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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진중권 같은 사람들이 젊은 남성들을 이해할 수가 없죠.
게시물ID : freeboard_13405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장승업ㅂ
추천 : 5
조회수 : 42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8/02 14:57:27
같은 남성이지만 사실은 다른 계층이니까요.

부자와 빈자
여성과 남성
기업과 노조
정규직과 비정규직
영세자영업자와 알바
임대인과 임차인
판매자와 소비자
..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분쟁은 타인에 대한 이해 부족이고
이것은 자기가 속한 계층에 따라 그 이해도가 결정됩니다.

서는 데가 바뀌면 풍경도 달라진다는 말처럼
사람은 자기가 속한 계층의 시각으로 볼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그나마 갖가지 계층을 경험해본 사람이 다른 계층을 더 이해해볼 확률이 높긴 하지만
그래도 위치가 바뀌면 입장도 손쉽게 바꿔버리는 것이 인간인데,
애초부터 전혀 다른 계층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말할 것도 없이 이해의 폭이 엄청나게 좁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 사회는 남성 우월 사회가 맞습니다.
그러나 이는 모든 남성이 우월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권력의 최정점에 서있는 자들은 모조리 남성이에요.
현재 대통령이 여성이긴 하지만, 정점에 근접하면 할수록 거의다 남성천지고
대부분의 직종에서 '성공'이라는 인증을 받으려면 남자인게 적어도 불리하진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돈이 많거나, 권력이 있거나, 혹은 사회적으로 명망있다고 인증받은
소위 '성공한 남성'은 자신이 남성이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권리나 이익을 직접 누리기가 쉽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성공하지 못한 남성'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가 없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사회에서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은 10%도 안된다는 겁니다.

현재 한국 대부분의 남성들은 성공은 커녕 어떻게든 좀 살아볼까,
수재는 의대로, 문과면 공무원으로, 이과면 공대
과거에는 다들 저마다 꿈이 있었겠지만 현실이 이렇다보니 먹고살기 위해 그렇게 검증된 길만 가야하는게 현재 젊은이들입니다.

이런 계층의 남성들은 상위계층의 '남성'들에게 주어지는 그런 특권에 대해서 전혀 알지도 못하고
평생동안 그 근처에 가지도 못하고 그냥 살다가 죽는 것이 예정되어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특권과는 별 상관도 없이 살아왔지만 남성이라는 이유로 
전통적인 남성에 대한 의무는 대부분 그대로 짊어지고 살아가야합니다.

남자답게 뭔가 고장나면 잘 고칠 수 있어야 하고,
남자답게 무거운 것 있으면 팍팍 잘 들어야하고,
남자니까 데이트 할때 돈도 많이 내야하고,
남자니까 결혼할 때 집도 해와야되고.

마찬가지로 한국여성도 힘들긴 매한가지죠.

각종편견 사회관습 이런건 따로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고
무엇보다 '성공하길 원하는 여성'에게는 정말로 '주류남성'이 지배하는 사회는 정말 지옥과 같을 것입니다.
이 점에 있어서는 남성보다 여성이 느끼는 고통의 감정이 말할 수도 없이 크다는 점은 당연합니다만,
대신에 여성이기 때문에 나오는 배려로 어느정도 최저수준의 삶에서는 남성보다 나을 가능성이 높죠.

굳이 극단적으로 비유를 하자면 젊은여성과 젊은남성이 같은 한국사회에서 살더라도
남자는 억만장자가 될 수도 혹은 노숙자가 될 수도 있는 미국식의 무한경쟁 사회속에 있고
여성은 최고도 고만고만하지만 또 어느정도 삶이 보장되는 유럽식의 사회속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남성과 여성을 막론하고 숨막히는 무한경쟁사회에 있다는것은 당연한 것이며,
위 비교는 그 경쟁의 상대성을 말한 것 뿐입니다.)
이는 남녀간 평균수명 혹은 기대수명 비교를 통해서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아무튼 남자여자 누가누가 살기 좋냐 따지는건 별로 중요하지도 않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결국 남성과 여성을 막론하고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건 '소수의 주류남성'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여성과 남성을 막론하고 우리 모두는 '소수의 주류남성'에게 지배받고 있는 것이죠.

