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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와 컴퓨터
게시물ID : freeboard_13462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자유게시판0
추천 : 0
조회수 : 26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8/29 16: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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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내가 자판을 두들기고 있을 때였다. 컴퓨터에서 오작동 소리가 나더니, 화면이 멈추었다. 이내 다시 정상적으로 되나 싶더니, 화면에 글자가 마구마구 자동으로 쳐지는 것이었다. 아니!? 순간 나는 컴퓨터가 해킹 당한줄 알고, 이것 저것 눌러보고 조치를 취하려고 했지만, 먹통이었다.


 컴퓨터 이 새끼는 내가 쓴 글에 대해서 'ㅈㄴ못썼네 이걸 글이라고 썼냐'라고 비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써도 이거보단 잘쓰겠다'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부들부들 하고 있는 나는 마이크 잭을 컴퓨터에 꼽고 말하기 시작했다. “야 이 새끼야 니가 그러면 글 써봐라 얼마나 잘 쓰나 보자” 말하고서는 내가 컴퓨터에게 도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거야? 하고 생각했지만, 이내 컴퓨터는 미친듯이 써 갈기던 글자를 멈추고 .........이라는 글자만 치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딱 두 글자가 쳐졌다. '좋아'


 얼마 후, 나는 전문 글쓰기 프로그램을 켜준 뒤, 나는 컴퓨터가 작성하는 것을 지켜보기로 했다. 이 컴퓨터 새끼는 내가 자리에 앉지 않으면 글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커피를 마시거나, 컴퓨터 새끼가 치고 있는 글을 읽거나, 혹은 휴대폰을 만지면서 빈둥빈둥 놀아야 했다. 그래도 컴퓨터라서 그런지 매번 글쓰는 속도가 빨랐고, 정확했다. 매번 나는 컴퓨터가 쓴 글을 읽고, 비평했으며, 컴퓨터와 토론하기까지 이르렀다.


 그리고 1년 뒤, 무명의 작가가 베스트 샐러에 오른다.
 명목은 내가 작가이지만, 실제로는 컴퓨터가 작가인 그런 관계가 되었다.
내가 받은 상금은 컴퓨터를 위해서 모든 것을 쏟아붆고 있다. 최신식 램, 하드디스크, 보안프로그램, 외부 청소, 등등....... 하지만 CPU는 바꾸지 않았다. 왜 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 CPU를 바꾸는 순간 다른 컴퓨터가 될 거라는 걱정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수 년, 나는 아직도 구닥다리 컴퓨터를 쓰지만, 나의 영원한 동반자는 아직도 부팅되어 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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