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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페이스북 글에 대한 나의 생각(그럼에도 불구, 왜 이민을 가는가?)
게시물ID : emigration_18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aximilien
추천 : 7
조회수 : 97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7/10 19:40:23
저는 남 눈치 안보고 살고 싶습니다. 근데 모순되게도 제가 남의 눈치를 많이 보고 살았어요.

한국사람들의 90퍼센트가 체면과 눈치를 보고 삽니다. 쟤 결혼 안하고 동거한다더라. 쟤 짤렸다더라. 

쟤 공무원준비한다더라. 재취업할 때 나이 많으면 안되는데 기타 등등..

특히나 짝을 찾고 결혼하려면 요즘 같은 세상에 원룸에서 작게 시작하는 사람 거의 없죠? 정말 우스운 소리이긴한데.. 

한국 밖으로 나와보면 다들 그런 것에 신경안쓰기 때문에 저도 신경은 안쓰게 됩니다. 

저도 마음의 감옥에 갇혀있다는 것을 인증하는 글이지만, 처음에는 한국에서 나올 때 한국에서는 그렇게 눈치안보고 체면안차리고

당당하게 살 자신이 없기 때문에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좀 많이 달라졌지만요.

프랑스 여자친구를 따라와 프랑스 생활한지 이제 1년째 밖에 안됩니다. 그러므로 이민 20년 이상 되신분들이 제가 고작 1년 살았는데 아는 척한다고

심기가 불편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만.. 저도 1년살고 알게 된 것들 그리고 나머지는 한국에서 여자친구에게 들은 것을 종합하면

프랑스 사회는 한국보다 더 한 엘리트 사회에요. 프랑스는 초엘리트 사립대학 출신이 정경계열의 굵직한 자리를 다 차지합니다.

그런 부분에서는 한국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단 하나 다른점은 여기 있는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과 나를 1대1 대응시켜서 자괴감을 갖지 않는 것 같습니다.

프랑스의 취업난은 우리나라랑 성격이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릅니다. 프랑스는 정규직이 되면 함부로 자르지 못해요.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회사가 비정규직으로 많이 뽑는 실정입니다.

문제는 정규직으로 전환을 회사에서 잘 안해준다는거죠. 정규직이 되면 여러가지 귀찮아지는 일이 많아지니까 최전선에서 일하는 밑의 직원들은 비정규직으로 계속

돌리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에서 이번에 노동법 개혁안 즉 해고를 좀 더 쉽게하고 노동시간을 높여서 기업들이 젊은 피를 좀 더 많이 수혈하게 하자는 것을 취지로 

추진하고 있는데 기존 정규직에 있는 사람들이 그것 때문에 반대하고 시위하고 난리입니다. 반대로 젊은 사람들은 즉 비정규직에서 도는 사람들 그리고 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은

비정규직에서 일하다가도 잘리면 모아둔 돈이 많이 없어요 프랑스는 전세도 없고 집값도 비쌉니다. 식료품은 다 세금이 붙어서 많이 비싸기 때문에 한달 수입에서

모은 돈이 직장 3 4년차까진 거의 없다시피해요. 연차가 조금씩 쌓여야 저축도 하고 좋은 직업이라면 돈을 많이 받으니까 나중에 집도 사고 하는거죠.

나중에 낸 세금으로 노후에 돌려받는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는겁니다. 엄청나게 비싼 집세도 내기 어렵고 식료품도 엄청 비싸니까 필사적으로 정규직에 들어가려고 하고 있죠.

논점에서 많이 벗어났는데 여튼

프랑스인들은 니가 너의 회사에서 높은 자리에 있던 내가 내 회사에서 낮은 자리에 있던 좋은대학을 다니든 안다니든 밖에서는 너와 나는 그저 평범한 사람대 사람일 뿐입니다.

