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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오버워치 일지 - 메르시는 연애가 하고 싶어
게시물ID : overwatch_319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베리떼
추천 : 4
조회수 : 52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9/05 13:5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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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이젠 정말 지쳤어.”

임무 수행을 마치고 나온 메르시는 휴게실 의자에 털썩 앉아 벽에 몸을 기댔다. 지난 몇 달 동안은 상상도 할 수 없이 바빴다. 임무 수행이 끝나자 마자 연구소에서 의학 연구를 밤늦게까지 진행하고, 틈틈이 실험 대상을 직접 만나 경과도 지켜봐야 했다. 더욱이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은 개인 실험도 진행 중이라 어쩔 때는 동이 틀 때 하루의 업무가 끝날 때도 있었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메르시는 수면욕뿐만 아니라 또 다른 욕망에도 시달리고 있었다.

‘연애가 하고 싶어.’

일과 세계를 위한 목표만을 위해 쉴 새 없이 달려온 메르시는 사실 달콤한 연애 이런 것에 큰 관심이 없다. 이미 수 많은 상대가 메르시를 만나기 위해 줄을 서 있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지만, 메르시는 마음을 주고 받는 깊은 관계로 진전시킨 적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런 메르시에게도 연애에 대한 욕망이 들 때는 지금처럼 너무나도 자기 시간이 없어 정신적으로 한계에 다다를 때였다. 사실 연애에 대한 갈망이라기 보다 자유 시간에 대한 갈망이었고, 끝없이 몰려오는 스트레스에서 일탈하고 싶은 욕구였다.

‘육체 개조뿐만 아니라 정신 개조 분야도 연구해볼까? 물론 여기에도 위험 요소는 존재하겠지…… 리퍼씨가 불평하는 것처럼 말이야 후후……. 잠깐, 결국 이것도 연구할 거리가 늘어나는 거잖아? 안 해, 안 해!’

머리를 세차게 저은 메르시는 남은 휴식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멀리 있는 시계를 쳐다보았다. 그 때 누군가가 메르시 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아, 메르시님. 여기 계셨군요! 한참 찾았네요.”
“아, 임무 수행 담당자님. 안녕하세요. 무슨 일이 있나요?”
“메르시님 앞으로 편지가 한 통 도착했어요. 여기 있습니다.”
“누가 보낸 거죠?”
“그게 마침 담당자가 모두 자리를 비우고 있을 때 도착한 편지라…….”
“아, 알겠습니다. 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그럼 이만.”

임무 수행 담당자는 고개를 끄덕하고 다른 볼일을 처리하기 위해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메르시는 얼떨결에 받은 편지를 살펴보았다. 정사각형 모양의 새하얀 편지 봉투. 빳빳한 느낌이 카드 같았다.

‘모양을 보니 업무 관련 편지는 아닌 것 같고……. 벌써 내 생일인가?’

자기 생일이 언제였는지 잠시 생각하던 메르시는 편지 봉투를 뜯어 내용물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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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시님,

안녕하세요. 
다른 임무가 있어 급히 편지를 남깁니다.
오늘 임무에서 뵌 후로 잊혀지질 않네요.
시간이 있으시면 차라도 한 잔 하시겠습니까?
메르시님의 답장을 즐겁게 기다리겠습니다.

솔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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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저? 우리 팀에는 솔저가 없었던 것 같은데……. 적군의 솔저인가?’

이번 임무도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피로에 시달리던 메르시는 사실 의무적으로 임무를 수행했을 뿐 선명하게 기억나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아군에서 솔저와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은 없었던 걸로 봐서 아군 솔저는 아닌 것 같다. 또 한 가지 기억이 나는 것은 적 팀의 실력이 뛰어나서 상당히 애를 먹었다는 점이었다. 물론 메르시가 하루종일 쳐다 본 것은 아군의 등이었기 때문에 적군의 얼굴 또한 기억나지 않았다.

‘뭐 어때. 잠깐의 일탈은 괜찮잖아?’

메르시는 편지를 꺼낸 후 편지 봉투 위에 무언가를 간단히 적었다. 만족스러운 듯 살짝 미소를 지은 메르시는 현관에 있는 테이블에 편지 봉투를 올려 놓은 후 유유히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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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청 수락

메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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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간단한 임무를 끝낸 후 담당자를 찾아 간 메르시는 쑥스러운 듯 헛기침을 했다.

“흐음, 담당자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저에게 온 편지가 없나요?”
“아, 메르시님 안녕하세요! 네, 어떻게 아셨어요? 오늘도 어제처럼 편지만 책상에 남겨져 있더라고요.”
“아, 저에게 건네 주시겠어요?”

메르시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새하얀 정사각형 편지 봉투를 열었다.


