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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세 할배가 느끼는 극심한 양성갈등의 숨겨진 원인
게시물ID : society_14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58년개띠할배
추천 : 6
조회수 : 77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8/04 23: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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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메갈리아 사이트를 대충 훑어 봤습니다. 한국 남성에 대한 수많은 혐오글들이 넘쳐나더군요. 특이하게도 한국남자에 대한 혐오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외국남자에 대한 찬양글, 연하남에 대한 호감글도 함께 실려 있었습니다.


메갈리아 글을 보면, 한국남자의 나쁜 점, 못된 점, 추악한 점들을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까발리면서 이를 함께 공유하고, 조롱하고, 분노하고 있더군요. 가부장적이고, 불친절하고, 자기중심적이고, 가사일을 도와주지 않고, 밤일도 잘 못하고, 성질은 더럽고, 매춘하고, 음란하고, 로리타를 즐기고, 성범죄가 만연하고...


메갈리아에서 까발려진대로라면 한국 남자는 멸종되어야 할 인류 역사상 최악의 인종임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저와 같은 기성세대는 가부장적이고, 완고하고, 여성에 대한 배려심이 적고, 도덕적으로도 좀 느슨한 점이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젊은 세대는 우리세대에 비해 많이 변했습니다.


게임을 좀 너무 많이 한다는 단점은 있지만, 다른 모든 면에 있어서는 우리 세대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많이 배워서 똑똑하고, 키도 크고, 양성평등 의식도 훨씬 높아서 여성에 대한 배려심도 많고, 여성 의견도 잘 따르고, 연인 사이나 부부 사이도 우리 세대보다는 훨씬 다정다감하고 가정적입니다.


한국 젊은 남성세대도 뛰어나지만, 젊은 여성세대는 어떻게 보면 더욱 뛰어 납니다. 남성과의 경쟁에서 전혀 위축되거나 뒤처지지 않고 사회 각 분야에서 놀라운 능력을 발휘합니다. 2016년 행정고시 여성합격자는 48%, 외무고시는 65%를 차지했고, 약사는 64%가 여성이었습니다.


평균 학력도 요즘은 여성이 오히려 더 높습니다. 2009년부터는 여성의 대학진학율(82.4%)이 남성(81.6%)을 앞질렀고, 중고등학교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도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10점 정도 더 높습니다. 최상위권 대학인 SKY나 카이스트, 포스텍은 6:4 정도로 여전히 남학생 비율이 높지만, 이는 여학생들이 고교에서 이과 선택이 적다보니 수학점수가 낮아서 입시정원이 많은 이공계 진학이 어렵기 때문일 겁니다. 이공계를 제외하면 최상위권 대학들도 여학생 비율이 더 높습니다.


전체 인구의 성비도 2015년에 처음으로 여성이 남성을 앞지른 후(12,005명 여초), 올해는 그 차이가 더욱 벌어지고 있습니다(41,101명).


여성들의 높은 학업성취의 결과로 여성의 사회진출이 대폭적으로 늘어나는 과정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남녀 결혼 연령의 불균형으로 인한 미혼 여성의 급증, 즉 결혼 사다리론으로 불리우기도 하는 계층별 미스매치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겁니다. 이 미스매치 과정에서 최상위권 스팩을 지닌 미혼 여성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결혼시장의 특징은 두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일반적으로 남성은 1~5살 정도 어린 여성과 결혼합니다. 여성도 자기보다 1~5살 정도 나이 많은 남성을 선호합니다.

두 번째로, 남성은 자신보다 스팩이 낮은 여성과 결혼하는데 별로 주저함이 없는데 반해(예를 들면 대학원 졸업한 남성과 대학교 졸업한 여성), 여성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자신과 스팩이 비슷하거나 더 높은 남성을 원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좀 극단적이고 잔인하기는 하지만, 굳이 계층을 나눠서 단순화해보면,

남성 최하층(저학력 남성, 농어촌 총각 등)은 국내에서 짝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니 국제결혼에 많이 의존합니다.

여성 최하층부터 상층까지는 같은 계층이나 차상위 계층에서 비교적 원만하게 결혼상대를 찾습니다.

여성 최상층 계층(고학력, 전문직)은 일단 혼기를 놓치면 이미 국내에서는 자기와 조건이 맞는 남성을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 만큼 어려워집니다. 30대 중반만 돼도 같은 연령대 고 스팩(변호사, 의사, 전문직 등) 남성들은 대부분 결혼을 했거나 미혼이더라도 일반적으로 더 어린 여자를 원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여성의 고학력화 때문에 이런 성공한 30대 중반 이후의 고스팩 여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결국 국내에서 짝을 찾지 못한 여성은 우리나라 최하층 남성과 마찬가지로 외국인과의 결혼이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남성의 국제결혼은 매매혼이라고 비하될 정도로 주로 중국이나 동남아 여성이 대부분인 반면, 한국여성의 국제결혼은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한국의 성공한 여성은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고 행복하기 보다는, 불안과 분노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넷에서 여론을 주도하는 고학력의 성공한 빅마우스 여성들은 자신의 경험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어쩔 수 없이 한국남성 비하, 그리고 외국남성이나 연하남성을 찬양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들에게 결혼한 여성은 맘충이고, 자신을 선택하지 않은 한국 남성은 한남충이며, 자신을 이 지경까지 방치한 부모는 애비충이 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제 생각이 너무 극단적인 것 같나요? 주위를 둘러보세요. 결혼 못하고, 안하고, 포기하는 고스팩의 여성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사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2016년의 경우, 여성 가구주는 전체 여성의 28.9%인데 반해, 30대 여성의 경우 미혼인 여성가구주가 47.5%를 차지한다는 통계가 이런 추세를 잘 보여줍니다.


다수의 진보논객들이 분석한 것 처럼, 극단적인 남혐을 일삼는 메갈리아가 등장할 수 밖에 없는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배경들이 물론 존재할 겁니다. 하지만 이런 배경들은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요인이어서 극단으로 치닫기 어려운 반면, 제가 적은 요인(결혼하고 싶어도 짝이 없네 젠장~ 너무 외롭고 소외감을 느껴, 내가 뭐가 부족해서, 뭔가 불공평해 등등)은 상당히 감정적인 영역이어서 쉽게 발화하고 극단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지요.


최근들어 갑자기 거대해지고 있는 고 스팩의 30대 미혼 여성 집단에 대해서 정부나 시민 단체에서 아무도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제는 누군가는 이런 현상을 제대로 분석하고, 누군가는 대책을 세워줘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마땅한 해결책을 찾기가 어렵기는 합니다.)

그러다보니 메갈리아의 게시판들을 읽다보니, 저 같은 경우는 분노보다는 좀 측은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년한 딸을 둔 애비(충)의 마음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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