우리나라처럼 부모들이 교육에 그렇게 목숨을 걸지 않아요. 우리나라 부모들이 지금은 좀 달라지긴 했어도 아직 많은 부분에서 내 자식이 잘살면 내가 그 잘나가는 자식의

부모라고 내세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엄청 많습니다. ㅇㅇ씨 아들 어디 취업했어? 가 금기로 여기는 시대죠. 그런 취업의 부분에서만은 아니더라도 많습니다.

게이(저도 편견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지만 노력하고 있어요.)에 대한 편견, 동거에 대한 편견, 대학의 높고낮음, 직업의 귀천(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문제와는 다른),

인종에 대한 편견(프랑스도 요즘 아랍계 이민자들에 대한 반정서가 급히 상승중) 기타 등등

심지어 제가 군에 가기전에 전 특이하게 전 직업군인으로 복무를 마쳤는데 처음에 그곳에 시험쳐서 합격하고 훈련 도중에 집에 전화를 거는 시간이 있었는데 집에 전화를

걸었는데 계속 여보세요 하고 끊기는 겁니다. 근데 저희 가족 어른들은 제 안전의 걱정보다도 제가 훈련도중 다쳐서 귀향하는 줄알고

아파트 단지에 이놈의 자식 들어가기 어렵다는 ㅇㅇ으로 군에 들어갔다고 내가 이야기를 다 해놨는데 이 놈이 훈련도 못마치고 오면 내 얼굴을 어떻게 들고다녀? 

라는 걱정부터 무의식적으로 들었다니 말 다했죠.

저는 여자친구랑 원룸에서 동거하면서 삽니다. 프랑스에서는 결혼전에 동거하는게 일반적이에요. 그런데 솔직히 한국에서는 그럴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문제는 개개인 자신의 동거에 대한 찬반의 여부가 아니고요. 다른 사람이 동거를 하는데 손가락질하고 참견하는 그 것이 문제입니다.

프랑스에서도 보수적인 사람은 난 결혼하기 전엔 동거안해 라고 생각은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내 머릿속에 있는 내 의견일 뿐 다른 사람에게 그것을 갖고 손가락질하면

나만 바보 취급받는 사회입니다. 손가락질이 아닌 토론과 대화가 좀 더 존중받습니다. 그래서 프랑스인들이 그렇게 수다스러운 겁니다. 저녁 식사하면 식사 끝내고도 

두시간을 앉아서 이야기하는게 그거죠. 정치이야기 갖고 격렬하게 토론을 합니다. 근데 토론후에는 끝이에요. 아 쟤는 저런 생각을 갖고 있구나. 

내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 내가 어떤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 전혀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요. 

제가 여기 온 첫째는 여자친구와 결혼을 하고 같이 살고 싶어서 온겁니다. 둘째는 제가 공부를 중간에 포기했기 때문에 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 프랑스에 왔습니다. 그랑제꼴 같은

곳에 비싼 학비를 내고 다니지는 못해도 국립대에서 싼 학비로 공부를 계속 하고 싶어서요. 그리고 공부를 늦게 다시 시작했기 때문에 나이를 먹고 새로 취업을 하게 되는 상황에

대해 두려워하고 싶지 않았어요. 한국은 일단 대학이 비싸서 문제고 둘째는 대학을 늦게 졸업한 노땅은 취업의 기회에서 멀리서 시작해야 합니다. 

여기서 취업할 때 나이는 전혀 문제가 안된다는건 거짓말이지만 한국보다 상황은 훨씬 낫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그 놈의 눈치. 한국에서 새로 공부를 시작하면 쟤 나이 처먹고 뭐하니? 라는 그런 소리를 듣기 싫었어요. 

아직 떠난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좀 더 그것에 대해 제 자신이 자유로워졌으면 하는 솔직한 바램입니다.

여자친구에 대해 집안 어르신들께 말씀드릴 때 집안 어르신들께서 그 딸아이 집안은 어떠냐? 아버지는 직업이 뭐래? 라고 물었을 때 저는 자신있게 되물을 수 있었어요.

'그것이 뭐가 중요하죠?' 

제가 한국사회에서 묻고 싶은게 그겁니다. 제가 어떤 것을 원한다면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는게 뭐가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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