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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이다)롤하다가 친구랑 싸울뻔한 썰.ssul
게시물ID : lol_6626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UO
추천 : 2
조회수 : 96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8/14 00:02:58
방금 전 있었던 썰입니다. 

고등학교때부터 친하게 지내오던 친구 두명과 같이 랭을 돌렸습니다. 물론 대학생이 되면서 다른대학을 가긴했지만 집이 가까웠으니 학기끝나고 한번씩 얼굴보고 게임도 같이하고 그런 친구들입니다. 마침 다들 랭크도 골드 언저리. 비슷한 랭크였기에 옳다구나 하고 랭을 돌렸죠.

친구한놈은 상대방이 선픽으로 마이를 들고가자 나름 카운터 픽을 한답시고 미드 모르가나를 픽 했고 저는 마이가 들어오면 불끄고 녹일 생각으로 녹턴정글을 픽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친구는 블츠 서폿을 픽했구요. 

모르가나를 픽한친구는 군대 전역한지 얼마 안 된 놈인데 군대에서 롤 만 했는지 실력이 제법 됩니다. 미드를 믿고 맡길 만 했습니다. 
블츠 이친구는 뭐... 객관적으로 보면 그리 잘하은 편이 못됩니다. 가는 라인도 서폿 정도로 한정되어 있고 그렙률도 기대할 편은 못됩니다. 그래도 한번씩 감탄할만큼 대박그렙을 보여주는 친구입니다. 뭐 끌면 안될 것까지 끌어올 때도 많지마는...

아무튼 게임으로 돌아가서 블츠친구와 저는 초반 마이 성장을 막을 생각으로 모종의 계획을 짰습니다.  두꺼비를 먹고 빠르게 블츠와 상대방 레드로 내려가 레드를 먹는 마이를 방해하는 전략이었죠. 사실 전판에서 이 전략으로 재미를 좀 봐서 이번에도 기대를 해 본 것이죠. 결과적으로는 폭망. 눈치싸움을 하다가 상대방의 빠른 합류로 저는 점멸 빠지고 마이에게 1킬을 내주게 됐습니다. 초반부터 정글링이 폭망한 저는 한동안 우리 정글에 붙어 살아야했고 1킬 딴 마이는 맘편히 정글돌며 성장을 했습니다. 

탑럼블은 미드 로밍에 연거푸 당하며 말없이 똥싸고 제 친구 모르가나는 거듭된 마이의 견제로 로밍다니는 말자하를 막지 못하는 상황. 초중반에 녹턴궁으로 이득을 좀 봤지만 연거푸 터지는 봇라인의 데스 소식에 더불어 상대방의 스노우볼은 이미 가속하고 있는 상태였고. 게임은 점점 암울해져 갔습니다. 게다가 우리팀 원딜 진의 인성이 폭팔하며 제 친구 블츠를 욕하기 시작했습니다. 솔찍히 제 친구 블츠 실력이 객관적으로 봐서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갖은 패드립에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시전하며 제 친구 멘탈을 터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블츠 이친구의 표정이 안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채팅을 차단히고 여기저기 블츠가 로밍을 다니는데 결과적으론 그리 썩 시원치 않았고 시간이 지날 수록 제 친구는 말이 없어졌습니다.

이때쯤 거의 더블스코어정도 차이 났습니다. 진의 연거푸 터지는 패드립과 시간 될 때마다 띄우는 항복 창에 사기도 점점 떨어졌죠. 전 게임할 때 말이 많은 편이 아닙니다.하지만 괜시리 축 처진 친구들을 본 전 괜히 신경써서 이리 저리 충고 하고 오더를 내리게 됐습니다. 옆자리 블츠 친구한테 

이럴땐 뒤로 빼자 한번 끌 수 있으면 끌어보자. 못끌어도 괜찮다.

 이런 식으로요.

그런데 이런 오더가 안그래도 진 때문에 심기가 좋지 못한 제 친구에겐 좀 거슬렸나 봅니다. 

"(친구)야 오! 빼자 빼자 적 들어온...."

"아 게임하는데 말 존나 많네. 좀 닥치라."

전 그 순간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습니다.
옆자리 친구를 한번 길게 처다보고 당황한 목소리로

"아... 그랬나. 미안." 하곤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당황한 것도 순간. 이후에 무척 화났습니다. 나름 신경쓴다고 해 준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 친구도 물론 원망스러웠지만 제 친구 멘탈 터트인  (죄송합니다. 저 욕 잘안하는데 이제부터 욕 좀 하겠습니다.) 개같은 우리팀 진 새끼가 더 *..같았습니다.  그 뒤로 몇분동안 저희는 침묵을 유지한채 게임했습니다. 모르가나 친구는 괜시리 저와 블츠친구 눈치를 보며 게임을 했고 저는 뭔가 허탈한 기분에 휩쌓여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게임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터지는 결정적인 진의 한마디 

"한타하는거보고 ㅈ 같으면 탈주함."

