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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 삶이 평탄했으면 좋겠다...
게시물ID : freeboard_13326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으아어어엉엉
추천 : 2
조회수 : 28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7/09 11:53:24
삶이 평탄하길 바란다. 
배부른 소리는 아닐지라도 배고파 우는 소리는 내고 싶지 않다.
지금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바라는 마음일 것이고 
내가 가장 바라는 마음이다.  

누구는 번쩍번쩍하는 외제차를 바닷가에 몰고 다니고 
누구는 퇴근하고 집에 오는 길에 맘에 드는 옷 하나 쉽게 산다. 
그치만 누구는, 
일을 하면서도 늘 제대로 된 일이 없고 
돈을 벌면서도 늘 주머니엔 돈이 없다.  
외제차를 타고 싶고 비싼 옷을 입고 싶은건 아니다. 
그저 일을 했으면 차 정도는 살 수 있는 돈을 모으는 재미가 있고 
머리 눕혀 생각할 내 작은 방, 소중한 방 하나는 바랬다. 
하지만 사회는 내가 삶이 평탄하길 바라게 만들었다. 

 그래. 항상 세상은 이렇게 말한다. 
"노력하면 돼, 쟤를 봐 쟤는 저렇게 성공했잖아" 
"힘들어 사는게, 대한민국은 쓰레기야"
"한국은 좋은 나라인데 거기서 불평하는 니가 부족한거 아냐?"
이젠 너무 많은 이야기를 들어서 뭐가 뭔지 모르겠다. 
내가 노력이 부족한가 내가 약한 사람인가 내가 머리가 나쁜가 
내가 미친건가 내가 쓰레긴가 내가 또라인가 내가 등신인가 
내가 대체 뭔가. 

 그런데 한 가지 확실한건, 

힘들다고 불평불만하면서  단 한순간이라도 안하겠다고, 
안되니까 그만하겠다고 했었나? 
힘들어도, 불만이라도 다 대학가고 스펙따고 노력하고  
일하고 잠도 줄였다. 
그럼에도 얻은건 삶이 평탄하길, 
 제발 그냥 그저 그렇게라도 살았으면 하는 작은 바램 하나였다.  

날 때부터 집이 없는 사람은 40살이 되도 집이 없다. 
날 때부터 밥을 곪은 사람은 30살이 되도 뱃속엔 인스턴트다. 
그래 나도 사회에서는 인스턴트 음식같이 즉석으로 나오는, 
대체품도 아닌 소모품이겠지.  

훌륭한 삶을 바라는 시기는 옛 저녁에 없이 사는 친구들과 
술 한잔에 비워냈다.  
나은 삶을 바라는 시기는 지금이지만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아마 이렇게 서른을 넘기기 시작하면  
비루한 삶을 벗어나길 바라겠지. 

20살에 지긋지긋한 집구석에서 벗어나 혼자 미쳐살며 
온갖 일을 다하면서도 대학을 다녔다. 
"행복한 사람의 이유는 누구나 비슷하지만 
 불행한 이유는 사람 모두가 다르다." 
항상 이 생각을 갖고 그래, 나 말고 더 힘든 사람도 많겠지. 
그런 생각을 했는데, 
그런 생각을 했는데. 

그냥 삶이 평탄하길 바란다. 
이젠 롤러코스터 같은 비참하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 
올라가는 맛이 있는 삶은 바라고 싶지가 않다. 
아직도 나한테 그런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입을 찢어버리고 싶다.  

바랄 것이 없다. 
가족과 친구, 사랑하는 연인이 있고 
함께 살아갈 전셋집이라도 하나 얻을 돈이 있고 
그렇게 내가 일 외적으로 생각할 시간만 있으면 더 바랄 것이 없다. 

그리고 만약 이게 삶이 평탄하길 바라는 것이 맞다면, 
나는 삶이 아직도 비루하고 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제발 내 삶이 평탄했으면 좋겠다. 
출처 짜증나고 슬픈 내 대뇌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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