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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아라드 기담 #. 5일 차 아브노바의 수정
게시물ID : dungeon_6262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athance
추천 : 1
조회수 : 10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7/14 14:2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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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저씨, 아저씨! 나 놀러 왔어!"


 어린아이는 냅다 모험가의 침대에 뛰어들며 인사를 보냈다. 모험가가 어린아이의 인사를 무시하자 어린아이는 몇 번이고 다시 인사해 기어코 모험가의 인사를 받아내고 말았다. 어린아이는 어김없이 모험가에게 소문 얘기를 해달라 부탁했지만, 모험가는 조금 기다려달라며 거절했다. 모험가의 손에는 작은 쪽지가 쥐어져 있었다.
 '곧 일이 끝나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죄송합니다.' 라고 쓰인 모험가의 동료가 보낸 쪽지였다. 쪽지를 받은 지 시간이 제법 지났지만, 쪽지를 보낸 당사자는 당최 얼굴을 보일 줄 몰랐다. 모험가는 동료를 기다리는 동안 어린아이와 놀아주기나 하고자 마음먹고 몸을 일으켰다.

 "아! 아저씨, 나 아까 아저씨 병실 앞에서 되게 무서워 보이는 아저씨 봤어. 덩치도 엄청나게 컸고 얼굴에 상처도 엄청나게 많았어."
 "…어떻게 생겼는데?"
 "엄청나게 크고…어, 컸어. 검고 컸어. 저 앞에 있다가 급하게 나가던데. 누구였을까?"

 모험가는 어린아이의 설명에 잠시 생각하다가 이런저런 옷차림 등을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잘 모르겠다'와 '검었다', '어두웠다' 뿐이었지만, 모험가는 어린아이가 본 사람이 그의 동료임을 직감했다. 모험가는 어린아이에게 곧 자신의 손님이 오겠지만, 보고 무섭다고 날뛰지 말아달라 부탁했다. 어린아이가 모험가의 말대로 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잠시 후, 문 쪽에 검은 기운을 풍기는 거구의 사내가 음료 상자 여러 개를 들고서 들어왔다. 사내는 모험가와 같은 병실을 쓰는 사람들에게 한 상자씩 나눠준 뒤 모험가의 침대 옆에 와 모험가와 인사를 나누었다. 모험가와 놀던 어린아이는 그대로 굳어버린 지 오래였다. 사내가 어린아이에게 인사했지만, 어린아이는 이불에 고개를 처박아버렸다.

 "…아저씨, 얘 이러는 건 신경 꺼. 상처받지 말구."
 "괜찮습니다. 괜찮아요. 이런 건 익숙해서…크게 신경 쓸 거 없어요. 몸은 괜찮나요?"
 "많이 괜찮아졌어. 그 꼬맹이한테 들었는데 나 쓰러져서 실려 온 뒤에 왜 아저씨는 크루세이더가 아닌 거냐며 자책했다며. 걱정해주는 건 좋은데 그런 거로 자책하진 마. 그리고 뭘 이런 걸 바리바리 싸들고 와? 내 것도 딱히 필요 없었는데."

 사내는 모험가의 말에 사과하며 음료를 열어주었다. 모험가가 괜찮다며 말려도 꿋꿋하게 열어주었고, 그 음료수는 어린아이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다. 어린아이는 가만히 음료를 마시며 사내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다 사내와 눈이 마주치면 시선을 피하기 급급했다.
 보다 못한 모험가에 의해 강제로 통성명도 하게 되고 악수까지 하게 되었지만, 어린아이에게 사내는 너무나 무서운 사람처럼 보인 모양인지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었다. 끝내 달라진 것 없이 어린아이는 모험가의 품에 안착하게 되었다.

 "아저씨 친구 무섭게 생겼어."
 "저 아저씨 상처받는다."

 어린아이의 말에 사내는 약간 우울한 듯 씁쓸하게 웃기만 하였다. 모험가는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말라며 사내를 위로했지만, 사내는 기분이 영 나아지지 않는 모양이었는지 한숨만 내쉬었다. 뭐라 말도 못하고 애매한 적막만이 감도는 차에 사내는 무언가 생각난 듯 모험가에게 말을 걸었다.

