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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 라이프 2
게시물ID : soda_42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rithmetic
추천 : 49
조회수 : 5391회
댓글수 : 66개
등록시간 : 2016/08/23 12:51:06
반응이 좋아 쓰는 2편.
..아니 내가 쓰고 싶어서 쓰는 넑두리.

와이프가 성수기때 못놀았다고 불룩한 배를 이끌며 친구들이랑 자장면 파티 하러가서
집에 밥이 없어 음슴체.

전편의 댓글을 보고.
* 역시나 내가 좋아하는 구전동화 정육점 이야기. 가 나왔군요.
비종교인 이지만 좋아하는 성경 구절인 대접 받고 싶은 만큼 대접하라.를 입구에 크게 써 붙여놓을까 생각만 하고 있음.

* 날도 더운데 투닥투닥은 에어콘 앞에서. 
 아, 누진세.... 그래서 투표를 잘해야합니다.

* 전 오유의 처녀성, 아니 순수함을 사랑하기에 절대 상호, 위치 등 본인의 영업장을 특징지을만한 그 어떤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것임.
 그러니 물어보지마시길. 세상은 넓고 좋은 펜션 민박 게스트하우스 호텔 모텔 사장님들은 많음.

사설이 길었고 스따뜨.

1. 인수하고 얼마안있다가 이놈 저놈이 기웃거리기 시작함. 알고보니 주위 펜션 민박 사장들임. 
내가 비교적 어려서 그런가 (30대 중반에 사장명함 들고있음 내가 생각해도..) 감놔라 배놔라 함.
너는 짖어라 하면서 지내다가 결정적인 말을 2가지 들음.

a. 치킨, 피자 손님이 시키면 배달원 한테 2천원씩 받아라, 왜냐고? 수수료 개념이고 여긴 다 그렇다.
이게 말이야 방구야, 내가 그지야? 그 2천원으로 손님 치킨에 닭한점 더 넣으라고 해 라고 생각함.
와이프랑 근처 닭집 몇군데 가서 먹어보니 맥*칸이 가장 치느님의 영광스러움에 근접함. 
그리고 나올때 까지 펜션 사장이라고 말 안함
와이프도 만족한듯함 그래서 거기와 계약(?) 하기로 함. 

처음 배달온 총각이 쭈뼜거리면서 천원짜리 두장 줄려고 하는거 안받겠다 하니 사장님이 알면 혼난다함
됐고 정 뭘 주고 싶으면 남들 다 주는 쿠폰이나 하나 달라고 함. 그리고 자석 스티커 한 뭉큼 달라고 함.
본인은 나이나 나보다 한참 어려도 90도로 인사하고 존댓말하는게 습관임.
배달원 나갈때 배웅해서 90도로 인사하고 조심히 가시라고 손 흔듬.
비오거나 눈올때는 늦게 와도 된다고 천천히 조심히 오라함.

알고보니 배달원이 사장님 아들임. 몇번 그렇게 하니 분명히 치킨집에 불날 타임이어도 시킨지 20분 만에 옴.
그리고 항상 새 기름으로 튀겨서 옴. 쿠폰으로 시켜도 세트로 옴.

근처 횟집, 피자집 다 이렇게 하니 횟집 가서 회먹은 손님들은 회로 배터지겠다 하시고
피자 치킨 배달 손님들은 지하에 치킨 피자집 있냐고 물어봄.

b. 주위 펜션 민박 오지라퍼 들의 충격적인 또 다른 한마디가 성수기에는 예약을 받지 마라 함.
예약 받으면 손해라고 함. 뭔소리인가 했는데 몇일 생각해 보니 그 뜻을 알게 됨
그치만 그냥 무시함. 성격상 정직한 사람이 손해보는걸 죽기보다 싫어함

온라인 예약을 받기 시작하고 그 전 사장이 정한 성수기 가격 그대로 함.
성수기 한달전에 예약이 다 참. 역시나 당일날 전화가 불이 남. 
"방있어요?" "만실입니다 죄송합니다 방있으면 나도 좀 줘요...." 사생팬을 거느린 아이돌의 마음이 이해가 감.
주위 오지라퍼들이 이 때다 싶어 코딱지만한 골방을 50만원에 팔기 시작함.
땀 삐질 흘리는 처자식들 계속 끌고 다닐수도 없는 아비의 속 끓는 마음이 나한테까지 전해지는듯 함.
전입신고 해서 반강제 이 동네 사람이 된 내가 다 미안함.

옆에 나랑 비슷한 마인드를 가진 사장님이 한분 계서서 고충을 토로 함
사장님 왈: *사장, 지금 방이 없어 난리지? 근데 그거 알아? 저기 호텔 보이지? 저긴 아마 방 많을 거야
나: 에? 나니?! 소데스까아? 
사장님: 사람 심리가 그래. 우리나라 대다수 사람들이 아직 풍족하게 못살아서 자격지심이 있어 그럴꺼야.