-------------------------------------

메르시님,

대기실 앞에 있는 카페를 좋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그곳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자리를 예약해 놓았으니 웨이터에게 제 이름을 말하면 될 겁니다.
오늘 하루는 정말 행복하군요.

솔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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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읽고 살짝 미소를 짓고 있는 메르시는 주머니 속에서 통신 알림이 온 것을 느끼고 눈 앞에 통신 화면을 띄웠다.

“메르시님. 임무는 끝나셨나요? 앞으로 한 시간 후에 있을 실험 말인데요…….”
“아, 바츠 연구원님. 제가 지금 정말 급한 일이 있어서요. 그 실험은 제가 없어도 진행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늘 늦게나 내일 참여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아아아아아, 메르시님! 저기 잠시…….”

당황하는 바츠 연구원을 뒤로 한 채 메르시는 통신 화면을 닫았다. 오늘 이 순간 만이라도 일을 하고 싶지 않다. 아주 잠시만 휴식을 취하고 싶다. 메르시는 지난 언젠가 보았던 아군 솔저의 듬직한 뒷모습을 떠올렸다.

‘이 솔저도 그런 느낌일까? 그 때 아군 솔저님은 정말 멋있었지…….’

향긋한 아침 커피와 싱긋 웃는 아군 솔저를 머릿 속으로 그려 본 메르시는 소녀처럼 웃으며 대기실 앞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카페로 향했다.

“어서오십시오. 아, 메르시님이군요! 한동안 뵙지 못해 궁금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네, 요즘 일 때문에 상당히 바빴어요.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반가운 분이라 제가 즐겁네요. 언제나 앉으시는 자리로 안내할까요?”
“으으음, 아니요. 저 혹시 솔저라는 분이 예약한 자리가 있나요?”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아, 네. 2층 특별실이네요. 일행인가요?”
“네네, 그렇다고 볼 수 있죠. 안내해 주시겠어요?”
“음…… 네…… 물론이죠.”

자신을 보면 언제나 반겨주는 웨이터의 표정이 예약에 대해 물은 이후 미묘하게 변했지만 메르시는 별 신경 쓰지 않았다. 2층으로 올라간 메르시는 심장이 두근거렸다. 메르시는 무슨 말을 해야할까 생각하며 조심스러운 손길로 문을 열었다.

“예~ 파티 타임! 메르시님이 오셨다!”
“메르시님! 하하하하, 라인하르트. 여기 대령했소이다!”
“짜잔, 메르시님을 위해 한조 대기 중이었습니다!”

매우 당황한 메르시의 앞에는 놀랍게도 솔저 대신 정크랫, 라인하르트와 한조가 앉아 있었다. 커피 대신 정체를 알 수 없는 통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술을 마시던 셋은 메르시를 보자 벌떡 일어나 방방 뛰는 등 난리 법석이었다. 메르시는 갑자기 아파오는 머리를 지그시 누르고 일단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었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메르시라고 합니다.”
“어이 어이, 메르시님. 언제까지 계속 서 있기만 하실 텝니까? 이리 와서 앉으시지요?”
“음……. 저……는 오늘 솔저님이 나온다고 들은 것 같은데…….”
“우~후후후후! 그게 말이죠. 솔저가 갑자기 바쁜 일이 생겨서! 저, 희, 가, 대신 왔답니다!”
“아아아…….”
“아름다운 메르시님을 보니 제 안의 용이 뜨겁게 끓어오르는군요!”

메르시는 한 시간 전에 비해 매우 어두워진 얼굴로 자리에 앉았다. 지난 임무에서 만난 라인은 듬직하고, 정크랫은 이상했지만 귀여웠고, 한조는 묵묵하면서도 멋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이 삼인방은 너무나도 다른 성격을 지닌 듯 했다. 그 때 2층으로 누군가 다급하게 뛰어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메르시님, 메르시님!”
“으음? 아, 임무 담당자님. 여기에는 무슨 일로……?”
“큰일이에요. 엄청 급한 임무가 발생했어요! 지금 당장 참여해 주셔야 할 듯 합니다.”
“네? 지금요?”
“그리고 지금 여기 계신 라인님, 정크랫님, 그리고 한조님도 참여해 주셔야 합니다. 긴급하게 조성된 임무 팀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임무 내용은 가는 길에 설명해 드리죠. 자 어서 짐 챙겨서 이리로 오세요.”
“아아, 자, 잠시만요!”

담당자의 팔에 이끌려 걸어가는 메르시는 이 모든 상황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처음 본 마음에 안 드는 삼인방과 갑자기 한 팀을 이뤄서 임무 수행이라니. 가는 내내 삼인방은 담당자의 설명은 듣지도 않고 메르시의 힐을 받아 활약을 펼칠 미래의 모습을 미리 자랑하는 데 바빴다.

어느덧 전투 장소에 도착한 네 사람은 메이와 파라를 만나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왕의 길 공격 임무에 참여했다. 

