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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최고의 키보드 배틀 "예송논쟁" #2
게시물ID : history_264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리조각
추천 : 27
조회수 : 1806회
댓글수 : 32개
등록시간 : 2016/07/26 22:55:45


1편이 광속 베오베를 갔네요..... ㄷㄷㄷㄷㄷ 

웹툰 사태로 멘붕이 올때까지 와서 정신좀 달래보고자 썼더 글인데... 감사합니다 ㅠㅠ




1펀은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57521

참조하시구요. 시작합니다. 원래 반말체여서 부득이하게 계속 가겠습니다.(왜 반말로 쓴걸까... )





안녕 친구들 2차 예송논쟁이 왔어!


역사서에서는 1차 예송논쟁을 기해예송, 2차 예송논쟁을 갑인예송이라고 불러. 뭐 이런건 상관없고,

어쨌든 1차 예송논쟁에서 왕이 편들어줬겠다. 눈에 가시같던 남인놈들을 키보드로 꼼짝 못하게 했겠다

서인들은 어깨가 아주 쭉쭉 펴졌지.




근데 1차예송에선 자의대비의 아들(효종)이 죽었잖아? 근데 얼마 안있다가 이번엔 며느리(효종의 부인)가 죽네......


자의대비 : 아놔..... 내가 뭔 죄를 지었길래 아들부부가 쌍으로...... ㅠㅠ


뭐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서인들이 나섰지

서인 : 전하~ 이번에는 상복을 1년 입으면 됩니다~

현종 : 그래? ㅇㅋ

그렇게 넘어가나 했더니...... 읭? 



삐빅 - 오류가 감지되었습니다. 옴닉사태발발... 은 아니고...




여기서 문제가 하나 생기는데 

1차예송때는 경국대전에서 장남이나 차남이나 1년 입는걸로 되어있어서, 송시열이 1년 입자고 한걸 실드칠수 있었단 말이지? 

이건 정통성문제가 아니라고 하면서 말이야.

근데 시바 경국대전에 맏며느리 상은 상복을 1년 입고, 둘째며느리부터는 상복을 9달 입는다네?


송시열 : 아놔... 시바..... X같네... 어쩌지...



왜냐하면 효종은 둘째야. 소현세자라는 형이 있었단 말이지. 근데 이 소현세자 와이프가 민회빈 강씨라는 분인데 이분이 어떤 분이냐 하면 

소현세자랑 청나라 다녀와서 와 님들 청나라 짱임. 우리가 양키니 어쩌니 할 필요가 없어요. 걔네 존나 잘 살음. 본받아야됨

이런 입바른 소리로 유학자들과 키배 뜨다가 시아버지(인조)한테 역적으로 찍혀서 죽은 사람임....

(물론 여기에 대한 사실관계는 상당히 다른 의견이 많이 있음)




근데 이 역적년이 맏며느리네? 송시열은 부들부들했지...

자기가 경국대전 들먹였는데, 둘째며느리 상에 1년입자고 주장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9개월 입자고 하자니깐 역적년을 맏며느리로 인정하는거야.

진짜 진퇴양난이지.... 그러나 유학자들에겐 뭐가 있나? 

PO고집WER!!!!!

송시열은 결국 처음의 서인의 주장을 뒤엎고 효종의 부인인 인선왕후의 상에 상복을 9개월 입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경고!! 현종의 빡침이 감지되었습니다.




현종 : 이 시바것들이 일처리 똑바로 안하냐? 야 예조 관리들 다 짤라버려!!!

현종은 빡쳐서 예조 관리들을 파직해버리고, 서인들은 난리가났다.



여기서 중요한건 현종이 빡친 이유인데, 물론 서인들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것도 꼴보기 싫어겠지만, 

더 중요한건 일사분란하게 1년을 주장하던 서인들이 송시열이 엣헴 한번 하니깐 전부 9개월로 돌아섰다는데 있지.

가만 보니깐 송시열 파워가 장난이 아닌거야.




그리고 더 근본적인 문제가 하나 있는데, 사실 조선은 막말로 이성계가 칼들고 왕씨들한테서 빼앗은 나라야.

태조가 고려를 빼앗기 전에는 걔도 걍 평범한 사람(사대부)이란 말이지.

근데 왕이되고 나서 이씨가 왕족이 되었는데... 과연 이 왕이라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되는 뭔가가 있느냐?

