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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아라드의 모험가
게시물ID : dungeon_6256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athance
추천 : 3
조회수 : 21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7/10 23: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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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험가란, 모험을 즐기거나 자주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것이 생겨나면 불에 이끌린 나방처럼 순식간에 몰려들어 이리저리 파헤치며 필요에 따라 고용되기도 하고 애처로이 버려지기도 한다. 보물을 찾아 파헤치기만 한다고 손가락질을 받기도 하지만, 문제를 해결할 큰 힘이 필요할 때엔 구세주라 불리기도 한다.
 이러한 모험가들의 대우에 불만을 품고 모험가 길드를 만드는 이도 있었고 생각 없이 이리저리 휘둘리기만 하는 이도 있었다. 돈을 벌어들이기도 하고 잃기도 하며 보물을 노리는 이도 있고 정의감에 움직이는 이도 있었다. 모험심이 있는 이도 있고 로망을 찾는 이도 있다. 그러한 이들을 한곳에 모아 사람들은 모험가라고 부르고 있다.

1
 시궁창 지역에 있는 슈시아의 달빛 주점은 대전이의 여파로 헨돈마이어에서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잘 보수한 것인지 내부는 제법 그럴듯해서 많은  모험가들이 달빛 주점에서 시간을 보낸다. 제국이 시궁창 지역을 관리하겠다 나서며 사람이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찾는 사람들은 찾는 그런 쉼터다.
 오늘도 달빛 주점은 모험의 피로를 풀거나 놀고 마시고자 하는 이들끼리 모여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한쪽 테이블에는 네 명의 모험가가 모여앉아 여독을 해소하고 있었다. 귀수를 억제하기 위한 레귤레이터를 착용한 남자, 붉은 보석을 목에 걸고 있는 마계인 소녀,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사내 그리고 담배를 피우는 쭉 뻗은 청년이 모여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게 되었더래."
 "그래서 어떻게 되었나요?"
 "만두 먹고 목 막혀서 죽었더래."
 "푸하하하! 만두 먹고 죽었데!"
 "야, 그거 엔딩 이상하잖아."

 마계인 소녀가 항상 물어오는 소문들은 그들의 여독을 푸는 데 좋은 안줏거리가 되어주었다. 마계인 소녀는 방금 그것처럼 어이없는 이야기를 물어오기도 하고 제법 무서운 이야기 혹은 돈벌이가 될법한 소문들도 물어오니 그들은 절로 마계인 소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마계인 소녀의 이야기가 끝나면 다른 누군가가 바톤을 이어받듯 다른 이야기를 계속하거나 소문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그들이 앉은 자리는 조용할 날이 없었다.

2
 "으아아~ 나도 좋은 무기 들어보고 싶다."

 몬스터들에 의한 뒤처리를 위해 던전을 돌아다니던 중 담배를 피우는 청년이 지겹다는 듯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담배를 피우는 청년이 가진 무기가 그리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리 나쁜 것도 아니었다. 애지중지 다뤄서 망가진 부품도 없었고 운도 그럭저럭 괜찮았기에 키리의 악명높은 강화기에 속에서 큐브조각으로 산화되지도 않았다.
 더 좋은 무기를 얻으려면 일을 해야 했다. 모험가가 할 수 있는 일은 몬스터로 인해 생긴 문제를 해결해주는 일이 대부분이다. 간혹 운이 좋은 이들은 보물 속에서 값비싼 것을 손에 넣곤 했지만, 그런 이들은 정말로 운이 좋은 이들뿐, 대부분은 구경조차 못 해보는 것이 다였다.

 "이렇게 해서 언제 떵떵거리며 살지…."
 "귀족한테 싸바싸바해서 돈줄을 잇던가 목숨 걸고 발품을 팔든가 해."
 "아니면 평생 목숨 걸고 평행세계 사람들을 쓰러뜨리면 되잖아?"
 "…두 번째 안은 좀 무린데."

 만약 돈을 버는 것이 힘들다면 목숨 걸고 발품을 뛰는 것도 방법의 하나였다. 몇몇 사람들이 어떤 특정한 물건을 대가로 무기를 주곤 하는데 그 특정한 물건이 손수 구해야 하는 것들뿐인지라 오늘도 일부 모험가들은 열심히 발품을 팔고 있었다.
 혹은 다른 플레인의 사람들을 쓰러뜨려 귀중한 무기를 얻는 것도 방법의 하나였다. 하지만 그들을 그렇게 쉽게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 이러나저러나 힘든 것은 마찬가지인 셈이었다.

