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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아르바이트(신문배달부편)
게시물ID : humorstory_1135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의자
추천 : 10
조회수 : 40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06/02/04 02:01:07
펌인걸 말해드리구요 ㅡ ㅡㅋ
2000년도 꺼에요..;; 그래도 선사시대껀 아니네요
21c꺼니까;;

저작권은 가브리앨님한테 있구 사후 50년이 안지났지만서두
영리목적이 아니고 연락처가 기억이...;; 그래서 움움;;

오뎅장사 님 글 읽고 생각나서 올려바요 ㅡ ㅡㅋ  이거 말고도 여러 편 있네요
그럼 즐감~
**************************************************************************
[1] 신문배달하기. 

 대학교 1학년 여름 방학때 친구 영대녀석이 내게 신문배달을 권유했다. 

영대 : 배달의 민족!!!  알바 할꺼면 나처럼 신문배달 해보지 않으련? 

리앨 : 그거 별 재미도 없고, 돈도 별로 못벌잖어? 

영대 : 매일 아침 잠깐만 산책을 하면 용돈이 저절로 생기지 후후.. 

리앨 : 에이..그래도 칙칙한 신문배달이 웬말이냐.. 

영대 : 우리 보급소에 이쁜 여대생 배달부도 많지. 

리앨 : 잠깐 산책만 하면 저절로 용돈이?  그거 멋지군.. -_-; 


이리하야 시작한 신문배달!   

젠장...이때만 해도 신문배달이 얼마니 힘든지 상상할수도 없었다. 








[2] 지리외우기 

새벽 4시 30분 !       

천근만근의 몸을 억지로 일으켜 신문지국으로 향했다. 

신문이 아침 6시까지 배달되지 않으면 당장 지국장에게 협박전화를 해대는 

의지의 한국인들때문에 이렇게 엄청 일찍 일어나야한다. 

어두컴컴한 거리를 걸어가는데 새벽이라 아무도 없을줄 알았던 거리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리어카를 끌고 다니는 청소부 부부,  거리를 쓸고 계시는 미화원아저씨, 

우유 배달부 아줌마들, 독서실에서 밤샌 중.고등학생, 밤새도록 일하는 

포장마차 아저씨,  차안에서 졸고 있는 택시운전기사...! 

정말 이런 새벽이 아니면 볼수없는 신선하고 아름다운 장면들이었다. 

그러나...! 

여기 저기 파전을 만들어내고 쓰러져 있는 주취자들, 순찰차를 골목에 짱박아 놓고 

자면서 동네를 지키는 경찰아저씨들, 마구 싸워대는 도둑고양이와 집없는 개, 

밤새 일하고 퇴근하는 여자들, 이시간에 뭘하며 돌아다니는지 궁금한 양아치들. 

정말 새벽이 아니면 볼수없는 아름다운 장면들이었다. -_- 


 첫날은 지국장님을 따라서 배달할 집을 암기해야만 했다. 

지국장은 스쿠터에 신문을 싣고 다니고 나는 거의 뛰다시피 쫒아다니며 

달동네를 누볐다.   마치 권투선수와 매니저 같다. ^^ 

물론 첫날에 100여군데를 다 외우는건 무리다.  ( 나만 무린가? -_- ) 

게다가 집만 외우면 되는것도 아니었다. 


지국장 : 이집은 조선일보가 아니라 국민일보지. 

 리앨 : 어?  조선일보만 돌리는거 아니었어요?   

그곳은 여러가지 신문을 조합한 곳이었던것이다. 


지국장 : 자 이집은 소년조선일보,  자 이집은 스포츠 조선. 
    
        자 이집은 매일경제,  자 이집은 코리아 헤럴드..   

        자 오늘이 토요일이니 이 집은 주간조선..! 

 리앨 : 헉헉..헉...-_-; 

돌리는 신문종류가 7가지나 되어 지리암기는 커녕 신문종류도 헷갈렸다. 


 리앨 : 헉헉..근데 월급이 얼마나 되죠?.. 

지국장 : 신문 1부를 한달동안 돌리면 천원을 주지. 

 리앨 : 파하하....농담이시죠? 

지국장 : 정말이야.. 

