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온라인 게임, 콘솔도 꾸준히 해왔지만 사퍼가 가장 긴 시간 함께 했지요. 다른 대전게임류를 해도 결국 사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요 1~2년 새에 운영이 막장이긴 했지만, 그래도 재밌었으니까요.
오버워치에도 크게 관심은 없었어요. 예구로 사두긴 했지만 스쳐가던 다른 온라인 게임과 크게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대략 한달 반 전부터 본격적으로 잡기 시작하면서 점점 사퍼를 멀리하게 되었네요.
확실하게 오버워치와 사이퍼즈의 장르는 다릅니다. 매 경기 진행 방식도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점도 몇개 볼 수 있죠. 그래서인지 몇년간 샆창생활을 하던 제게도 잘 맞더군요. 그런데 경쟁전이 나오면서부터 판이 2~30분씩 오래 가고, 정형화된 조합과 메타가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별을 두개 달고 솔져만 70시간을 넘긴 지금 경쟁전이라면 치가 떨려요.
그런데 멀지 않은 과거에 이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사퍼가 3딜 2탱 체제가 자리잡힌 시기에 돌리던 공식전이었죠. 주캐 둘만 딱 잡고 주구장창 돌리던 과거였죠. 결국 지쳐서 사퍼도 일반전만 돌리게 됐고, 지금 오버워치도 빠른대전만 돌리는 상태네요.
그런데 오버워치에 지쳐서 환기할 겸 사이퍼즈에 들어갔다가 도저히 한판 이상을 못하고 나왔습니다. 욕하는 애들이나 트롤링도 트롤링이지만, 가장 심한 문제는 렉때문이었습니다. 한국 게임에서 아주아주 고질적인 문제인 발적화.. 그 옛날 서버에 계속 업데이트를 덧바르고 있으니 렉이 없을 수는 없겠죠. 원인도 모르는 렉도 많을 겁니다. 그냥 걸어만 다녀도 뚝뚝 끊기는 프레임 드랍도 있고 전체적으로 움직임이 부드럽지 못합니다.
이전에도 블소를 하다가 사퍼를 하면 그 부드러움의 차이 때문에 얼마 하지를 못했었습니다. 그래도 이전에는 렉이 걸려도 뭐 사퍼잖아- 하고 넘겼어요. 그만큼 애정이 있고, 즐거웠고, 좋아했으니까요. 그런데 이젠 그렇게 넘기질 못하겠더군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번에 고친 투명 벽 말입니다. 전 예전부터 카인, 웨슬리 유저였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클레임을 넣고 한타때마다 고통스러워 했습니다. 하지만 5년동안 고칠 생각이 없었죠. 굳이 그 부분뿐 아니라 다른 많은 문제점에 관해서도 애정 담은 클레임을 매번 레포트보다 더 시간 들여 써서 보내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바뀐건 없었고, 이제 와서, 그것도 굉장히 빠른 시일에 바뀌었죠. 네,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지금까지 할 수 있었으면서 왜 안한거냐, 하는거에요. 대전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게임 플레이 요소를 뒷전으로 하고 의상상자 이런저런 키트 그런것만 신경쓰던.. 정말이지 정 뚝 떨어지는 짓들만 해놓고 이제 와서..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었으면서도 저때까지도 주말이면 열시간씩 일반 돌리고 그랬어요. 그런데 이젠 아니네요. 한 판도 채 못할 만큼 사이퍼즈는.. 음.. 몰락해버린 것 같습니다.
사이퍼즈 한타의 그 정신없으면서도 휙휙 바뀌는 상황의 즐거움은 오버워치가 대신 충족해 주긴 했습니다. 그런데 정형화된 fps의 특성상 오버워치는 사이퍼즈보다 다양한 전투 방식과 상황이 나올 수 없고, 그래서 게임이 단조롭다 느끼기 쉽죠. 그래서 더더욱, 사이퍼즈가 분발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딱 13~14년. 그때가 정말 제일 재밌었던 것 같네요. 아무쪼록 네오플이 사이퍼즈를 이대로 내리막길을 걷게 하지않았으면 합니다.
사이트 다 돌아다니면서 관련글 확인해본다고 했는데 조커팀이 여기도 올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1. 지금 사이퍼즈가 최우선으로 해야 할 것은 게임 내 렉과 다양한 오류의 개선입니다 2. 두번째는 정형화된 메타의 변형에 대한 시도입니다만 공식전 업데이트로 어느정도 노력했다고 생각합니다 3. 이번 남캐 수영복같은 코스튬 낼 생각 하지 말고 정상적이고 노멀한 코스튬을 내세요. 노이즈 마케팅은 항상 끝이 좋지 않습니다. 아동캐릭터의 노출도 자제하고 근육질 남캐를 코믹용으로 쓰는 것도 적당히 하세요.
모르진 않겠죠.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사는게 아니라면 알고 있을 겁니다. 당장의 수익에 눈이 멀어 다른걸 다 제쳐두고 키트만 내는 행위는 절대로 장기적인 득을 가져오지 못합니다. 부디 분발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이퍼즈 꿈을 꾸고 자다 깨서 쓴 글이라 많이 두서없군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