“아…… 안녕하세요. 저는 메이라고 합니다! 아직 많은 임무에 참여하지 않아 경험이 부족하니 많은 도움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파라입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잘 봐주십시오.”
“괜찮아 괜찮아! 우리 메르시님이 다 해결해 주실거야. 물론 나도 엄청 뛰어나고 말이야 하하하! 영광이 우릴 기다린다네, 하하하하하하!”

약간 상기된 얼굴로 인사를 한 메이와 파라에게 라인하르트는 호탕하게 웃으며 망치를 휘둘렀다. 메르시는 말할 기운도 없었기에 임무에만 충실하기로 마음 먹었다. 잠시 간의 대기 시간이 지난 후 공격 대기실의 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 순간 엄청난 굉음이 들려왔다.

“흐, 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압!”

큰 소리를 내며 앞으로 돌진한 라인은 몇 번 망치를 휘두르더니 곧 적군에게 둘러싸여 순식간에 피를 잃고 있었다.

“메르시, 메르시님! 빨리 와서 힐을!”
“네?!”
“으아아악!”

라인은 힐을 요청하자 마자 바로 기절해 집중 치료실로 옮겨졌다. 난감해진 메르시는 주변을 둘러보았고 앞으로 뛰어나가고 있는 정크랫과 한조를 발견했다.

“그, 그렇게 정면으로 따로 따로 달려가시면 위험합니다!”
“흐아아아앗!”

다급한 메르시의 외침이 들리는 지 안 들리는지 정크랫과 한조는 정면을 향해 열심히 뛰어가다가 수비 팀의 메이의 작품으로 얼려졌다.

“메…… 메르시님. 저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저, 저희도 저렇게 앞으로 뛰어나가면 됩니까?”
“오오, 안됩니다. 절대 안됩니다. 평소에 숙지하고 계신 기본 전략을 따라주십시오.”
“아아, 알겠습니다! 저는 저게 새로 나온 전략인 줄 알았어요…….”
“다행입니다. 저렇게 나가는 전략은 100% 죽을테니까요.”

순식간에 3명이 처리되는 것을 지켜 본 메이와 파라는 당황했지만 메르시의 지시에 따라 기본 전략대로 위치를 선정해 적군에게 타격을 입히기 시작했다. 한숨을 쉬고 파라를 따라가려던 메르시는 집중 치료실에서 라인이 나오는 것을 보았다.

“아 라인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아까처럼 나가시는 건…….”
“흐, 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압!”
“아아?”
“메르시, 메르시님! 빨리 와서 힐을!”
“…….”

메르시가 말을 끝내기도 전 이미 돌진한 라인은 또다시 적군 사이에 갇혀 허둥대다가 집중 치료실로 옮겨졌다. 정크랫과 한조도 소름 돋을 정도로 똑 같은 길을 밟아 가다가 다시 한번 메이의 고드름 타격을 받고 역시 집중 치료실로 옮겨졌다.

“메이님, 파라님……. 두 분만 믿습니다…….”
“아아……. 메르시님……. 저희…… 이길 수 있을까요?”
“동료 중 하나는 항상 게임을 하면 외치더군요. 게임을 하면 이겨야 한다고. 어려운 상황이 있어도 이겨냅시다.”
“……네!”
“일단 궁을 먼저 채우고 한 번에 공격하는 쪽으로 가죠.”

메르시는 메이와 파라에게 열심히 힐을 주며 둘이 궁을 채울 수 있도록 지원했다. 그나마 메르시를 안도하게 만든 것은 같은 길로만 달려 나가던 정크랫과 한조가 드디어 다른 길을 찾아 잘 숨었다는 것이었다. 물론 잘못 던지고 있는 폭탄과 허공만 가로지르고 날아가는 화살은 못본 체 하는 메르시였다. 그래도 열심히 노력하는 둘의 모습에 빙긋 웃음을 지은 메르시는 틈틈이 정크랫과 한조를 지원하며 자신도 궁을 채워나갔다.

‘정크랫님과 한조님이 정신을 차려서 다행이야. 하지만 확실히 궁이 빨리 차지 않네……’

메르시는 궁을 빨리 채우고자 라인에게 힐을 주려고 노력했지만, 끊임없이 혼자 돌진해서 적군에 순식간에 둘러싸이는 라인을 어찌할 수 없었다. 메르시가 정크랫에 힐을 꽂으며 멀리서 두드려 맞고 있는 라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렸지만 라인은 결국 또 다시 집중 치료실로 옮겨졌다. 상황을 지켜보던 메르시가 깊은 한숨을 내쉴 때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려왔다.

“메르시, 일 똑바로 안하나?”
“……?!”
“너 뭐하는 거야? 놀려고 여기 있어?”
“라인님……?”
“네가 치료하러 오는 걸 본 적이 없어. 그 따위로 일할래?”
“……?!”
“너 때문에 임무 다 지게 생겼다고. 어쩔거야?