 리앨 : 파하하..지금 그만두면 안되나요? -_-; 

지국장 : 안돼..-_-; 

그 당시 신문 1부를 한달동안 돌리면 천원!  즉 한달동안 100부를 돌리면 

10만원을 줬다. 적게 돌리는 사람이 100부였고, 돈에 눈이 먼 녀석들은 

200부, 300부도 돌렸다.      신문배달해서 집 사려나..? 

요즘은 면허증도 없으면서 거의 스쿠터를 타고 돌리지만 당시에는 자전거도 

모자라서 못탔던 시절(?)이었으니 ...! 

게다가 하필 내가 맡은 동네는 부산여자 상업고등학교 주위 동네였는데 무지 

가파른 동네라, 한달동안 10만원버는게 미친짓으로 생각될 정도였다. 


달동네도 달동네지만 더 힘든건 아파트였다.  흔히 아파트에 신문돌리는게 무지 

편할거라고 착각을 하는데 5층 이상 가는 아파트면 몰라도 절대 편할리가 없다. 

엘리베이터가 없는것은 물론이고, 신문을 1층 우편함에 넣어서는 안되고 5층까지 

올라가서 일일이 대문앞에 두고 와야 하는데다 각동마다 모두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야 하므로 아파트 몇개를 해치우면 녹초가 되곤했다. 


이런식으로 100여군데를 다 돌리고 나니 온몸이 땀으로 절었다. 

하지만 그 댓가이기라도 하듯이 언덕에 앉아서 보는 일출은 정말 장관이었다. 


지국장 : 어때?  할만해? 

 리앨 : 예...할만하네요.  ;;;-_-;;;   

지국장 : 돈벌기가 이렇게 힘든거야. 

 리앨 : 월급이 12만원이면 오늘 하루 4천원을 벌었네요. 하하.. 

지국장 : 이야!  벌써 100군데를 다 외웠어? 

 리앨 : 에이..하루만에 100군데를 어떻게 다 외워요? 

지국장 : 다 외워서 너 혼자 다닐때부터 일 한걸로 쳐주는거야. 

 리앨 : 하하하...그렇군요..  '영대 이녀석 두고보자..-_-; ' 


이미 하루를 공짜로 일했으니 무를수도 없고 빨리 지리를 외우는게 상책이었다. 

 다음날 신문배달을 하면서 나는 집마다 일일이 나만의 낙서를 해두었다. 

그리고 A4 용지에 일일이 약도를 그리면서 다녔다. 

이로인해 3일만에 100군데를 완전히 다 외우게 되었고, 지국장님은 3일만에 다 

외운건 보급소 생긴이래 내가 처음이라며 돈에 환장한 나를 칭찬했다. -_-; 

믈론 우리집은 신문을 공짜로 보게 되었다. 

아버지는 조선일보, 어머니는 국민일보, 둘째녀석은 스포츠 조선, 괴물 막내는 

소년조선일보,  그리고 나는..............코리아 헤럴드..-_-; 





[3] 광고지. 

4일째 출근하던날 새벽이었다....!     

' 이제 지리도 다 외우고 했으니 시간을 단축시켜보자'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씼고 보급소에 도착하면 5시. 

신문 100여부를 가방에 넣고 배달하기 시작해서 끝나면 7시정도가 되었다. 

' 오늘은 6시 30분까지 배달을 모두 끝내리라..' 

굳은 결심을 하며 보급소로 들어섰다. 

보급소안은 졸리운 눈으로 자신들의 신문을 챙기고 있는 신문팔이 소년,소녀들로 

가득했다.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듯한 퀭~한 눈과 초췌한 모습들...! 

활기찬 모습이라곤 눈씻고 봐도 찾을수가 없었다.   

말이 사람이지 수의만 입혀놓으면 시체나 다름없는 몰골들. 

컴컴한 새벽에 그것도 신문배달을 하기위해 깨끗이 목욕하고, 화장을 하고, 

옷맵시를 한껏 내고 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저 제일 편한 츄리닝을 입고 까치가 둥지튼 헤어스타일에 눈은 게슴츠레.... 

서로 대화는 커녕 눈 마주치는것도 귀찮다는듯이 묵묵히 자신의 일만 하고 있다. 

