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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고속도로 버스 사고와 시스템..
게시물ID : car_855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쫭우
추천 : 10
조회수 : 870회
댓글수 : 29개
등록시간 : 2016/07/18 22: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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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사고를 보고 여기저기서 글을 읽다가 좋은 내용이 있어서 같이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글을 씁니다.
우선 이 글은 누구를 옹호하려고 적는 글은 아닙니다. 다만, 늘 우리 사회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때 그 책임이 개인에게 있는가 시스템에게 있는가에 대한 문제제기를 다시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사고는 버스기사의 어떠한 과실에 의해서 발생한 것인지는 명확히 밝혀지지도 않았고 오히려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서 사람들의 분노를 사고 있지요. 항상 버스나 트럭 같은 대형 차량에 의한 큰 사고들, 특히 난폭운전이나 졸음운전 때문에 그런 일들이 발생해왔기 때문에 이러한 반응이 당연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저도 정말 무섭고 화가 나구요.

하지만 다른 면을 살펴보자면 여기에 어떤 제도적인 문제는 없는지 살펴봐야 할 필요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얼마전에 주변에서 유럽 버스패키지 여행을 하는 것을 보니까 버스기사의 하루 운전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서 아예 여행 일정을 그에 맞춰 잡아버리더군요. 이동은 낮에만 하고 오후에는 그곳에서 투어를 하는 식의 여행패키지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운수업 근로자들의 노동환경이 열악하다고 어렴풋이 알고 있었기에 우리는 이러한 법이 없나 하고 찾아봤더니 아예 이에 대해 연구한 보고서도 있었습니다.

일단 법령을 찾아보았는데 아래 자료는 모 의원의 입법조사 자료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근로자의 근로시간은 「근로기준법」제50조에 따라 주당 40시 간을 초과할 수 없고, 1일 8시간을 초과할 수 없음
 그러나 동법 제59조에서는 버스 운전자를 비롯한 운수업 운전자에 대해 주(週) 12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를 허용하는 특례를 규정하고 있음 ­ 즉, 엄격한 근로조건 규제로 공중 생활의 불편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운수업 등 몇몇 사업에 한하여 그 규제를 완화하여 사용자가 근로자대표와 서면 합의 를 한 경우에는 연장근로의 한도인 주 12시간을 초과하여 연장근로를 할 수 있게 하고, 휴게시간을 변경할 수 있게 한 것임


이렇게 되어있습니다. 법령은 출처에 자세하게 나와있습니다.

즉, 우리 나라에 근로기준법에 의거한 노동시간의 제한은 있지만 운수업 등에는 그 제한이 사실상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실제로 운전기사들이 얼마나 근무하고 있는지 살펴보니, 아래와 같은 자료가 있었습니다.

 운전시간 설문조사에서 1일 2교대제와 준공영제를 수행하고 있는 서울 시내버스 노동자들은 대부분 하루 12시간 이내 운전 (86.9%), 주 56시간 이내 운전 (97.1%)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기 시내버스 노동자들은 하루 15시간 이상 운전하는 경우가 전체의 95.7%나 차지하였다. 또 경기 시내버스 노동자들의 주당 운전시간은 56시간 이상이 76.3%였고, 72시간 이상도 4.9%나 됐다. 경기 광역버스도 장시간 운전에서 이와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경기 시내와 경기 광역버스 노동자들은 격일제 운전이 기본이나 한 차량당 2명의 기사가 배치되어 있지 않아, 실제 하루 15시간 이상씩 3일 연속 근무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 기본임금이 적어, 적정임금을 확보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이런 장시간 노동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수용하고 있었다.

이 자료에서는 시내버스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했지만, 관련 법에 의해 아마 관광버스나 시외버스도 비슷한 상황일거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 같은 보고서에서 운전 시작후 10시간 이후부터 집중력이 급격하게 낮아진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충분한 휴식이 없이 격일로 운전하는 경우에도 위험도가 증가한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격일 운행의 경우 졸음 운행할 확률이 50%나 증가한다고 합니다.

문제는 도로에서 사고위험이 이렇게 증가하고 또 자칫하면 이렇게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인데도, 적은 임금과 회사의 이득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런 특례법이 유지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뉴스 검색을 해보니 이미 2009년에 운수노조측에서는 이 특례법을 없애고 근로시간을 줄이자는 골자의 법안을 요구한 적이 있더군요. 실제 기사들은 장시간 근로가 힘들고 사고 위험을 높인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글이 길어졌는데요,

실제로 이번 사고가 이런 문제들에서 시작된 것인지는 당연히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안타까운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운수업 근로자들의 근로 환경을 개선하고, 대형 차량들의 졸음 운전이 아예 근절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랄 뿐입니다. 사회 여러 방면에서 이익보다 사람들의 안전을 우선시하는 제도적 안전장치가 좀 더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이상입니다. (_ _)
출처 입법조사자료, www.silee.co.kr/admin/bbs/down.php?code=legislation&idx=6421&no=1
버스 운전노동자 과로 실태와 기준 연구 요약자료, http://kilsh.tistory.com/761
“운수업 근로시간 연장 불허해야”,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25810.html
“장시간노동 권장, 운수 노동시간 특례 폐지하자”, http://www.vop.co.kr/A0000027194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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