 "어제 그 아이에게 들었어요. 병실에서 친해진 아이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줬다면서요?"
 "걔 어제 다녀갔는데 벌써 들었어? 그 촉새년 참…."
 "이 어린이 씨가 이야기를 들으러 온다는 아이인가 봐요? 혹시 제가 와서 이야기하던 게 방해된 건 아니죠?"
 "그건 아냐. 돈 워리."

 모험가의 말에 사내는 다행이라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모험가는 사내의 행동에 걱정 좀 그만 달고 다니라 한소리 했고 사내는 멋쩍게 웃어 보이기만 하였다.

 "그나저나 다른 사람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신다니 신기하네요. 그런 거 별로 안 좋아하시잖아요. 어린이 씨가 좋아해서 계속 들려주는 거에요?"
 "영 심심해서."
 "혹시 폐가 되지 않는다면 오늘 얘기를 같이 들을 수 있을까요? 어린이 씨도 듣고 싶어하는 눈치고요."

 사내의 말에 어린아이를 보니 어린아이는 빤히 모험가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모험가는 알았다는 듯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

 오늘은 무슨 얘기를 해야 하나…아, 그런다고 얘기가 다 떨어진 건 아냐. 소문은 지독하게 많거든. 어제 온 년이 괜히 소문의 근원지가 아니거든. 뭐? 다 해달라고? 아무래도 그건 무리지. 기억의 문제도 있고 시간의 문제도 있고…아, 그래 본분을 잊으면 안되지.

 꼬맹아, 너 대전이에 대해 들어본 거 있어? 요정들의 마법진이 약해졌는데 거기에 차원의 균열이 생겨서 다른 세계의 뭐시기 저시기들이 아라드에 한 번에 옮겨와서 엄청나게 난리 났다는 사건. 그것 때문에 벨 마이어는 망했고 언더풋은 떠올랐고…완전 피난민들로 난리도 아니었어. 엄청나게 어릴 적이라 기억은 잘 안 나지만.
 그 대전이로 아라드에 생겨난 것들이 있어. 시궁창지역의 괴상하게 큰 식물들이나 버섯들이 대충 그런 종류일걸? 내가 듣기로는 그 실버크라운 쪽 아브노바의 수정들도 전이된 거라던데…아닌가? 이건 확실하지가 않아서. 그래도 뭐, 전이된 거라 치면 무진장 소소하게 전이된 거겠네.
 하여튼, 그 대전이 때 아라드로 이것저것 옮겨지는 와중에 하필이면 그 옮겨지는 것과 정확히 같은 곳에 있어서 죽어버린 사람도 있다는 얘기가 있어. 공국 쪽을 기준으로 말하자면 그 거대한 식물 아니면 버섯에 겹쳐져서 죽어버린 거야. 만약 그 말이 사실이라면 시궁창 쪽 식물 쳐내다 보면 그 안에 사람 뼈 같은 게 있을 수도 있겠네.
 …여태까지 너무 사람 얘기만 했으니까 사람 소문은 대충 집어치우고…내가 아까 아브노바 얘기했었잖아. 거기가 실버크라운 쪽에 있어. 내가 전에 말했지? 비탈라 씨 사는 곳이니 나중에 크면 꼭 가봐. 두 번 가봐. 아무튼, 거기 정령들 사는 곳에 수정이 엄청나게 많이 솟아나 있거든. 사람만 한 수정도 심심찮게 볼 수 있어. 부서지기는 엄청나게 잘 부서지지만 빛도 번쩍번쩍 나는 게 진짜 멋들어진다? 보고 싶다고? 보고 싶으면 직접 가야 해. 잘 부서져서 못 가져와.
 그런데 그 수정이 아까 대전이의 산물이라는 얘기도 있다고 했잖아. 아브노바가 정령들만 사는 곳이라 사람이 피해를 보진 않았겠지만, 아마 그 수정이 생겨나면서 피해를 본 정령은 있었을 거야, 아마. 응. 오늘 들려줄 소문은 그거야. 아브노바 깊숙한 곳에 사람 눈길 안 닿는 곳에 있는 수정 이야기.
 그리고 또 아까 대전이 때 겹쳐져서 죽어버린 사람의 소문을 말해줬잖아. 그거랑 비슷한 얘기야. 아브노바 깊숙한 곳에, 사람이 갈 수 없을 만큼 깊숙해서 눈길조차 닿지 않는 곳에 정말 운 나쁘게 같은 곳에 있어서 수정안에 갇혀버려서 죽어버린 운 나쁜 정령들이 있다는 소문.
 아브노바의 정령 중에 죽으면 정령의 기운이 흩어져서 시체도 안 남기고 사라지는 종류가 있거든? 그런데 그렇게 죽어버린 정령은 수정 때문에 기운이 빠져나가질 못해서 마치 박제된 것처럼 수정안에 박혀있게 된대.
 이건 이런 소문들을 술안주 삼아 나누는 사람들끼리 하는 얘긴데 만약 이 소문이 진짜라면 그렇게 죽어버린 정령은 수정안에 박혀서 무슨 생각을 할까 하는 얘기가 있어. 정확히 말하자면 정령이 아니라 정령의 기운이겠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서 새로운 정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하는데 수정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수년간 그 상태로 있어야 하는 거잖아. 아마 답답해하겠지….