' 이쁜 여대생 좋아하네..-_-; ' 


가방에 재빨리 신문들을 챙겨서 나오려는데 지국장님이 나를 막는다. 

 리앨 : 왜요?   

지국장 : 광고지 넣어야지. 

 리앨 : 웬 광고? 

지국장 : 다른애들 하는거 봐바. 

어라?  모두들 광고지 전단을 신문1부마다 사이사이에 집어 넣고 있었다. 

그것도 한장이 아닌 여러장이었다. 

' 잘쳐 피아노 학원. 신입생 모집 줄리어드 음대 출신강사' 

' 잘패 태권도 학원. 신입생 모집 뒷골목출신 강사 완비' 

' 잘줘 단란주점 오픈. 기본무료, 안주공짜 '  등등.. 종류도 가지각색! 

이걸 신문 100여부 사이에 일일이 끼어넣는것 자체가 일이었고, 끝낸후 

가방을 드는데... 이익....무게가 또 장난이 아니다. 

' 이게 잠깐 산책하는거야? T_T' 

배달을 모두 끝낸후 집에 오니 또 7시를 넘겼다. 우..젠장 







[4] 비닐. 

정각 4시!         세수를 하고 거울을 쳐다보며 결심했다. 

' 오늘은 반드시 6시까지 끝내리라..' 

신문배달을 하면 할수록 마라톤선수처럼 시간단축에 관심이 쏠렸다. 


보급소에 도착하여 번개같은 손동작으로 신문100여부에 광고지를 급속도로 

채워넣었다.    차차차차착...!    이젠 다 넣는데 1분도 안걸린다. 

(뭔가 광고할게 있으면 신문배달하는 친구에게 부탁해서 지국장 몰래 넣어보길) 

가방에 재빨리 신문들을 챙겨서 나오려는데 지국장님이 나를 막는다. 

 리앨 : 왜요? -_- 

지국장 : 비닐 씌워야지 

 리앨 : 웬 비닐? -_- 

지국장 : 다른애들 하는거 봐바. 

밖에 비가 부슬 부슬 내리고 있었기에 신문을 일일이 비닐에 넣어야 했던거다. 

우우.....제기랄..  다시 신문을 모두 비닐에 씌웠다. 

등짝에 朝鮮日報라고 적힌 노란 비옷을 챙겨 입고는 달동네를 돌아다니며 

신문배달을 하는데 평소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비닐로 씌워놨기때문에 무슨신문인지 일일이 확인을 하고 넣어야했기 때문이다. 

배달을 모두 끝낸후 집에 오니 또 7시를 넘겼다.   





[5] 아파트. 

이젠 광고지 넣기도, 비닐씌우기도 무쟈게 빨리 해낼수 있었다. 

이담에 써먹지도 못할 쓸데없는 기술만 배우게 되는구먼.. 

이제 남은것은 배달 코스를 단축해 보는 것! 

하지만 책상에서 골머리를 싸매고 연구해봐도 지국장이 얼마나 교묘하게 코스를 

잘 만들어놨는지 그 이상 단축할수 있는 코스가 아니었다. 

세수를 하고 거울을 쳐다보다 문득 떠오르는 아이디어! 

' 그래..바로 이거야...  이건 지국장도 생각 못했을거다.' 

그 아이디어란 바로 아파트 각동을 옥상을 이용해서 넘어 가는것이었다. 

즉, 가동으로 올라가서 옥상을 통해 나동으로 내려오는식이었다. 

힘과 시간을 무지 절약할수 있는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저절로 힘이 솟았다. 


' 오늘은 반드시 6시까지 단축을...' 

이 엄청난 프로젝트를 머리속에 간직하고 집을 나선 나는 보급소에서 

신문들을 챙겨 얼른 달동네로 향했다. 

신문들 열심히 돌리던중 드디어 프로젝트를 써먹을수 있는 아파트 단지가 나타났다. 

신문을 돌리며 5층까지 걸어 올라가서 옥상문을 열고 나갔다. 

그리고 옆동으로 건너가 옥상문을 열고 내려가려는데... 

얼라?   문이 잠겨 있었다. -_-; 

예상치 못한 변수였다.    제기랄..힘이 쭉..빠진다. 

