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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갈에 대한 나의 입장
게시물ID : freeboard_13376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함량미달
추천 : 1
조회수 : 25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7/25 13:39:09
메갈에 대한 나의 입장

1. 미러링의 효과는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 내가 미러링의 효과를 인식한 건 일베 때문이었다. 내가 다니는 커뮤니티는 대부분 남초 커뮤니티였고 본인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여성혐오나 외국인 혐오가 팽배했다.
 일베가 두각을 드러내며 제대로 여성혐오와 외국인 혐오 등을 보여주자 커뮤니티들은 어느 정도 자정되기 시작했다. 완전하지는 못하더라도 어느정도 혐오에 대한 자각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메르스 갤러리 시절 난 어느 정도 그녀들을 지지했다. 아니 지지했다기 보다 웃겼다. 여성혐오로 당했던 말들을 그대로 가져온 상황이 기발하고 유쾌하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2. 내가 그녀들을 처음에 옹호했던 건 한 게시글에 공감을 하기도 해서였다. 여성혐오는 있지만 남성혐오는 없다고, 이렇게 우리가 행동하는 건 정말 혐오해서가 아니라고. 그때는 그게 맞아 보였고 아마 맞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메갈 안에서 그녀들의 글들이 반복되기 시작하면서 단지 남성들의 용어만 미러링한 건 아니었다. 어느 순간부터 그녀들은 혐오까지 미러링하기 시작했고, 그녀들의 행동은 더이상 컨셉질이 아니게 되었다. 그녀들은 정말로 남성을 혐오하기 시작했다.

3. 사실 거기까지는 내 개인적 가치관으로는 상관 없다고 본다. 하지만 내가 도저히 그녀들을 인정할 수 없는 건 윤리적인 문제이다.
 내가 일베가 싫은 건 정치적 성향 때문이 절대 아니다. 고인을 모독하고 타인을 차별하는 윤리적 문제가 싫은 것이다. 
 그런데 메갈의 유저들은 그러한 모습도 미러링을 하고 있었다. 노체를 쓰거나 재기하라며 고인을 모독하고 자신들을 합리화했다. 일베가 노체를 쓰는 건 심지어 그녀들을 향한 것도 아닌데!

4. 한 번 메갈에 글을 쓴 적이 있다. 한남충인데 니들 다 알겠으니까 고인 모독만 안 하면 안 되겠냐고. 5분 뒤에 글을 확인하니 어마어마한 댓글이 달려 있었고, 그 모든 댓글들은 입에 담기도 힘든 심한 욕설들 이었다. 어디서 맨스플레인 짓이냐며.

5. 하나의 페미니즘 운동이라고 하지만 그녀들에겐 오직 여성만이 중요하다. 다른 소수자, 동성애자와 같은 이들 또한 여성이 아니면 그녀들에게 혐오의 대상일 뿐이다. 차별을 반대하며 등장한 단체가 소수자를 박해하는 것이다. 이것이 온당한 행동인가.

6. 내가 확인한 바로 그 안에서는 토론이 없다. 오직 여성의 편이며 나머지는 모두 적이다. 대상으로서 여성이 아니라 주체적 여성으로 인정받거나 하는 생각이 별로 없어 보였다. 남자에게 기생해 주머니를 털은 건 옳은 행위였고, 공평하게 분배해 내는 건 루저페이였다.(사실 난 더치페이에 별 관심이 없다. 더 많이 버는 쪽 더 형편이 나은 쪽이 조금 더 내고, 그걸 당연히 생각하지 않고 서로 배려하며 생각하면 되는 거 아닌가.) 그 뿐만 아니라 별로 주체적 성적 대상화를 지양하면서 남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를 하는 이들도 상당 수 보았고.

7.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은 일베를 미러링하니 일베처럼 욕먹는 것도 당연하다고 하더라도. 
 범죄자가 생기면 범죄자를 처벌하되, 그 범죄자를 만든 사회환경도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확실히 우리나라 여성들은 사회 뿐만 문화나 일상 생활 등에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차별을 당하고 있었고 우리는 모두 관심이 없었다.
 메갈은 여성이 차별당하는데 반해서 나타났다. 만약 여성 문제에 관심을 갖고 그들에게 공감을 해준다면 그녀들을 욕하는 데 더 당위가 생기는 게 아닌가?

8. 어느 순간부터 메갈이 미러링이라고 하면서 혐오하는 것에 난 효과가 사라졌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남성들은 컨셉으로서 혐오를 보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혐오하는 그녀들을 보면서 우리를 되돌아 보지 않고 혐오하는 그녀들만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가지 그녀들로 인해 달라진 걸 뽑아 보자면, 여성에 대한 이슈를 표면 위에 끌고 왔다는 것이다. 그저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서 여성 차별에 대한 글만 올렸다면 자기들의 불만 성토 공감하는 장소지 남성 대부분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을 것이다. 

확실히 남성을 타겟으로 공격하며 그들의 주목을 받는 데는 성공하였다.
그럼에도 나는 죽은 자를 조소하고, 소수자를 박해하는 그녀들의 방법론에 도저히 지지를 보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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