3
 언더풋의 번화가는 오늘도 시끌벅적했다. 흑요정들의 수도인 만큼 언더풋에 사는 흑요정도 많았으며 언더풋을 거점 삼아 아예 집을 구해 눌러사는 모험가도 존재했다. 언더풋에 새로 지부를 마련한 레미디아 카테드랄에서 거주하는 프리스트도 있었으며 언더풋 주변을 탐사하는 모험가들도 있었다. 흑요정들의 수도는 당당히 아라드의 중심지라 불릴만한 곳이 되었다.

 "저기요, 검신 아저씨. 이거 문어빵 두 상자 구워주세요."
 "누가 아저씨랍니까? 난 아직 21살인데."
 "이런 데에서 일하면 아저씨지. 귀수두고 왜 문어빵이나 구워요? 수련? 재료비나 나오는 일이래요? 여기 아저씨 돈으로 낸 가게도 아니죠? 많이 벌기는 해요?"
 "…6천 골드 되겠습니다. 얼렁 내고 꺼져주세요, 손님."

 간혹 돈이 심각하게 부족한 이들은 언더풋의 가게에서 일자리를 구하곤 한다. 당장 하루 벌어서 먹기 힘들면 그러곤 하는데 던전에서 몬스터들의 뒤처리를 하는 것보단 벌이는 적지만, 당장에 금전이 필요한 이들에겐 제법 괜찮은 일인 모양이다. 그래도 역시 몬스터를 쓰러뜨리는 것이 더 돈벌이에 효율이 높기에 언더풋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이는 적은 편이다.
 마계인 소녀는 문어빵을 구매한 뒤 소녀의 동료들에게로 뛰어갔다. 웨펀마스터들 특유의 투박한 듯 섬세한 손놀림으로 만들어진 문어빵의 겉모양새는 흐트러짐 없이 깔끔했으며 맛 역시 솜씨가 좋았는지 그들 사이에서 호평이었다. 이렇듯 모험가들이 모험하며 얻은 각종 경험은 의외의 곳에서 상당한 결과를 내곤 한다고 한다.

4
 슈시아의 달빛 주점은 노름꾼들의 좋은 도박장으로 쓰이기도 했었지만, 제국이 시궁창에 들어선 뒤에는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시궁창에 파견된 제국 기사들이 몇 번이고 도박판을 엎는 통에 더 버틸 수 없게 된 것이었다. 그렇게 흩어진 노름꾼들은 더 어둡고 시야도 닿지 않는 곳으로 들어가버렸다. 중력 반전의 힘을 적게 받은 것인지 언더풋보다 상당히 밑쪽에 떠 있는 언더풋에 비해 작은 돌덩이. 인간들이 몰린 뒤 만들어진 일종의 슬럼가와 같은 것이었다.
 노름꾼들의 주 활동장소가 언더풋 슬럼가로 바뀐 뒤 만들어진 말이 있다. '도박을 하려면 목숨 걸고 슬럼가로.' 인간들이 몰린 뒤 만들어진 곳인 만큼 슬럼을 이루는 종족은 대부분이 인간이었다. 목숨을 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난폭한 성향의 길거리 싸움꾼도 몰린 곳이었으며 영 좋지 못한 약이 사고 팔린다는 소문이 돌기도 하는 곳이었다.
 시비라도 잘 못 걸리면 곧장 벽돌이나 바늘, 주먹과 날붙이가 날아드는 그런 곳인 만큼 목숨이 크게 아까운 이들이 아직 달빛 주점에서 도박판을 벌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대다수의 불법적인 것들이 몰린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위험하잖아요. 돌아가요."
 "에이이, 아저씨. 걱정 마. 나 진짜 딱! 딱 한 판만 땡기고 올게."
 "걱정하지 말라니…저기요, 좀 말려봐요. 안 그래도 담배 때문에 가뜩이나 안 좋을 텐데 도박으로 패가망신까지 하려고…."
 "아저씨, 한 판이면 상관없어. 그러니까 나도 한 판만 하고 올게."
 "진짜 다들!"

 슬럼가에서 벌어지는 도박은 간단하게 카드 게임 에서부터 목숨 걸고 박터지게 싸우는 이들을 두고 누가 이길지 돈을 거는 것까지 다양하게 있었고 레귤레이터를 착용한 남자와 담배를 피우는 청년이 향한 곳은 투견을 가지고 하는 도박장이었다. 투견들의 싸움이 시작되자 그 둘은 자신이 응원하는 개를 맹렬히 응원하기 시작했고 계속해서 하려고 나서는 것을 검은 기운을 뿜어내는 사내가 뜯어말리게 되었다.

