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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살다보니.
게시물ID : soda_43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ngervadel
추천 : 20
조회수 : 4471회
댓글수 : 39개
등록시간 : 2016/09/10 02: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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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술을 기분좋게 걸친나머지 술게를 못찾는건가봐요 그래서 사이다 게시판에 씁니다.
 
나름 사이다라면 사이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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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리다.
 
그리고 많이 찌질햇다.
 
거기에다가 많이 어리석고 돈만 쓸줄 아는 멍청이에 불과했었다.
 
항상 쓸데없는 걱정도 많이했고.
 
그 걱정을 다 뒤로 넘겨버린채 내 꼴리는데로 살려고도 하려던 일이  많다.
 
 쌈박질 하다보니 중학교 시절이 훌쩍 가 있고.
 
친구들과 놀다보니 어느새인가 내 고등학교 시절이 끝나있다.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 놀다보니 정말 아름다운 여자가 내 옆에 있었고.
 
내가 성인이 되자 무능력하고 어리석은 나를 그 여자는 떠나버렸다.
 
그래도.
 
나름 행복했었다.
 
고1때 선배들 쫓아 처음으로 몰래 술마신 일.
 
친구들과 비오는 날 동네 하수구 앞에서 퐁퐁들고 비 맞으면서 설거지를 한일.
 
크리스마스날 전 여자친구와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첫눈을 맞으며 울었던 일.
 
아버지 공장에서 일하며 하루하루 아버지의 고생을 느끼며 마음이 아팟던 일.
 
그래도 모든것이 행복했다.
 
 
많은 일을 겪었다.
 
친구가 눈이 안좋아 군대를 못갔다. 그 날 친구는 엉엉 울며 얘기했다.
 
엄마가 원망스럽지는 않지만. 나도 너희들 처럼 군대를 가고 싶다고.
 
술마시면서 그 이야기를 햇다. 그 친구의 마음이 너무 아파보였다.
 
그 친구의 꿈은 직업군인이였기 때문이다.
 
 
다른 한 친구는 약사가 되고 싶어한다. 그 친구는 성실하고 착하다.
 
친구를 배려할 줄 알며 너무나도 재밌는 친구이기도 하다.
 
그 친구는 고등학교 시절 우리집에서 몰래 술을 마시며 이런 소리를 했다.
 
"야 내가 나중에 니 아프면 파스공짜로 줄게 형 진짜 약사된다?"
 
그 친구는 그 약사라는 직업을 가지기 위하여 아직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다.
 
 
한 친구는 이리저리 흘러다니다가.
 
일단 군대를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하는 친구다.
 
그 친구는 주위 친구들의 눈치를 잘살피며. 배려를 할 줄 아는 친구다.
 
자기의 속마음을 쉽게 털어놓지만 믿음이 가는 친구고 책임감이 있는 친구다.
 
 
한 친구는 양아치다.
 
양아치이지만 의리에 죽고 의리에 사는 친구다.
 
하루는 우리가 딱히 시비를 건것이 아닌 97년생들이 우리를 쳐다봣다는 이유로 팻을때.
 
그 친구는 한 때의 인맥을 통하여 그 97년생들은 말 그대로 조졋다.
 
아직도 그 친구의 말이 기억난다.
 
"내가 시비털려 쳐맞아서 니들한테 합의금 받는건 나도 좋아해 근데 내 친구들이 니같은 새x한테 맞아서 경찰서 오는거? 내가 그냥 니들 합의금 줄게 나한테 좀 맞자"
 
 
한 친구는 해바라기다.
 
그저 순수해서 뭘해도 항상 당하고 산다.
 
마치 엄마 같은 친구랄까나.
 
집이 적당히 잘 산다.
 
친구들이 돈이 없을 때면 혼자 술 값을 다내버린다.
 
자그마치 50만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이 나와도 그냥 다 내버린다.
 
물론 그 친구가 산다고는 했지만.
 
우리들은 항상 그 친구에게 감사하다.
 
 
 
그리고 한 친구는 싸이코다.
 
평소에는 매우 착하지만 자기 기준에 안맞는 행동을 하게 되면 심각한 정색을 하며.
 
문제를 만들어 낸다.
 
물론 그 자기기준이 정상인의 기준이라 다행이다.
 
뭔가 강박증 걸린 사람 같다.
 
 
그리고 말이 필요없는 내 고향 친구들 세명이 있다.
 
그 아이들은 내게 있어서 표정만 봐도 알고 내가 그저 아픈지 티안내도 술사주러 온다는 친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는.
 
그런 친구들 사이에서 이도저도 아닌 그저 그런 캐릭터이다.
 
흔히 말하는 진지충이자.
 
뭐 딱히 빼어난게 없는 그냥 인간이다.
 
가난하지만 평범한 인간.
 
 
 
여자친구와 헤어졌을 때.
 
정말 너무 힘들었다.
 
햇수로 5년을 사귀었던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정말 인생을 막 살고 있을때.
 
양아치 친구가 나를 불러 술을 사주며 집에 같이 비틀거리며 걸어가는데 그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오그라든다.)
 
"야이 개xx야 왜 땅보면서 걷냐"
 
"아 습관되서."
 