게다가 어떤 아파트 옥상입구는 이런글까지 붙어 있었다. 

' 속옷도둑놈! 너 잡히면 죽여버린다. 감시중이야!'   

누명을 쓸까봐 다시는 옥상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 

집에 도착하니 또 7시가 넘었다. 아~! 결코 깨지지 않는 마의 시간대인가? 









[6] 자전거. 

새벽 4시!  세수하고 거울을 쳐다보며 시간단축에 고민하던중... 

그때 뭔가가 뒷통수를 힘차게 쌔린다.   

' 오! 자전거가 있었지!!! ' 

보급소에 도착하자마자 신문을 챙겨 자전거에 싣고 달동네로 향했다. 


하지만 ...평지면 몰라도 달동네에서는 자전거가 오히려 짐이었다. 

그것도 가벼운것도 아닌 자전거뒤에 철근을 용접해서 붙인 쌀가마니 운반용 

자전거였다. 

' 헉헉...내가 미쳤지. 사서 고생을 하다니..헉헉..' 

타고 올라가는게 아니라 거의 끌고 다녀야만 했다. 

하지만 끝내고 내려갈때를 생각하면서 열심히 열심히 신문을 돌렸다. 

드디어 신문이 동이나자... 

나는 지친몸을 자전거를 싣고 가파른 길을 빠른속도로 내려올수 있었다. 

' 끼야~~~호..!  막판에 시간을 버는구나....' 

자전거덕분에 순식간에 도로까지 내려올수 있었다. 

시계를 보니 6시 30분. 

드디어....드디어 성공이란 말인가?  흑흑...T_T 

그때 뭔가가 뒷통수를 힘차게 쌔린다. 

' 오! 자전거가 있었지!!! T_T' 

자전거를 보급소까지 갖다놓고 오니 또 7시가 넘었다. 우우..젠장헐. 





[7] 달리기. 

이 방법, 저 방법을 써봐도 잔머리가 안통한다는 걸 깨닫게 된 나! 

이젠 거의 조깅 수준으로 뛰어다니면서 시간을 단축하는수 밖에 없었다. 

' 그래...군대 가기전 체력도 단련할겸 조깅하면서 함 돌려보자 ' 

신문 가방을 어깨에 짊어지고 달동네를 열심히 뛰어 다녔다. 

땀을 흘리며 열심히 뛰어다닌 덕택에 6시를 좀 넘기자 신문이 동이 나기 

시작한다.    드디어 성공이었다.    인간승리!!  후후.. 

근데 신문이 몇부 안남았을때 온몸이 얼어붙는 충격적인 장면을 보게 되었다. 


한 건물에 여러세대가 사는 다세대 주택이었는데 집안으로 들어가서 

한집 한집 신문을 넣다가 마지막 방에 신문을 넣으려고 폼을 잡는데 

여름이라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어 안이 훤히 보였다. 


방안에는 아가씨들이 여러명이 자고 있었는데 죄다 나체 수준이었다. 

다리를 쩍 벌리고 자는 아가씨, 팬티안에 손을 넣고 자는 아가씨, -.,- 
                                                              ㄱ 
입을 벌리고 코골며 자는 아가씨, 엎드려 엉덩이 올리고 자는 아가씨. 

보아하니 아마도 술집종업원들이 모여 자취하는 방 같았다. 

물론...신문배달을 하면서 본것중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_- 

' 영대야 고맙다...' 

아가씨들이 깨면 의심받을까봐 지금 막 도착한것처럼 신문을 던지려는 

자세를 잡은채... 계속해서 그 장면을 감상하였다.  헐헐.. 


집에 오니 7시 30분이었다. -_-;; 

그리고 다음날부터는 오히려 시간이 점점 늘어만 갔다. 

날씨가 더워짐에 따라 문을 열어놓고 자는 사람이 왜그리 많은지.. 

그때부터 시간단축은 뒷전이었고 카메라를 들고 다닐까 하는 생각까지 

해봤으니 뭐. -_-;; 

근데 그여자들...서로 팬티를 돌려가면서 입더군요..-_-;; 

                                                   - to be continued - 

*           *            *           * 

 추천 해주시면 신문배달부의 남은 이야기를 모두 올려 보겠습니다. 