5
 대부분 모험가는 돈을 벌기 위해 몬스터들이 벌여놓은 일의 뒤처리를 도맡아 한다. 분명 겉보기엔 문제가 다 해결된 듯이 보여도 속을 파헤쳐 들어가보면 전혀 그렇지 않곤 하는 게 태반이었다.
 시궁창을 예로 들자면 살리프의 여왕개미도 죽었고 그 뒤를 이을 알마저 회수해 해치웠다. 썩은 곳의 블랙모스 역시 모험가들이 제대로 끝을 내었고 블랙모스의 모체인 퀸 스콜피온 피오네도 숨통을 끊어놓았다. 하지만 그것들이 미리 낳아놓은 전갈이라거나 개미 같은 것들은 그대로 남아있고, 천천히 늘어나고 있었으며, 간혹 그 수가 너무 많아 감당이 되지 않을 경우 모험가에게 부탁해 그 많은 것들을 소탕해내는 것이다. 그것이 모험가가 할 일이었으며 돈을 버는 방법이었다.
 언더풋 광장에 있는 게시판에서 모험가를 부르는 일거리가 있다면 거리낌 없이 찾아가 돈을 받고 몬스터들을 몰아내 준다. 하지만 그 뒤처리 중 입게 되는 상처까진 의뢰인이 책임져주지 않았다. 모험가들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심하면 목숨마저 잃을 수 있는 일들은 오랫동안 게시판에 붙어있곤 했다.

 "야! 거기 간다! 쳇바퀴! 쳇바퀴!"
 "플로레 컬라이더! 그 7자 말하는 게 힘드냐, 멍청아! 아, 꺄악!"

 그렇게 위험한 일이 많은 만큼 완전히 죽은 이도 미리 조치를 취하면 제대로 살려낼 수 있는 크루세이더들은 상당히 귀하게 여겨진다. 하다못해 성스러운 힘으로 몬스터들을 소탕하는 크루세이더들도 응급처치 수준은 가능했기에 거의 모셔가는 수준이었다.

 "미친, 이 방어시스템 진짜!"
 "거의 다 부서져 가고 있으니까 힘내세요!"

 최근 각광받는 뒤처리 장소는 마계로 이어진다는 전설의 성인 죽은 자의 성이다. 역시 사도의 기술로 만들어진 시스템이라 그런 것인지 방어시스템을 부숴놔도 시간이 지나면 제 스스로 시스템을 수복해 밖을 향해 공격하려 했기에 모험가들이 주기적으로 찾아가 방어시스템을 끄거나 부숴놔야 했다. 대부분은 젤바에 발을 뻗은 모험가 길드가 처리했지만, 그들만으론 부족할 때엔 다른 모험가들의 손을 빌리게 되는 것이었다.
 저들은 모험가 길드의 부탁을 받고 강철의 브라키움에 도착해 메탈기어의 작동을 멈추기 위해 아등바등하던 참이었다. 그들의 노력으로 메탈기어는 상당히 부서진 상태였고 조금만 움직여도 곧 부서질 듯한 불안하고 불쾌한 소리만을 내고있었다. 메탈기어의 3가지 방어패턴은 전부 약화되고 부서진 상태였다. 메탈기어는 마지막 발악을 하려는 듯 쇠끼리 마찰하는 불쾌한 소리를 내었다.

 "초.강.력.메.탈.모.터.발.동!"

 메탈기어의 몸체에서부터 튀어나온 거대한 톱니바퀴가 위협적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메탈기어는 잠시 끼긱거리는 소리는 낸 뒤 마계인 소녀를 향해 무서운 속도로 달려들었다. 

6
 "크, 크루세이더! 이 근처에 크루세이더 안 계시나요!"
 "포, 포, 포션 더 부어봐! 피 계속 나잖아! 야, 야! 너 포션 꺼내봐!"
 "꺼내고 있어! 기다려 봐! 여, 여기! 여기 포션!"

 죽은 자의 성에서부터 다급하게 네 명의 모험가가 뛰쳐나왔다. 검은 기운을 내뿜는 사내의 등에는 눈이 풀린 채 힘없이 축 늘어진 레귤레이터를 착용한 남자가 머리에서, 몸에서 피를 쏟고 있었다. 남자의 동료들이 포션을 쏟아부어 간신히 죽지 않게 유지하고 있었지만, 포션은 지혈제 따위가 아니었기에 완전한 치료제가 되어줄 수 없었다.
 그들은 거의 울부짖듯 크루세이더를 찾았다. 곧 숨이 넘어갈 듯이 보이는 레귤레이터를 착용한 남자의 눈은 천천히 감기고 있었다.


제 안의 아라드월드는 소시민적이고, 우울하고, 유쾌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의 두 번째 글 옮기기입니다.

즐겁게 읽어셨길 빌면서
오늘의 세 번째 글 옮기기 역시 잠시 후에 찾아뵙겠습니다.

+ 제 필력은 엄청나게 기복이 심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으히익 못 썼다 싶은 게...
아, 안 돼. 자신감을 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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