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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에 굴복했던 이야기~~@
게시물ID : military_638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침묵하는자
추천 : 2
조회수 : 56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8/09 22: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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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아마 군필분들 대부분은 군 생활 중 식욕 탓에 생긴 이야기가 하나둘씩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헌혈 후 원불교에서 헌혈증과 초코파이 교환하기, 
매주 종교 바꾸기, 먹고싶은 음식 적어두기 
그리고 이등병 때 고봉밥 먹기 등등이 유명하고 저 역시 모두 경험해 보았는데요.

 그런 저도 아무에게도 말한 적 없고 심지어 2년간 매일 쓴 수양록에도 기록을 남기지 않은 부끄러운 기억이 있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11년 초, 새해 첫 입대라는 이유로 카메라들과 함께 시작한 논산 훈련은 생애 첫 복근과 심화된 치질(...) 그리고 맑은 콧물을 저에게 주었습니다.

 뭐가 뭔지도 모르면서 추첨결과에 따라 일희일비하던 훈병들은 열차에 올라 후반기 교육장으로 떠나게 되었는데 저는 어찌나 굶주렸던지 뜨거운 물에 담갔다가 먹는 전투식량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후딱 해버렸더랬습니다.

 기차역에서 맡았던 바깥 공기도 잠시, 어느새 장성?의 기갑?교에 도착합니다. 그 곳은 말 그대로 문화충격!, 건물 앞에서는 아저씨들이 족구하고 부대 어디선가에서는 '파파라치'가 흘러나오는 신세계였습니다.

 하지만 굶주린 저에겐 '좋은날' 이후의 새로운 강자가 나타났다는 사실도, 생활복입고 자유로운 개인정비 시간을 즐기는 모습도 중요하지 않았고 오직 먹을것, 그것도 특히 단것! 에 미쳐 있었지요.

  대망의 저녁시간 ~
 전우조와 함께 판초우의;;를 입고 뛰어간 식당에는 육개장 컵라면이 김을 내고 있었고 전우들은 충성클럽 이용가능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 중이었습니다.
 그러나 제 눈을 사로잡은 것은 다름아닌 '고구마맛탕'!
 원래 저는 맛있는건 아껴먹는 성격이기에 처음에는 밥과 컵라면을 먼저 먹고 고구마맛탕을 음미하려고 했습니다.

 충분히 빨리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이미 충성클럽으로 떠난 전우들은 식사를 먼저 끝내가고 마음이 급해지고 말았습니다.
 또한 주변의 여러가지 상황과 시기 등이 겹쳐져 결국 흑역사가 시작됩니다.

 1월의 훈련 속 생긴 코감기+컵라면을 먹으며 녹은 코+급하게 먹음 = 푸확 ~!!

 예 그렇습니다. 맑은 콧물이 고구마맛탕에 뿌려집니다.
설상가상으로 으... 저는 한 발 더 나가고 맙니다.
순간 놀랐지만 맑은 물엿과 콧물은 구분이 가지않았고(제 눈에는) 너무 먹고 싶었기에 숟가락이 코 밑을 살짝 훔치고 고구마 맛탕 사이로 푸욱 들어가 정신없이 떠먹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미친 짓이지만 그땐 포기할 수가 없었네유ㅜ 

  혹시나 긴 글 다 읽으신 분 계시면 감사합니다^^ 
출처 러브핸들을 내려다보며 과거를 추억하던 탈모러의 전두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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