 추천 안해주시면....그래도 올려야죠 뭐 -_-;;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짜가천사 가브리앨   
[8] 신문 부수. 

 새벽 4시 30분!   요란스런 자명종 소리에 눈을 뜨긴 했는데 얼마나 피곤한지 

몸이 방바닥에 달라붙어 있는 느낌이다.   

일어나보니...정말 몸이 방바닥에 달라붙어있었다. -_- 

한번 깼다가 다시 자는 잠은 이상스레 꿀잠이다. 

신문배달하면서 가장 힘든게 바로 이 새벽에 일어나는거다. 

벌떡 일어나서 세수하고 나가느냐, 조금만 더..조금만 더..하면서 계속 자느냐.. 

이것이야말로 자기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인것이다. 


 어디선가 악마와 천사의 유혹이 들리는듯 했다. 

악마 : 리앨아...피곤해 죽겠지?  5분만 더 자.....더 자......더 자.... 

천사 : 리앨아. 어서 일어나. 아가씨들 팬터 보고 싶지 않니?  (전편참조-_-;) 

결국 천사(?)의 말에 따르기로 하고 억지로 몸을 일으킨다. 




세면하고 비몽사몽간에 보급소에 도착했다.  신문을 챙겨서 또 다시 달동네로...! 

근데 신문을 돌리는 도중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마지막집까지 신문을 다 돌렸는데 신문 1부가 남는거다. 이럴때는 미치고 환장한다. 

' 아...어디에 안넣은것일까?  신문을 잘못 챙겨온것일까? 

 아까 아파트밑에 잠시 신문두고 올라갔다왔을때 누가 훔쳐간것일까? ' 

 실제로 이런 도둑이 있다.  거지 동냥바가지에서 누룽지 긁어먹을놈들..! 

차라리 한부가 모자라면 다시 보급소 갔다오든지 길거리에서 사서라도 채워넣으면 

그만이지만 이렇게 남으면 도대체 어느집에 신문을 넣지 않았는지 알수가 없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다시 코스를 밟아가며 확인할수도 없고..! 

신문 빼먹었다고 고객이 열받아 끊기라도 한다면...난 천원을 손해 보는거다. 

기억을 더듬어보며 빼먹은 집을 알아내려는데 지나가던 아저씨가 나를 부른다. 

아저씨 : 어이...신문 한부 줘. 

 리앨 : 헉!...아..안돼요..이건 

아저씨 : 왜 안돼? 

 리앨 : 이건 천원짜리란 말에요. 

아저씨 : -_-;;; 
      


[9] 던지기 

신문을 돌리다보면 신문을 던지게 될때가 많다. 

신문을 던지는게 쉬워보이지만 요령과 짬밥이 없으면 무척 어려운 작업이다. 

"오늘부턴 신문을 던져서 넣어봐야지 " 

아파트 3층까지 올라가기가 힘들어 밖에서 베란다로 신문을 던졌다. 

" 얏 "   

신문은 그만 2층 베란다로 들어가고 말았다. -_-! 

리앨 : 젠장..어쩌지?   '아랫층에서 신문 찾아가세요'라고 종이에 써서 대문에 

      붙여 놓을까? -_- 아냐.. 그냥 신문 한부 손해보는셈 치고 다시 넣자. 

이리하야 할수없이 3층베란다에 신문 한부를 또 던져 넣었다.  결과는????? 

2층집에서 신문 2부를 공짜로 보게 되었다. -_-!! 

이래서 첨엔 쉬운집을 골라서 연습을 해봐야한다. 

다세대 주택가의 양옥집 2층에 넣을때는 이런일도 있다. 

" 얏 " 

기얍을 넣으며 신문을 2층으로 던졌는데 그만 벽을 맞고 튕겨져 나오는 신문! 

그냥 떨어지면 그나마 다행이다. 

여러부수로 산산조각나 눈발처럼 날리는 신문...신문들..! 

' 누가 섹션신문 아니랄까봐..-_-;; ' 

다시 하나로 모아서 던져보지만 바람이 또 신문을 흐트려놓아 마구 날린다. 