메르시는 갑작스럽게 쏟아져 나온 라인의 폭언에 할말을 잃었다. 무조건 돌진만 하고 방패 한 번 들지 않은 라인에 대해 따지고 싶었지만 오늘 메르시는 너무나도 힘든 하루를 보냈다. 우울함이 몰려온 메르시는 침묵 속에서 아군에게 힐을 꽂아주었다. 메이와 파라도 조용히 임무에 충실하게 임했고, 정크랫과 한조는 메르시의 눈치를 보며 힐을 받았다.

결과는 아군의 패배로 이어졌다. 공격 대기실에서 임무 결과를 기다리는 와중에 라인이 메르시에게 손가락질을 해대며 소리쳤다.

“이것 봐. 네가 똑바로 안하니까 이 꼴이 나잖아?”
“…….”
“어쩔거야? 임무가 얼마나 중요한지 몰라?”
“…….”

그 때 수행 결과 보고서를 손에 든 담당자가 대기실로 들어왔다. 안경을 매만지던 담당자는 보고서 몇 장을 훑은 후 공격 팀을 보고 내용을 전했다.

“먼저 임무 수행에 실패한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수행 결과를 보자면, 공격 팀에서는 메르시님이 힐 지원을 많이 하셔서 최고 기여를 하셨군요. 그 외에는 없습니다. 다음에는 더욱 분발해 주세요.”

결과를 들은 라인은 매우 놀란 기색으로 입을 떡 벌렸다.

“내…… 내가 최고 기여가 아니라고? 어떻게? 어떻게 저 놀고 먹은 메르시가?”
“…….”

메르시는 라인을 한번 흘겨본 후 담당자를 불렀다.

“담당자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네 메르시님. 말씀하세요.”
“저 라인님은 정말 예의가 없군요. 전투 수행 중 폭언으로 팀원의 사기를 떨어트렸습니다. 앞으로 같은 임무에 배정되지 않게 할 것을 요청드립니다. 또한 해당 폭언에 대해 신고 및 처벌 요청도 드립니다.”
“네 알겠습니다. 해당 요청을 접수했습니다.”
“정크랫님과 한조님이 라인님과 긴밀한 관계인 것으로 아는데, 이를 반영해서 정크랫님과 한조님과도 앞으로 임무적인 교류가 없었으면 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메르시는 메이와 파라에게만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대기실 밖으로 나갔다. 문을 닫고서야 표정이 풀린 메르시는 잠시 벽에 기대어 섰다.

“휴우……. 오늘 한숨만 몇 번을 쉬는건지…….”
“메르시, 메르시님!”
“음……?”

한숨을 쉬던 메르시는 감격에 겨운 얼굴로 앞에 서 있는 바츠 연구원을 발견했다.

“아, 바츠 연구원님? 여긴 어쩐 일로……?”
“메르시님……. 급한 일이 있으시다더니 여기서 임무를 하고 계셨군요!”
“아아…… 그렇게 됐네요…….”
“역시 메르시님은 존경할 만한 분이십니다. 바쁜 일을 핑계로 뒤에서는 이렇게 묵묵히 다른 임무를 처리 중이셨다니!”
“하하하…….”
“저희 연구 팀은 메르시님 이탈 소식을 듣고 데이트 가시는 거라고 생각했다니까요! 이런 의심을 한 저희 스스로가 정말 부끄럽네요, 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
“메르시님, 저어어어엉말 자랑스럽습니다!”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든 바츠 연구원은 메르시에 대한 존경심을 한층 더 높게 가졌고, 메르시는 그저 빨리 이 장소를 떠나고 싶었다.

“바츠 연구원님, 근처 카페에서 커피라도 한 잔 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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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오랜만에 잠을 푹 잔 메르시는 살짝 풀린 얼굴이었지만 만족스러워 보였다. 메르시는 아군과 함께 오전 임무에 대해 설명을 듣고 적군 명단을 확인했다.

[정크랫, 한조, 바스티온, 위도우메이커, 트레이서, 아나]

입가에 미소를 지은 메르시를 본 아군 맥크리는 권총을 돌리며 물었다.

“메르시님, 무슨 좋은 일 있으십니까?”
“하하. 네. 바보 사이에서 쫓겨난 진짜 바보 이야기를 들어서요.”
“하하하, 재밌는 이야기군요……근데 제 이야기는 아니지요?”
“하하하하, 어머 맥크리님 별명이 혹시 바보인가요?”
“무, 무슨 소리십니까!”

맥크리를 놀려대던 메르시는 전투 개시 10초를 앞두고 팀원들에게 소리쳤다.

“적들을 다 처치합시다! 평소보다 더 열심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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