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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포자기 심정으로 적는 Yes-CUT 규제에 관한 내 생각.
게시물ID : comics_115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간유구
추천 : 2
조회수 : 35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7/23 15:58:09

생각을 가다듬어볼 여력마저 없음으로 없음체

뭐... 일례로
나는 귀귀 작가 만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사실 싫어한다.
이말년 작가 만화도 꽤나 적응이 안 된다.
아무래도 연식이 좀 된 구세대라 .... 하...... 한때 나도 알파벳 세대였건만.
암튼.

하지만, 그럼에도 귀귀 작가의 만화 속에 이따금 보이는 기발한 말장난은 꽤 신선하고 날 웃게 만든다.
그 한 예가 바로 아래의 한 장면.

0.jpg
1.jpg
2.jpg

ㅋㅋㅋㅋ 지저스 크라이스트, 나 뿐이냐?
거기다 와장창이라니 ㅋㅋㅋㅋ 이말년 작가의 뜬금없는 - 하지만 가만 보면 꽤나 계산된 역발상과 반전은 몇 번이고 나를 웃게 만든다.

그래도 앞서 말했듯 난 구세... 하아.......구세대라 그런지 귀귀 작가나 이말년 작가의 만화는 참 소화가 안 된다.
이런 면을 볼 때, 좀 그림체 정갈한 쪽이 취향이라고 볼 수 있겠다.
최근 뭐랄까.. 미장센? 뭐 그런 의미에서 무척 감탄한 작품은 문정후 작가의 [고수]였다.
그.. 뭐라더라... 버드아인가 뭔가.. 암튼 위에서 카메라로 조망하는 영화적 기법을 도입한 그의 연출력은 정말이지 나를 전율하게 만들었다.

20151002_021436.jpg

이 얼마나 멋진 장면인가!
내가 알기로 문정후 작가는 주로 무협물을 그려온 것으로 안다.
어떡하면 좀 더 멋지게, 좀 더 박력 넘치게! 컷에 무공이라는 힘의 규모를 담을 수 있을까... 그가 얼마나 고민하고 연구했을까.
확실히 나는 이런 멋진 그림이 담긴 쪽을 좋아한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이, 내가 매우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이 바로 파주스님 주호민 작가다.
물론 주호민 작가의 그림 정도를 두고 의견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여기선 어디까지나 위에서 말한 [정갈한 그림체]라는 걸 두고 볼 때 주호민 작가는 이에 다소 미흡한 면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스토리텔링 즉 이야깃꾼으로서 재능을 가졌다.
거기다 사람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마음이 작품 속에 묻어난다. 그래서 정말이지 좋아한다. 그의 작품을 사랑한다.
그러고 보니 강풀 작가도 이와 같은 -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담고 있어 좋아한다.
물론 그의 은근한 아재개그 코드도.
또한 물론 그의 구수한 똥 개그 코드.. 도... ㅎ

근데 정부의 규제와 심의가 들어온다면...
일단 귀귀 작가의 저 어쩐지 병맛인데 그 와중에 낄낄 웃게 되는 - 시큼하게 번뜩이는 개그를 더 이상 보지 못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당장은 그렇지 않겠지만... 혹시 모른다. 그래도 한때 알파벳세대에 속했던 나도 소화하기 거북해하는데
이른바 규제위원회에 속할 냥반들 연령층을 생각하면
이말년 작가의 만화를 두고 " 하.. 나... 이걸 작품이라 불러야 돼? 하.. 참.. 허.. " 이런 짓 벌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러다 또 좀 더 나아가면...
강풀의 [26년] 같은 작품은 27년, 28년, 29년 하다가 결국 [가제:xx년]이란 이름으로 그의 하드에 영원히 처박힐지도 모를 일이다.
그의 절절하게 마려운 똥 카툰도.

찰나일지언정 반짝 빛나는 웃음.
진득하고도 은은하게 - 따스하니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을 공유하며 느끼는 행복.
이 모든 즐거움이 제약받는 것은 창작자이든 소비자이든....
한번 살고 가는 인생에서 가뜩이나 놓치는 게 많은데, 이런 것마저 잃어야 하나 싶다.

......
근데 또 가만 보니... 참...
이른바 [작품]이라 불리는 것들은 모두 예술의 산물이고
내 짧은 배움으로 예술이란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라 배웠다.
그리고 사람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선 무엇보다 우선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배웠고
스스로도 살아보니 정말 그렇구나 느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소비자를 - 정확히 말해 사람을 개 돼지 노예 저능아 취급하는 것들은
작가라는 직업을 가질 수 없다고 본다. 아니, 가질 수 없다.
누구보다 타인과 공감하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 작가이지 않은가. 근데 뭐? 지능?
똥 싸고 자빠진 소리들이지.

아마 규제가 들어온다면 우선 심의의 형태를 띄게 될 것이고
그 심의의 과정에서 최소한 기본적인 작가의 소양 - 사람을 따뜻하고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부족한 창작물은
분명히 걸러지게 될 것이다.
꼰대 꼰대 하지만 그 꼰대들이 또 이런 건 기가 막히게 잘 잡아낸다. 사람 살아온 이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거다.
살면 살 수록 이 또한 절절히 느낀다. 절대로 사람 살아온 내력 함부로 보면 안 된다. 그러다 작살난다.
.... 물론 저어기 어디 위에서 이래라 저래라 훈시 제 1 조 뭐 이런 게 내려오지 않는 이상, 이라는 전재 하에서.

정말이지 너무나 기본소양이 부족한 창작자들이 많다.
뭔가, 너무나도 잘못 되었다.
이런 식이면 규제가 없어도 망하게 된다. 아니다, 이미 망했다.
아무리 땅이 비옥하면 뭐하나 거기다 심는 씨앗이 개똥인데.

소수집단이 사람들의 생각을 이래라 저래라 금 긋는 것.
그래서 얼마 살지 않을 생에 그래도 어쩌다 건지게 될 즐거움과 행복과 감동을 잃는다는 것
정말이지 싫다.
하지만 어차피 망할 거면, 어차피 건져볼 바가 없을 치면
차라리 판 다 뒤집어 엎어버리는 것도 이젠...

하나의 선택이 되어버린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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