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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아라드 기담 #. 1일 차 뒷골목의 포션
게시물ID : dungeon_6256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athance
추천 : 3
조회수 : 16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7/11 00: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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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언더풋의 한 병원에 모험가가 입원했다. 크루세이더의 도움으로 심각한 부상은 치료했지만, 적어도 7일은 더 쉬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모험가는 7일간 꼼짝 말고 안정을 취하라는 의사의 통보를 받았지만, 태생이 이리 날뛰고 저리 날뛰는 모험가였던지라 침상생활이 퍽 지루하기만 했다.
 병실 안의 일반인들 사이에서 모험가는 제법 눈에 띄는 모습이었다. 모험을 다니며 단련된 근육 하며 전신에 자잘하게 붙어있는 흉터도 물론 눈에 띄었지만, 귀수를 최대한 억제하기 위한 새하얀 레귤레이터와 척 봐도 무거워 보이는 쇠사슬은 모험가를 더욱더 눈에 띄게 만들었다. 모험가는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불편했지만, 애석하게도 모험가에겐 1인실을 사용할 돈이 없었다.
 모험가는 그 일주일을 어떻게 지내야 하나 생각하며 안정을 취하고자 가만히 누워있었다. 그런 모험가에게 지대한 관심을 가진 사람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같은 병실의 어린아이가 모험가의 침대 옆에 얌전히 붙어 모험가를 보고 있었다.

 "팔 왜 그래요? 몸에 상처 그거 안 아파요? 몬스터 죽여봤어요? 몬스터 무섭게 생겼어요? 하늘고래 타봤어요?"

 모험가는 어린아이를 무시하려 했지만, 어린아이는 뭐가 그리 궁금한지 계속해서 질문을 던져대었다. 모험가들의 모험담들을 들은 것인지 어린아이는 모험가에게 온갖 것을 다 물어보고 있었다.

 "대체 뭐가 그렇게 궁금하냐, 꼬마야?"
 "어…전부 다요?"

 모험가는 어린아이가 내심 귀찮았지만, 딱히 할 일도 없었기에 조금 어울려주고자 했다. 어린아이는 궁금한 것도 많았는지 이것저것 물어보았고, 모험가의 모험담도 들으려 했다. 모험가는 그게 그리 재밌나 궁금해하며 이런저런 얘기들을 해주었다. 그러던 중 어린아이는 특이한 얘기는 없느냐 물어보았다.
 모험가는 잠시 생각하곤 모험을 하며 들은 소문들이 생각났다.

——

 아, 그래. 꼬맹아. 특이한 이야기가 듣고 싶댔지? 내가 모험을 다니면서 이런저런 소문들을 듣곤 하거든. 그중에서 모험가들 사이에서만 돌아다니는 소문들이 있어. 던전이란 것에 들어가는 것도 모험가들뿐이고, 포션같은 물건들도 모험가들만 쓰는 거니까. 그래서 그런 쪽 소문은 대개 모험가들 사이에서 많이 돌아.
 내가 들은 소문 중 하나 골라서 말하자면…그래, 포션에 대한 이야기. 포션은 꼬맹이 너도 들은 적 있지? 연금술사들이 만드는 모험가들을 위한 약. 모험가들이 던전을 돌다가 입은 상처들은 치료해주고 자신이 연마한 기술들을 쓸 힘이 없을 때 그 힘을 채워주는 그런 약들 말이야.
 그런데 그런 약들이 신기하다 보니 이런저런 얘기들이 많이 나돌거든? 예를 들면 이상한 걸 넣는다느니 물을 탄다느니 싼 약들을 섞어서 만든다느니 하는 시답잖은 얘기들이지만. 그런데 그런 소문 중에서 은근히 그럴듯한 소문들도 있거든.
내가 말해줄 이야기는 그런 소문 중 하나야, 꼬맹아. 뭐, 꼬맹이가 이해하기엔 조금 어려울 수도 있으려나?

