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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 강자와 약자의 구조인가
게시물ID : sisa_7561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제다수
추천 : 6
조회수 : 57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8/26 00:2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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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1. 강자가 약자를 혐오할 수 있는가


자연상태에서 호랑이와 여우가 길을 가다 마주쳤다. 이 시점에 이 둘은 서로가 서로를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여우는 호랑이보다 힘이 약하다. 호랑이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기분을 바꾸고 여우를 잡아먹을 수 있지만, 여우는 그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호랑이를 제압할 수 없다.

이 둘은 서로의 발언이나 행동에 대하여 가치평가를 내릴 수 있다. 그리고 호랑이는 여우의 언행이 자신의 가치관에 어긋나면 여우를 꾸짖을 수도, 극단적으로는 잡아먹을 수도 있다. 여우도 호랑이의 발언이나 행동에 가치평가를 할 수 있으나 여우는 호랑이에게 물리적으로 대항할 수단은 없다. 강한 호랑이는 약한 여우를 얼마든지 혐오할 수 있다. 약한 여우가 강한 호랑이를 혐오할 수도 있는가?

특정 집단은 이를 긍정하는 반면, 또 다른 특정 집단은 이를 부정한다. 혐오라는 단어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나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에 대한 답을 도출할 생각은 없으며, 여우가 호랑이를 혐오할 수 없다(약자가 강자를 혐오할 수 없다)는 전제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당연히 눈치챘겠지만 남성과 여성의 성별로 당사자를 치환했을 때 여우는 여자, 호랑이는 남자가 된다.







2. 구조맹


위에서 가정한 사실을 전제로 얘기를 이끌어나가면, 자연상태에서 젠더구조에서 강자인 남자는 약자인 여자를 혐오할 수 있으나, 여자는 남자를 혐오할 수 없다. 따라서 남자가 여자에게 내뱉는 발언과 행동은 혐오적인 언행이 될 수 있지만, 같은 행동이라 하더라도 여자가 남자에게 하는 행동은 혐오적인 언행이 될 수 없다. 이를 요약해서 풀어보면, 여혐은 존재하지만 남혐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연상태에서는 말이다.

땅콩회항 사건에서 기장이었던 남자는 대한항공 부사장이었던 여자와 충돌했다. 아니, 충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남자가 일방적으로 여자에게 당하며 굽신거렸다. 기장이었던 남자는 부사장이었던 여자를 혐오할 수 없는가? 당연히 있다. 그렇다면 왜? 기장은 약자, 부사장은 강자이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누군가의 정체성을 평가하는 데 이용되는 지표는 성별뿐 아니라 나이, 소속, 지위, 수입, 학벌, 인맥, 외모나 키, 취미와 특기 등이 언급되며 그밖에도 매우 많은 요소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 무수한 지표들을 모두 제해버리고 남/녀 이분법적 세계관에 기인하여 성별 하나만으로 대상과 사회현안을 평가하는 집단이 있다. 그들에 의하면, 남자가 여자에게 하는 언행은 혐오적 언행으로 인식될 수 있지만, 여자가 남자에게 하는 행위에 대하여 이를 혐오라고 표현하면 구조맹이 된다. 결국 구조맹은 그들이다.

지위나 소속, 수입을 고려하더라도 모두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좋거나 높지 않느냐는 반문이 있을 수 있다. 맞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말이다. 그 일반화 속에 희생되는 개인들은 약자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참고 있어야 하는 불합리가 초래된다. 특정 사안에서 개별 당사자의 성별뿐 아니라 지위와 소속, 수입 기타 요소를 모두 고려한 후에 누가 강자인지를 개별적으로 고려하여 해당 발언을 혐오발언을 볼 수 있는지 판단하면 될 일이다. 현대 사회에선 남자 역시 약자로서의 삶을 살 수 있고, 성차별을 당할 수 있고, 혐오발언의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 페미니즘의 한계


메갈리아에서 지향하는 바가 페미니즘인가를 묻는다면 나는 이를 긍정한다. 또한 그들의 사상에 동화되어 그들과 뜻을 같이 하는 자들 역시 페미니스트라고 이해한다. 하지만 그들의 페미니즘을 지지하는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이를 부정한다.

페미니즘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으며, 학자들마다 견해가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 페미니즘의 스펙트럼은 넓다. 내가 그들의 노선을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들이 성평등이라는 이상을 추구한다는 점에서이고, 그들의 페미니즘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는 그들이 성평등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전적으로 여성중심적인 사고에 기인하여 여성지향적인 일방통행의 방법만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들은 무고한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는 발언들까지 서슴없이 하면서 페미니즘이라는 이름으로 그 수단까지 정당화하고 있으며 남자들에게 그 피해를 감수할 것을 강요한다.

남성과 여성은 살아온 경험과 그 경험을 통해 형성된 가치관이 각기 다르기에 서로가 차별받는 부분을 정확히 직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기에 결과적으로 한 쪽 성별의 단위가 더욱 많은 양보를 해야 하는 결론에 귀결된다 하더라도 성평등은 남성과 여성 모두의 시선에서 포괄적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요즘 점차 언급되기 시작하는 젠더 이퀄리즘이 페미니즘에서 추구하는 바와 같은 성평등을 추구하면서도 페미니즘과 차별적인 이유는 이와 같은 방법론의 차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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