스포츠란은 1층집으로, 경제란은 옆집으로, 문화란은 개집으로 들어가버린다.-_-; 

이게 능수능란해지면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서 밑에 보이는 베란다로 하나씩 

던져 넣을수도 있다.  바람의 세기, 던지는 각도, 신문의 무게, 접는 방식, 

도착하는곳의 깨지는 물건 유무등을 종합판단하여야 하는 고난도 기술인것이다. 


물론 모든집을 이렇게 던져서 넣을수 있는것도 아니다. 

미국영화에 나오는 신문배달부를 보면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배달할 집이 나오면 

뒤에서 신문 한부를 빼내어 마당으로 휙~ 던져 버리던데... 

한국에서 이렇게 했다가는 세상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협박을 듣게 된다. 

" 신문 당장 끊어 버릴껴 "  -_-;;;;;;;;;;;;;;; 

이놈(?)의 한국 아줌마들은 요구사항이 얼마나 다양하고도 복잡은지...원. 

아줌마1 : 우리집은 마당은 항상 물이 있어 젖으니 비닐에 싸서 던져줘. 

아줌마2 : 우리집은 문을 열면 신문이 '톡' 떨어지도록 손잡이에 끼워줘. 

아줌마3 : 우리집엔 우유넣는 보자기있지?  그안에다 넣어줘. 

아줌마4 : 우리아파트엔 도둑이 많어.  문밑에 구멍있지? 그 안으로 넣어줘. 

아줌마5 : 문위에 경첩있지? 신문을 3번 접어서 그곳에다 끼워줘. 

아줌마6 : 우리집은 요 밑에 가게 셔터위에 보면 구멍있지?  거기다 넣어줘. 

아줌마7 : 항상 6시에 신문배달하지?  그럼 신문 넣으면서 벨을 눌러줘. 

아줌마8 : 마당에 신문 떨어지면 개가 짖으니까 밑으로 살짝 넣어줘. 


아줌마들의 넣어주고(?) 끼워달라(?)는 요구가 왜 그리도 많은지.. 

외우기도 힘들거니와 요구사항대로 안했다가는 또 지국장이 전화를 받게 된다. 

" 당장 끊을 버릴껴.." 

오오..무서운 한국 아줌마들이여..  사임당님도 그러시나? ^^* 




[10] 친절하기와 인내심. 

 무슨 사업을 하든지간에 친절과 서비스는 생명이다. 

외국에 비해서 울나라는 바로 이게 뒤떨어지는거 같아서 나는 그동안 무슨 

알바를 하든지 간에 친절과 서비스를 생명으로 여기고 일에 임해왔었다. 

하지만 어떤때는 정말 참기 힘들정도로 너무한다 싶을때도 많았다. 



하루는 한 아파트에 신문을 넣고 돌아서는데 문이 열리더니 한 아줌마가 나와서 

나를 불러 세웠다. 

아줌마 : 얘! 

 리앨 : 네?  저요? 

아줌마 : 그럼 여기 너 말고 누가 또 있니? 


처음 보는 아줌마가 다짜고짜로 반말이다.  신문배달부에겐 반말해도 된다는 

법이 새로 통과 되었나?   나도 대학생이며 엄연한 성년인데 우찌 이럴수가.. 

순간적으로 열 받아서 아줌마에게 쏘아부쳤다. 

 리앨 : 아~예.   왜 그러십니까? -_-;; 

아줌마 : 신문이 대체 왜이렇게 늦는거니? 

 리앨 : 아..예. 이집이 제일 마지막에 배달이 되어서 그래요. 

아줌마 : 우리 아저씨는 일찍 출근을 한단말야. 이럴거 같으면 조간신문 뭣하러 

        받아보니?   내일부턴 30분정도 더 일찍 배달하도록 해! 

 리앨 : 저어..그렇게 되면 코스가.. 

대답도 안듣고 그냥 문을 쾅 닫는다. 제기랄..정말 이 아줌마 신문에 나오고 싶나? 


또 어떤날은 이런일도 있었다. 

아줌마 : 니가 신문배달하니? 

어딜가도 반말은 기본이다. 

 리앨 : 예..아주머니.. 