 꼬맹아, 뒷골목에 대해서 아냐? 그 왜 스트리트 파이터들이 자리 잡고 살아가는 그런 곳 말이야. 오로지 힘이 전부인 그런 곳인데 거기선 꼬맹이는 상상도 못 할 일들이 벌어지곤 하거든. 돈 걸고 싸우다 불구가 되는 일도 허다하더래. 불법적인 일도 흔히 벌어지고 하여튼 꼬맹이 네가 알지 못하는 어두침침한 곳이야.
 그런 곳이랑 포션이랑 무슨 상관이냐고? 지금부터 할 얘기가 그거야. 그 왜 이 세상엔 여러 가지 약이 있어. 사람을 고치는 약도 있지만, 사람을 이래저래 흥분시키는 약도 있거든.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나? 아무튼, 그런 불법적인 약도 있어. 뒷골목에선 그런 것들도 팔리고 그렇더래. 난 그냥 듣기만 해서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꾸준히 들리는 거로 보면 아마 사실인가 봐.
 그런데 말이야 뒷골목에서만 파는 특이한 포션이 있다는 얘기가 있어. 듣기로는 엄청나게 비싸다는데 효율은 평범한 연금술사가 만드는 포션보다 떨어진대. 그런데 그걸 또 꾸역꾸역 사는 사람이 있대. 그건 많이 이상하잖아. 비싼데 상처 잘 낫지도 않는 걸 누가 사?
내가 아까 약에 대해 말했잖아. 들리는 얘기로는 그 불법적인 약을 포션에 섞어서 포션인 척하고 파는 거래. 그 불법적인 약이 엄청나게 중독성이 있거든. 그래서 그 비싼 값을 주고 계속해서 사는 거래. 들어보니 엄청나게 그럴듯하더라고.

 그거에 관해 떠도는 소문이 하나가 더 있어. 뒷골목의 수입 중 그 불법적인 약이 어느 정도 차지하는 데 불법이다 보니 잡히면 그대로 쫑나버리거든. 그러다 보니 지들 일 계속해보겠다고 노력을 한다더라.
 그 노력이 어떤 종류일 것 같아? 음…꼬맹이한테 물을만한 게 아닌가? 도망 다닐 것 같아? 꼬맹아,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뒷골목은 그런 곳이 아니야. 어…이미 잡으러 들어왔다면 도망칠 수도 있으려나?
 아무튼, 뒷골목의 불법적인 돈벌이를 꼰지르려는 움직임이 보이면 그놈들은 사람을 풀어놓는대. 풀어서 뭐하냐고? 꼬맹이는 모르는 게 나을 텐데. 알려줘? 그럼…풀어서 뭐할 것 같아? 찾으러 다니냐고? 대충 비슷하네. 사람을 풀어서 꼰지르려는 사람을 찾고 아무도 모르게 죽여버린대. 증거도 다 없애버리고 말이야. 그렇게 지들 돈벌이를 지켜나간대.

 응? 나? 아, 이런 거 말해도 괜찮냐고? 어차피 카더라 통신이야. 뭔가 그럴듯한 소문인데 말만 있고 증거는 없잖아. 아까 내가 말했잖아. 사람을 아무도 모르게 죽이고 증거도 다 없앤다고. 그런데 막 이렇게 소문이 돌아다니고. 참 이상하다, 그지?
 소문이란 게 으레 그렇듯이 말에서 말로 건너뛰면서 엄청나게 증폭되고 그러잖아. 진짜인지 가짜인지 아무도 몰라. 나도 '이런 일이 있었다더라.' 하는 느낌으로 들었거든. 그러니까 별로 신경 쓸 거 없지. 나도 들은 지 좀 된 거거든.

——

 "그럼 여기까지다, 꼬맹아."

 모험가는 슬슬 귀찮다는 듯 대충 손을 내저었다. 어린아이는 더 얘기해달라며 모험가를 졸랐지만, 모험가는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핑계로 자리에 누워버렸다.

 "내일 오면 또 해줄 거에요?"
 "귀찮아."
 "또 해줘요!"

 모험가는 대답하지 않고 대충 손을 휘저었다. 어린아이는 내일 또 오겠다며 아이의 자리로 폴짝폴짝 뛰어대며 돌아갔다.


총 7화짜리 글입니다.
하루에 한 번씩. 일주일간.

안녕하세요. 오늘의 세 번째 글 옮기기입니다.

제가 쓰는 소설 중 아라드 이야기에 속하는 글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하루 즐겁게 읽으셨길 빌면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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