왕의 법도는 사대부의 법도와 다른가? 이부분에서 기본적으로 왕과 유학자들이 의견은 사방으로 갈릴수밖에 없어.




왜냐하면 조선은 아주 독특한 나라인게, 진짜 절대왕조 국가인데, 유학에 근거해서 유학자들은 엄청 존중해.

왕이 결정을 내릴때 이렇게 하자... 라고 하는법이 없어. 상소가 올라오면 이 상소를 보니 참 맞는말 같다. 이대로 하자.

정책 결정이 이런식이야. 진짜 신하들의 의견을 엄청 존중하는 국가지. 대신 역모에는 가차없고...

왕권신수설 같은허무맹랑한 말이 아니라 서양의 모더니즘이전에 이미 진짜 합리성을 기반으로 하는 왕조였단 말이지.

니체 : 신은 죽었다!!!

율곡이이 : 뭐? 신? 아직도 그런 뜨뜨미지근한걸 믿어?





하여간 그러다보니, 현종이 보기에 서인의 주장은 말이 안되는거야. 그리고 그때 남인들이 다시금 들고 일어나지



남인 : 아니 저번에는 경국대전 들고 나와서 1년으로 하자며? 야이 시바야 그럼 정통성 인정하면 인선왕후 상에도 1년 입어야지

서인 : 야 그게 아니라... 그리고 의례에 보면 둘째 며느리는 9개월 입는게 맞지... 

남인 : 와. 시바 태새변환이 아주 우디르 급이네. 경국대전 들고 나오더니 의례 얘기는 왜 꺼냄?

서인 : 아니 뭐 근거 찾아다주면 귀막고 안듣냐? 아놔 진자 말 안통하네.

남인 : 결국 너네는 효종을 정통으로 인정 안하겠다는거 아냐. 시바 차라리 솔직해져라.

서인 : 와 몰아가는 스킬 보소. 체이부정이라고 체이부정 모르냐? 이 무식한 넘들아.




현종 : 또 체이부정.... 아 진짜 보자보자하니깐, 울아버지(효종)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결국 정통 왕으로 인정 안한다는거구만?




1차 예송논쟁에선 사실 서인들이 남인들의 반박에 빠져나갈 구멍이 있음. 정통성을인정하던 안하던 법대로 하자면 1년이니깐...

근데 2차 예송논쟁에서는 사실 논리적으로는 남인들 말이 어느정도 맞거든.(효종을 정통 왕으로인정한다는 가정하에)

그래서 현종은 정치적인 이유, 그리고 기본적인 유학에 대한 온도차 이런 이유를 들어서 송시열한테 엄청 쿠사리를 주지...



현종 : 닥치고 1년 입는다. 앞으로 한번만 더 의례와 선왕에 대해 왈가왈부하면 아주 그냥 역적으로 인정함. 까불지 마셈



캬아.... 이말이 앞으로 얼마나 큰 피바람을 몰고올지는 모른채.....

안타깝게도 현종은 예송논쟁이 끝나고 얼마되지 않아서 돌아가심..... 




남인 : ?????????????

서인 : ??????????????




아니 조선왕조실록 쓰신분이 존나 임성한이세요? 스토리 막장으로 달려가던중에 갑자기 왕이 돌아가시면.......



뭐 예송논쟁은 이렇게 끝나게 됨. 뒷얘기도 있지만 뭐 장희빈 관련 드라마 영화 보면 많이 나오니깐...

개인적으로 예송논쟁은 어릴때의 선입견 때문에 조선시대의 병크로 많이들 생각하지만 

사실은 효종의 왕위 정통성을 인정하느냐 하는 정치적인차원에서도 그렇고

왕과 사대부는 절대적인 상하관계인가? 동등한 파트너인가? 하는 국가운영철학에 대한 문제

그리고 조선의 키보드배틀중 가장 중요한 주제였던 이기일원론과 이기이원론의 문제이기도 하지.




그리고 현종의 아들인 숙종때 결국 이때의 일로 인해 피바람이 몰아치게 되는데.....

과연 조선중기 최고의 아가리 파이터 송시열의 운명은? 어차피 나중엔 다 뒈질거...



to be 컨틴뉴.... 일리가 없잖아




출처 뜬금없이 쓴 글이 베오베에 가고 많은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셔서 엄청 많이 배웠습니다.

역시 조선왕조실록은 팔게 많군요...여러분 웹툰덕후 때려치고 모두 역사덕후가 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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