아줌마 : 못 보던애네?   

 리앨 : 아..예. 이번에 바뀌었어요. 

아줌마 : 뭐그리 자주 바뀌는거야?  그건 그렇고 요 앞에 중앙일보 받아보는 

        사람은 첨에 신문신청했을때 뻐꾸기 시계를 받았다는데 왜 조선일보는 

        그거 안주지? 

 리앨 : 그.....글쎄요.. 

아줌마 : 지국장에게 말해서 내일 뻐꾸기 시계 하나 가지고 와라. 

        안 그러면 나도 중앙일보 받아 보련다. 

 리앨 : ' 협박을 해라..협박을 해!  신문 받아보면서 혼수 장만할꺼냐? 

          차라리 뻐꾸기 시계 사면서 신문 공짜로 넣어달라고 해라..된장.' 


하지만 이것역시 약과다.   심지어 한 아파트에서는 이런일도 있었으니 원.. 

아줌마 : 얘..너 일루 와봐.     

 리앨 : 예? 

아줌마 : (아래위를 훑어보며...) 물어볼게 한가지 있는데 ... 

 리앨 : 예...아주머지..  뭔데요? 

아줌마 : 혹시 여기 있던 우유 못봤니? 

 리앨 : -_-;; 

아줌마 : 최근 우유가 매일 없어지는데 너 혹시 못봤니? 

 대체 그걸 나에게 물어보는 저의가 무엇일까? 

말로만 물어보는듯 하지만 얼굴은 이미 나를 도둑으로 보고 있는 표정이다. 

 리앨 : 그...글쎄요.. 신경을 안써서 잘 모르겠는데요. 

아줌마 : 에이..내 이놈의 우유 도둑을 잡히기만 해봐라... 

그러면서 문을 닫고 들어가버린다. 

 리앨 : 망할놈의 아줌마..!  제길.. 우유 도둑 화이팅이다...-_-;; 


그뒤로 그 아줌마는 내가 배달하는 시간에 미끼(우유-_-;)를 대문앞에 두고는 

대문 구멍으로 나를 감시까지 하고 있었다.    우찌 아냐고? 

문바로 뒤에서 부시럭 거리는 소리와 조용히 숨쉬는 소리가 바로 그 증거다. 

내가 눈을 부릅뜨고 대문을 홱 노려보면 흠칫!..하는것까지 들린다.  -_-; 

돈을 번다는게 참, 더럽고 치사하고 이렇게 비참하기까지 한것인가보다. 






[12] 몰래 넣기. 

하루는 신문배달을 하던중 대문앞에 '조선일보사절'이라고 붙어있는걸 봤다. 

어찌할줄을 몰라 지국장에게 연락해봤다. 

지국장 : 나쁜놈들. 받아본지 3개월만에 신문을 끊어? 굴하지 말고 계속 넣어. 


첨에 가입하면 서비스로 2~3개월정도 넣어주는데 고것만 받고 끊는사람도 많다. 

다음날에는 붙어있는 문구가 새로 바뀌었다. 

' 조선일보 절대 사절' 
          ~~~~ 
지국장에게 다시 연락해봤다. 

지국장 : 죽을때까지 계속 넣어. 

 리앨 : 누가 죽을때까지요.. -_-; 


위로 상관의 지시와 아래로 고객의 요구사항 사이에서 갈등하는 신문팔이소년! 

할수없다.   능력것 몰래 넣는수밖에는...! 

이때부터 무시무시한 한국아줌마와 가련한 신문배달부의 아슬아슬한 대결의 시작! 

① 신문 안 넣고 그냥 지나치는척 하다가 다시 돌아와 넣고 도망가기. 

② 멀리 떨어져서 던져 넣고 도망가버리기. 

③ 새벽일찍가서 넣기. 

④ 신문배달원이 아닌척 옷차림을 달리하고 지나가면서 갑자기 넣기 

⑤ 빠른속도로 자전거타고 지나가며 던져넣기 

문구는 점점 포악해지고 있었다. 

'절대사절' →'넣지말라니깐...' →'넣어도 돈 안줘' →'이사간다. 넣지마' 

→ '경찰에 신고하겠음' → '지국장 너 전화 안받을래?' -_-;;; 




[13] 수금하기.     

