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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픽 ] The Fallen Angel - Prologue -
게시물ID : overwatch_216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막장제닉
추천 : 1
조회수 : 23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7/17 22: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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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웅장하고 거대한 건물이 있었다.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듯 낡아 보이는 이 건물의 이름은 세인트헬레나 성당. 스위스의 어느 작은 마을에 위치한 낡고 조용한 성당이었다.

성당의 내부, 건물 외벽의 모습과는 다르게 제법 관리 꽤나 하고 있는지 전반적으로 깨끗한 상태였다. 먼지 한 톨 없는 수준의 청결함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사람 사는 풍경이 돋보이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성당 내부에 위치한 작은 고해실엔 아름답고 늘씬한 금발의 여인이 조용히 발걸음을 옮겨 들어갔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여자의 너머로 남성의 나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마도 고해 신부이리라.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을 굳게 믿으며, 그동안 지은 죄를 뉘우치고 사실대로 고백하십시오.”


빗살 너머로 들려오는 나직한 한 마디였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금발의 여인은 조용히 아멘이라 읊조린 후 성당 입구에서부터 고해실에 들어오기까지 무겁게 닫혀있던 입술을 떼었다.

고해.jpg

신부님, 저는 오늘 죄를 뉘우치러 온 것이 아니에요. 그저... 앞으로 제가 하려는 일의 타당성을 알리고 싶었어요.”

타당성이라... 인간이 하고자 하는 일에 타당함이 없는 일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죠. 그런데 무슨 일입니까?”

한 집단을 무너트리는 일이에요.”


고해 신부는 여성에게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꽤나 충격적인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약간의 침묵이 있은 후 되물었다.


혹시, 자매님께서는 복수를 꿈꾸고 계신지요?”


신부의 질문에 여성은 실소를 머금으며 대답했다.


아뇨, 복수 따위는 하지 않아요... 단지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누군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기에 제가 나서는 것뿐이죠.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막았어야 했는데...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는 모든 것을 바로 잡아야 할 때라는 걸 깨달았어요.”

대답이 확고하신 것을 보니 최근사이에 고민한 내용은 아니로군요?”

맞아요. 아주... 아주 오래 됐어요. 하지만 그동안은 그들의 신념을 믿었죠. 모든 방식이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들은 제법 자신들의 신념을 위해 열심히 싸워왔거든요.”

자매님께서 생각하고 계신 일이 무엇인지 저는 알 수 없습니다. 또 그렇기에 감히 제가 올바른지, 그릇된 것인지를 논할 수도 없지요. 하나 그것이 자매님께 꼭 필요한 일이라면... 그럼으로써 자매님의 정의를 이 세상에 실현할 수 있다면 기꺼이 하시기를 바랍니다.”

고마워요. 세상 사람들이 내 일의 타당성을 믿지 못하더라도, 신부님이라면 기꺼이 이해해주실 줄 알았어요. 이만 가볼게요. 다시 만나게 될 날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주님께서 내려주신 임무가 남아있는 한 이 늙은이를 천국에서 부를 일은 없겠지요.”


금발의 여인이 나간 후 홀로 텅 빈 고해실을 지키던 신부는 조용히 십자성호를 그은 후 읊조렸다.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세상의 암투가 시작되려고 하나이다. 부디 주님께서 가엾은 이들을 살펴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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