생각해보니 지방 관광호텔이 비싸봤자 성수기 펜션 가격임. 단지 취사를 못한다 뿐이지.
잠을 못자겠는데 그까짓 삼겹살 몇근이 문제임?

그때부터 전화오면 호텔 위치를 알려줌 (호텔 프런트는 나에게 최저시급을!)
비싸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근처 민박 펜션 한두군데 가보고 호텔 가보라고 함.
그리고 한두 시간 뒤 같은 번호로 전화와서 감사하다고 함.
뭐 한것도 없는데... 정 감사하면 500원, 아니 내일 팥빙수나 한그릇 말아 드시러 오라 함.
그 사람들 팥빙수 한사발 할동안 관광 안내 지도 펴놓고 여기가 좋네 저기가 좋네 애들한테 여기가 따봉이네 알려줌.

몇일전 오지라퍼들이 와서 *사장은 요즘 어때 물어봄. 그냥 그렇다고 함.
오지라퍼들은 예년만큼 장사가 안된다 함. 다 어디가서 자는지 모르겠다고 함.

당연하지 사기꾼들아...

2. 한국 홍보 대사

본인은 아주 잠깐 북미에서 공부하다 옴. 그래서 저 인간이 뭔 말하는지 알고 저 인간에게 내가 하고픈 말을 전달할 정도는 됨.
그리고 내국인만 받아서는 비수기때 엄지손가락만 빨아야 겠다 싶어 여기저기 해외예약 사이트에 컨펌을 넣음
몇군데 승인이 나서 그때부터 해외 여행객들이 오기 시작함
비수기땐 40% 정도 성수기땐 20% 정도가 외국인들이었음 가끔씩 외국인들만으로 만실이 될때도...

커피숍 창문에 기대서 흑형들이랑 동네 할머니랑 손짓발짓으로 왓섭. 스웩 하는거 구경하는게 소소한 재미.
동네 할머니가 나중에 이 동네에 갑자기 깜시랑 양놈들이 늘었다고, 양놈들은 다 잘생겼다고 내가 다리 아픈데 자꾸 돌아다니게 된다고 하심.
아.....할아버지가 들으시면 어쩌실려고.

외국인들은 기본적으로 예의(?)가 있음. 모르는건 물어보고 행동을 함.
좀 귀찮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이 버프로 충만한 진상들의 "내 돈내고 왔으니 다 내맘대로!" 스킬 시전을 안하니 속은 편함.
어쨌든 이건 케바케니 차치하고.

처음에는 왜 이렇게 양놈들이 많이 올까 했는데 알고보니 지역 이름이 아주 유명한 나라 한쪽의 명칭이랑 같아서 그런듯함
막상 왔는데 볼게 없으면 어떻하지 라고 걱정이 되기 시작함.
그때부터 미리 내가 예약 사이트 내부 메일로 스케쥴을 잡아주기 시작함.
뭐 타고오냐? 1박이면 여기 저기 조기 보는게 좋다 비용은 얼마정도 듬. 만약에 택시비나 음식값등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면
혹시 스캠일수 있으니 나한테 전화해라 등등.

새벽에 **도 가는 말레이시아 처자들은 페리까지 픽업해주고
인생의 목표는 첼린지 라는 루마니아 청년들을 위해 귀국할때 까지 숙소도 다 잡아주고
(페북 친구가 되었고 자꾸 루마니아 어로 뭘 물어본다..난 루마니아 어 모른다고..)
길 잃은 독일 삼부자 찾아서 나도 동네 한시간동안 돌아다니며 찾으러 다니고..

가끔 내가 뭐하는 짓인가 싶지만 이 사람들이 택시 타고 떠날때 창밖으로 엄지척 하는 모습을 보고
아 내가 망할 박.. 아니 위대한 대한민국 이미지에 먹칠은 안하는구나 라는 생각으로 혼자 감동함.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와이프는 한심하게 쳐다보지만...



한국남자들 인생이 기승전치킨집, 아니 기승전자영업 이라 이왕할거 일찍 시작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한게
벌서 7년. 앞으로 그 몇배를 해야하고 이골이 날만큼 났다고 생각하는데도 하루 하루가 스팩타클.
혹시나 주위에 퇴직하고 펜션이나~? 하는 사람있으면 사이가 나쁘면 적극 추천. 내 부모님이다 싶으면 결사반대 하시길.
출처 성수기 끝나서 좀 쉴까 하는데
왜 자꾸 손님이 오는건가.
터널이랑 스따뚜렉 보러 가고 싶은데.
ocn이나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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