화가 머리 끝까지 차 올랐습니다. 친구에 대한 실망감과 미안함. 지는 게임을 이어가는것에 대한 탈력감. 그리고 진에 대한 분노 뒤에 오르는 감정은 뜻밖에도 승부욕이었습니다. 이 게임을 지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무기력하게 지면 아무 말 없이 친구랑 이대로 헤어질 거 같고 그러면 나름대로 오랜 인연이 위기에 처할 것 같았습니다. 저는 입을 꼭 다물고 게임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반드시 이기자고 마음먹으니 놀랍게도 승부욕에 머리가 식으며 냉정한 판단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상대방 마이가 나름대로 상장을 했지만 중후반 들어서 마이충의 본성이 들어났다는 점. 1:1 암살을 시도하다가 제 궁에 카운터 맞고 짤리고 부터 조금씩 기울었습니다. 미드 대치 상태에서도 최대한 신중히 플레이 했습니다. 상대방이 이니시를 걸라치면 경계궁?으로 상대방을 물러가게 만들고 그나마 인성에 걸맞지 않게 실력은 좀 있던 진이 빠르게 궁으로 라인을 클리어 했습니다. 중간에 확실히 틈이 보일때 암살을 했고 적 말자하와 이즈를 암살성공했습니다. 

결정적으로 작용했던건 조바심에 겨운 적들이 바론 트라이를 시도 했다는 점. 4분의 1쯤 바론피가 남았을때 제 궁으로 시아를 가리고 그동안 와신상담하며 조금씩 딜템을 올려온 럼블의 이퀄라이저가 하늘에서 내리 꽃혔습니다. 동시에 들려오는 바론 스틸소식. 제가 했다면 물론 좋았겠지만 저는 상대방에게 달라붙었다가 말자하에게 빨대꽃혀 녹아버렸고 바론벽 뒤에서 결정적인 순간 qw날린 제 친구 모르가나가 스틸에 성공했습니다. 

그 뒤로 조금씩 전새가 확실히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장로 용앞에서 도미노처럼 몰려오는 적들을 차례차례 끊어버리며 한타를 대승을 하자. 제 블츠 친구가 들뜬어조로 입을 먼저 열었고 침묵이 깨졌습니다. 

"야야 미드밀어 미드. 쉔있다. 쉔 잡자 쉔."

그제야 이때다 싶어 저는 입을 열었습니다. 전 친구랑 싸우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사과를 받지 않겠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친구한테 그런 소리를 해 놓고 아무 말없이 어물쩍 넘어가려고? 어림도 없지 이 새꺄.

"(친구)야. 말 하지 말라면서."

전 괜시리 냉정하게 친구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그러자 친구는 민망. 당황해 하며..

"아...그래.그거..그땐 진짜 미안... 내가 잠깐 넘 빡쳐서.. 쏘리. 진짜 미안하다."

그제서야 전 웃었습니다. 그리곤 나도 미안하다고 니 기분 생각안하고 말해서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화해도 하고 제대로 흐름탄 우리팀은 그대로 미드를 밀고 내려가 상대방 넥서스를 산산조각 내버렸습니다!! (우와! 박수 짝짝짝!) 게임 후반에 반말 찍찍하며 패드립치던 진이 갑자기 요.죠 높임말로 바뀐건 안비밀.

그 진새끼는 결과창에서까지 제 블츠 친구와 럼블을 욕하는 자기 인성을 보여줬습니다.

"아 ** 녹턴 모르가나야. 니들 블츠랑 랭하지 마라 존1나 욕나오게 하네 ㅅㅂ"

그리고 저는 말했죠.

"이 진 씹1새끼야. 니가 욕하는건 내 친구 문제가 아니라 니 인성의 문제지 이 개1새끼야"

그러니 자기도 찔리는기 뭔가 있었는지 아무말 없이 나가더군요. 그 뒤로 저와 블츠친구는 서로 미안하다 내가 더 미안하다. 내가 조금 더 미안하다. 를 주고 받으며 웃으며 헤어졌습니다.


이제까지 방금 있었던 롤경기 썰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 인생경기 탑 5안에 들거 같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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