 이건 개인적인 생각인데 만약 그게 진짜로 있다면 장관이지 않을까 싶어. 수정 속에 파묻혀서 죽을 때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정령의 모습. 진짜 있다면 한 번은 봐보고 싶을지도. 뭐, 대부분은 아무렇게나 꽂혀서 박혀있었다는 흔적만 있겠지만. 아, 어쩌면 뼈가 박혀있을지도…아, 이건 아닌가?
 정령들이 불쌍하다고? 난 별로. 검은 악몽 때문이었다지만 보자마자 죽이려고 달려들던 것들이 뭐가 예쁘다고 불쌍히 여겨? 검은 악몽 털어내면 그나마 좀 괜찮지만.
 왜? 나중에 크면 찾아보고 싶어? 아서라. 그냥 소문일 뿐이잖아. 소문이라고 돌아다니는 것들치곤 제대로 된 거 없더라. 그리고 혹시나 진짜 있다고 치더라도 진짜 깊숙이 들어가야 있겠지. 적어도 발길 닿는 곳에서는 안 보이거든. 아저씨, 왜? 아, 알았어, 알았어. 꼬맹아, 저 아저씨가 네 꿈 짓밟지 말래. 그러니까 네 맘대로 해. 음, 어쩌면 그런 걸 찾으러 가보는 것도 그렇게 나쁘진 않겠네. 비탈라 씨 보러 갈 겸 찾으러 가봐.

——

 "이야기의 끝이 뭔가 좀 이상한 기분인데요."
 "기승전 비탈라 씨가 뭐 어때서? 좋은 흐름이잖아."

 모험가는 사내의 물음에 대충 웃으며 답했다. 어린아이는 반짝이는 눈으로 모험가와 사내를 번갈아 보았다. 그 눈길은 나중에 반드시 가고야 말겠다는 어린아이의 의지를 보이는 듯했다. 모험가는 대충 어린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꼬맹아 그거 보러 가겠다 나서는 건 좋지만, 모험가는 되지 마. 욕본다."
 "왜?"
 "엄청나게 위험한 일이에요. 상처투성이로 끝나면 다행인 일이거든요."
 "왜요?"

 사내는 열심히 어린아이에게 모험가 일의 위험성을 설명해주었다. 번번이 '왜?'라는 질문이 튀어나왔지만, 사내는 정성 들여 하나하나 설명해주었다. 어린아이가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며 가버린 뒤에 사내는 기운이 다 빠진 듯 모험가의 침대에 고개를 처박고 있었다. 모험가는 그런 사내를 놀리는 듯 키득였다.



사실 아브노바의 수정이 진짜 전이로 인해 생겨난 것인지는 잘 모릅니다.

대전이 PV땐 수정이 전이로 생겨났는데 설정을 읽어보면 또 정령들이 수정숲을 만들었다고 하고..


그래서 대충 넘겼습니다.


안녕하세요, 흔한 아라드의 글쟁이입니다.

오늘 남법 3직업이 이사를 왔네요

그래도 글을 옮기기는 해야하기 때문에 이렇게 글을 옮기러 왔습니다.


그럼, 즐겁게 읽으셨길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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