면 팅팅 불은 배달냉면 드실바에는 걍 비빔면이나 둥지냉면 드십시요. 퀄리티 좋습니다.






뭐 하여간 이런 저런 오해들에 대한 개인적의 의견을 써봤습니다.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 먹고 요리에 대한 이야기 하는걸 즐깁니다만, 평양냉면에 대한 얘기는 하기 꺼려집니다.

1. 냉면 어차피 다 조미료 덩어리인데 평양냉면 뭣하거 그돈주고 먹냐?라는 쿨가이들과

2. 평양냉면만이 진리요 생명이니 갈비집 냉면이나 비냉을 먹는이들과는 상종하지 말지어다... 라는 선민종족들 때문이죠.



하여간 평양냉면에 대한 말도 안되는 오해가 좀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냉면 한사발인데... 뭐 대단한거라고...







어쨌든 요약하자면 여러분 둥지냉면 드세요. 두번 드세요....... 읭?







출처 왜 결론이 둥지냉면 홍보가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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