이쯤 얘기하면 우리가 늘상 보아왔던 '노-노 갈등'의 양상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재 젊은 여성과 남성의 갈등은 소수의 주류남성이 의도적으로 기획한 것은 아니고 
피지배당하고 있는 남성에 대한 완벽한 몰이해 때문에 비롯된 것이므로 다른 점은 있습니다만

대결양상이 보다 궁극적으로 더 가진자에 대한 공격보다는
없는 연놈들끼리 네가 더 가졌다 아니다 네가 더 가졌다 하면서 물어뜯고 있는건 분명하니까요.

말이 되게 길어졌는데, 어쨌든 그런 소수 주류 남성은 가지지 못한 젊은 남성을 이해 못한다는 겁니다.
진보에서 좀 나간다 하는 남자들이 메갈에 대해 분노하는 남성들을 보고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왜저렇게 찌질해?"

즉 '나는 찌질하지 않은 사람이고 저놈들은 남자가 돼가지고 뭐 살기 힘들다고 찌질하게 난리 피운다, 못난 놈들'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죠.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 사람이 진보든 보수든간에 유명세를 업고 나오는 사람이면
어느정도 성공한 사람이고 찌질하지 않은 사람이죠.

데이트비용을 어떻게 마련할까 고민하고
집구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나중에 부모님 노후는 어떡할까,이 따위 고민하면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성공과는 거리가먼  90%의 남성은 찌질한 사람이 맞습니다.
물론 저도 그 찌질한 90%에 속한 사람이고요.

그들은 찌질하지 않고 성공한 사람이니까
이미 결혼도 해서 애도 있고, 먹고 살기에 지장도 없고
혹은 애인도 있고, 여자도 잘 만나고 하니까 알 수가 없습니다.

왜 대다수의 젊은 남성들이 그렇게 찌질하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지.
못나서 찌질하게 살아가는 것인지 사회구조가 엉망이라 결국 대다수는 찌질하게 될 수 밖에 없는 것인지
성공한 사람들은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딱 돈많은 인간들이 많이들 갖고 있는 생각
"요즘 젊은 이들이 노력을 안하니 그모양이다. 노력하면 다 된다"
이것과 하등 다를바가 없는 말이죠.

진중권 손석희 같은 사람의 눈은 그렇게 밖에 안보이는 겁니다.
'남자가 얼마나 유리한데 지들이 못나서 못되는 걸 남탓한다'라는 인식을 기본적으로 깔고 갈 수 밖에 없어요.

반면 자기들이 짓밟은 경쟁대상 즉, 수많은 여성들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시각을 가질 수 있죠.
어차피 자신들의 경쟁대상이 될 여성들은 전혀 자신들의 자리를 위협할 만한 세력이 아니니까요.

위협이 되지못하는 존재에겐 또 한없이 관대한 것이 인간이기 때문에
그들이 갖고 있는 '약자착취에 대한 부채'를 '여성에 대한 배려'로 풀며 자기 위안 하는 것이죠.

이쯤되면 왜 때때로 '진보의 이중성' '진영논리'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지도 이해할 수 있죠.
진보인사들이 배워서 머리속에 넣은 것은 '약자에 대한 이해,배려,포용' 이므로
기본적으로 약자를 위해서 싸우긴 합니다만,

이것의 가장 큰 문제는 강자-약자 라는 프레임이 올바르게 설정되었다면 항상 옳은 소리가 되지만
이런 강자-약자의 프레임은 항상 같은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약자라는 프레임에 들어있다고 하지만
때로는 노동자가 갑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알바가 갑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임차인이 갑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여성이 갑이 되기도 합니다만,

이런 개별적인 사례에 있어서의 프레임전환에는 약한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머리로만 배웠지 몸으로 느껴본 적이 없거든요.

결국 찌질하게 살아보지 못한 그들은 압도적 다수인 찌질한 남성을 이해할 수 없는 것입니다.
출처 http://mlbpark.donga.com/mlbpark/b.php?m=search&p=1&b=bullpen2&id=5582913&select=stt&query=%EC%A7%84%EC%A4%91%EA%B6%8C&user=&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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