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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주운 샴고양이 진행상황
게시물ID : animal_1646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lkip
추천 : 22
조회수 : 2174회
댓글수 : 22개
등록시간 : 2016/08/05 11: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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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에 글이 두개나 올라가서.. 보신 분들이 많을거라고 생각됩니당
 
못보신 분들을 위해서 간단히 말씀 드리자면,
 
8월 3일 새벽에 집 주차장에서 샴고양이를 만났고, 가출이거나 잃어버렸다는 전제 하에
 
주인분 찾아주려고 집에 데리고 왔어요
 
(그리고 주인 분 찾아서 사귀라고 하신 분 계셨는데, 전 이미 드워프와 혼인을 한 몸인지라...(안타까움))
 
일단 당시 상황은,
 
남편과 저는 고알못 OF 고알못. 보는 건 좋아하지만 만지는건 무서워서 못해봄 (개는 엄청 잘만짐)
 
당연히 집에 고양이 용품이 있을리 없음
 
바로 3시간 후에는 출근해야 하는 상황
 
만져도 얌전 들어도 얌전 가방에 넣어도 얌전 오토바이를 타고 얌전
(가방은 엄청 큰 에코백이었구여.. 정말 필사적으로 꽉 잡고 탔어요.. 남편도 애 놀랄까봐 살살 감 그니까 혼내지 마여)
 
24시간 동물 병원을 갔으나 사람이 하나도 없는데 40분을 기다리게 함
 
얘도 병원에 대한 기억이 있는지 예민해짐.. 막 하악질을 함(글로만 봤지 처음봐서 둘다 손잡고 덜덜 떰)
 
그래서 안되겠다 싶어서 그냥 집으로 옴.
 
털 날림이 상상을 초월해서 일단 다용도실에 박스, 물, 참치캔을 두고 넣어둠
 
평소 택배를 회사에서 받는 본인이 그날따라 집으로 시켰다며 이건 운명일거라며 살짝 호들갑을 떨어봄ㅋㅋㅋ
 
다음 날 출근해서 전단지 만들고, 고양이 카페와 오유, 포인핸드에 글 올리고, 동네 동물병원에 연락처를 남겨놓음.
 
엄청 더운데 좁은 다용도실에 있을걸 생각하니 걱정되서 부랴부랴 집으로 와서 문을 열었는데.....!!
 
세상에 난 고양이 오줌 냄새가 그렇게 독한지 처음 알았음.... 동물원 온 줄...!!
 
얘는 왜이제야 왔냐는 듯이 애옹애옹 함. 인터넷 찾아보니 샴은 원래 말이 많다고 그러길래 말대꾸를 많이 해줌.
 
남편이랑 병원 가려고 기다리는에 이 놈... 내 옆에서 안떨어짐ㅠㅠ 뭘 할 수가 없음ㅠㅠ
 
계속 옆에서 얼굴 부비고 침 뭍히고 핥고... 다른 방을 가면 계속 따라와서 다리 밑에서 왔다갔다 하니까
 
나도 모르게 발로 차게 될까봐 못 움직임ㅜㅜ
 
남편오고 어제와는 다른 24시간 병원을 감. 사연을 말하고 가방에서 나오자마자 의사 선생님,
 
"가출한 고양이네요. 잘 데려오셨어요 이런 애는 밖에 나가면 금방 죽어요."
 
"애가 너무 순한데요.. 검사 해봐야되지 않을까여? (막 제 아이를 살려주세여 쌤...!! 이런 톤)
 
잠시 들어서 요리조리 보시더니
 
"말씀하신대로 샴푸 냄새도 나고, 모질도 그렇고 중성화도 되어있는거 보니까 나온지 얼마 안된거 같아요.
 
굳이 검사 할 필요 없을거 같네요. 몇 일 더 데리고 계시다가 이상하다 싶으면 데리고 오시면 되겠네요"
 
사실 병원 가기 전 찾아본 인터넷에서는 기본 검사비가 대략 10만원 이상이라길래 벌벌 떨었음
 
특히나 병원이 나쁜 병원이라 모른다고 과다 청구 하는거 아닐까 막 걱정했는데
 
오히려 온 김에 발톱이나 깎고 가라며 발톱도 깎아 주시고,
 
동물 키워 본 적 없다고 일단 사료랑 모래 필요한거 같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하니까
 
부담가지 않을만한 금액 선에서 사료랑 모래랑 골라주시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친절히 알려주심.
 
그렇게 오는 길에 다이소 들려서 브러시도 사고 화장실도 만들어주고 놀다 잠이 드는데
 
요새 넘나 더워서 안방에서 안자고 거실에서 TV를 보다가 자고있음... 근데 얘가 지치지도 않는지
 
우리는 이틀 동안 신경 써서 피곤해 죽겠는데 옆에와서 핥음... 꾹꾹이도 함..
 
아 이게 꾹꾹이구나! 얘가 날 되게 좋아하는구나! 하면서 기뻤던 마음도 잠시...
 
졸려 죽겠는데 못자게 하고ㅠㅠ 발톱에 익숙하지 않으니 깎고 왔는데도 아프고ㅠㅠ
 
그렇게 뜬 눈으로 첫날 밤을 지냄.
 
다음 날 출근을 하려는 너무 고민이 되는거임.
 
어제처럼 다용도실에 두면 애가 너무 덥고 스트레스 받을거 같고, 거실에 풀어두자니 뭐하나 깨질거 같고..
 
그래서 오유에 올렸더니 그래도 풀어놓고 가는게 좋겠다고 하셔서 화분을 안방으로 옮기고 풀어두고 감.
 
결론은! 성공이었습니다. 애가 너무 얌전해서 건드린 것도 없고(남편의 소중한 버터구이 오징어 봉지는 찢어놨지만..)
 
화장실 모래 몇 개만 굴러다닐 뿐....
 
애는 또 애옹애옹 하면서 온 몸을 비빔ㅋㅋㅋㅋㅋ아이고 심심했어? 응가 많이 했어? 밥은 좀 먹었어?
 
이런 대화를 하다가... 다시 병원을 가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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