오늘은 드디어 수금하는날! 

새벽부터 벨 눌러가며 돈을 수금할순 없으니 수금은 오후에 따로 해야한다. 

배달을 마치고 점심때쯤 다시 보급소에 갔다.  하루에 두번이나 출근하다니.. 



지국장 : 아무쪼록 100여군데 모두 수금하는데 반드시 성공하길 바란다. 

 리앨 : 뭐 그리 반드시 성공할것 까지야..^_^; 

지국장 : 한집 수금하는데 500원이 니돈이 되는건 알지? 

 리앨 : 반드시 성공하겠습니다. -_-;; 


당시 신문을 한달 보는데 5,000원이고, 그중에 500원이 배달부 몫이었다. 

120군데를 다 수금하면 월급 12만원외에 6만원이 또 내돈이 된다. 

에허라..디여..6만원으로 새 카세트나 살까나...룰루루.. 소니 카세트..룰루루 


즐거운 마음으로 수금에 나섰는데 ......세상에 이럴수가 있을까? 

고객들은 결코 만만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왜그리 수금하기가 힘든지.. 


 리앨 : 안냐세요.  신문대금 받으러 왔습니다. 

아가씨 : 지금..어머니가 안계신데요..나중에 오실래요? 

 리앨 : ' 대금 달랬지. 네 엄마 소개시켜달랬냐?  띠부럴...-_-' 


 리앨 : 안냐세요.  신문대금 받으러 왔습니다. 

아줌마 : 젠장..벌써 한달이 지났나?  지금 돈이 없는데 내일 오도록 해요. 

 리앨 : '뒤져서 나오면 10원에 한대씩 맞을래?  돈 5천원이 없다는게 말이돼?' 


 리앨 : 안냐세요. 신문대금 받으러 왔습니다. 

남학생 : 지금 집에 사람이 아무도 없거든요.  나중에 오실래요? 

 리앨 : ' 이자식..넌 원숭이냐, 띠부럴...-_-' 


 리앨 : 안냐세요. 신문대금 받으러 왔습니다. 

할머니 : 에잉...한달 더 서비스로 넣어줘!  안 그럼 끊을껴.. 

 리앨 : ' 이 할망구... 한달 더 살수나 있을까? ' 


 리앨 : 안냐세요.  신문대금 받으러 왔습니다. 

아줌마 : 뻐꾸기 시계 가져 왔남? 

 리앨 : 안녕히 계세요..-_-; 


난 그날 소니카세트는 커녕 테이프도 살수 없었다. 




[14] 대타 확보하기. 

신문배달이 익숙해질무렵 난 더이상 신문배달을 못할 사정이 생겨버렸다. 

 리앨 : 지국장님.  저어.. 신문배달을 더 이상 못하겠는데요. 

지국장 : 왜?  보급소 차렸냐? -_- 

 리앨 : 그게 아니고요..이러쿵 저러쿵해서요.. 죄송합니다. 

지국장 : 그럴수도 있지뭐. 근데 너 대신 할사람은 확보해 놨겠지? 

 리앨 : 그...그럼요..-_-; 

지국장 : 그애가 출근하게 될때까지는 계속 하거라. 

 리앨 : 하하..당근이죠.. 





그날밤 나는 친구에게 은밀한 통화를 하고 있었다. 

리앨 : 하하..우린 배달의 민족!  알바 할꺼면 나처럼 신문배달을 해보지 않으련? 

동근 : 에이 별재미도 없고 돈도 별로 못 벌지 않냐? 

리앨 : 매일 아침 잠깐만 산책을 하면 용돈이 저절로 생기지. 후후.. 

동근 : 그래도 신문배달은 칙칙해서 싫은데.. 

리앨 : 우리 보급소엔 이쁜 여대생 배달부도 많지.  ' 제기럴..-_-;; ' 

동근 : 난 우리과에 있는 이쁜 여대생으로 만족해. 

리앨 : ' 이놈이..-_-; '  배달하다보면 그 여대생 속옷도 보게 되지. 

동근 : 정말 잠깐 산책을 하면 용돈이 저절로? -_-;;;; 


                                                  - 신문배달편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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