"야 고개들어봐"
 
그리곤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나자 친구가 등짝을 두번정도 스매싱을 하며 어깨를 피게 만들고는 이런 소리를 했다.
 
"병x아 어깨피고 고개 드니까 키 커보이잖아. 나는 씨x 172인데 니는 키 그렇게 커가지고 그러고 다니고 싶냐 기좀 살려 병x아."
 
그때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집에 들어가서 이 친구가 생각없이 그런 말을 나에게 했다는 것인가 싶었지만.
 
곧 바로 생각을 정리하고 이런 생각을 떠올렸다.
 
'얘는 왜 이렇게 당당한가.'
 
그 친구는 냉정하게 얘기하자면 가진거 하나 없는 마치 나같은 친구였다.
 
그래도 항상 당당했다.
 
친구들을 당당하게 여기며 자기 자신도 당당하게 여겼다.
 
그 친구에게 나는 당당함을 배웠다.
 
 
약사가 된다는 친구는 하루는 나랑 술을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너는 무었때문에 약사 하려고하냐"
 
"나? 나 동네 약사 아저씨가 너무 멋져서."
 
"뭐가 멋지길래 그래 그냥 약달라고하고 돈받는게"
 
"난 그냥 그게 제일 멋져. 나중에 우리가족 아프면 내가 약가져다 줄 수 있잖아?"
 
이 친구는 2남3녀의 막내이다. 그리고 가족을 끔찍하게 사랑한다.
 
그 친구의 마음이 와 닿았다. 그저 순수한 눈망울로 자기 어머니 파스가져다 드리고 싶다 라는 말이 내 가슴에 파들어 왔다.
 
그 친구는 자기가 그것이 천직이라고 이것이 내 인생의 직업이라며 끝없이 달려가고 있다.
 
나는 그 친구에게 꿈을 배웠다.
 
 
한 친구는 눈 때문에 직업군인이 불가능 했다.
 
그 와중에 그 친구는 어머니와 연락이 두절이 됬고.
 
사는것을 포기 할 정도로 매우 힘들어 했다.
 
그 친구는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고 우리와 술마시는 자리를 마다할 정도로 노력했고.
 
결국 군인이 되었다.
 
그 친구가 딱히 내게 무슨 말을 한 건 아니지만.
 
나는 그 친구에게 희망과 노력을 배웠다.
 
 
다른 한 친구는 우리가 돈이 부족할 때면 카드를 긁던 친구다.
 
어떻게 보면 항상 엄마같은 존재였다.
 
하루는 둘이 술을 마시다 그 친구에게 나는 쓴소리를 하곤 했다.
 
"멍청한 놈아 그렇게 쓰다가 너 혼나! 이미 많이 혼나지 않았어?"
 
그래도 그 친구는 이렇게 얘기한다.
 
"바보같아도 좋으니 나는 너희들이랑 노는게 너무 좋아."
 
그저 아무것도 바라는것이 없이 우리들이랑 노는것이 그렇게 좋다는 그 친구에게.
 
나는 사랑과 의리를 배웠다.
 
 
 
한 친구는 싸이코 같다.
 
어떠한 자기의 기준이 벗어나면 결코 참지 못하고 자기의 성질을 무조건 표출해야한다.
 
그 기준이 다행히도 정상적인 범주라는 것이 다행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우리에게 시비를 걸면 우리는 똥밟았다고 치고 넘어가려고 하지만 그 친구는 끝장을 본다.
 
그리고 절대적으로 그 친구는 책임을 지고 해결을 한다.
 
아 맞다 나름 금수저다.
 
물론 능력이 있기에 그렇게 해결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때로는 상황에 있어서 우리도 해결 할 수 있지만 피한다.
 
하지만 그 친구는 절대 피하지 않고 끝장을 본다.
 
그 친구에게 나는 신념과 의지를 배웠다.
 
 
그리고 고향 친구 세명.
 
그들은 의지 할 수 있는 친구였다.
 
서로 아팠고, 알았고, 이해했다.
 
 
아프면 서로 눈만 봐도 그냥 술먹으러 가자 라는 소리가 나왔고.
 
보고싶어도 보지못하면 이해를 했다.
 
그저 사정이 있으려니.
 
오랜만에 봐도 어제 본 친구마냥 그저 웃으며 떠들수 있었고.
 
친구가 힘들면 각자 몰래 통장에 돈 5만원씩 찔러주고는 했다. 
 
 
 
 
나는 찌질했고 가난했고 가진것이 많지 않았다.
 
나는 부모님을 속 썩이고.
 
나는 어머니를 떠나 보냈고.
 
나는 아버지에게 항상 잔소리를 들으며.
 
나는 형에게 매일 같이 원망을 하는 멍청하고 어리석은 바보였고.
 
나는 전 여자친구에게도 단 한개도 잘한게 없는 병x이지만.
 
행복하다.
 
 
나는 찌질했기에 당당하려고 변했고.
 
가진것이 많지 않아 노력을 하게 되었고.
 
부모님을 속썩이기 싫어서 일을 열심히했고.
 
어머니를 떠나보내게 되면서 내 현실을 알게 되었으며.
 
아버지에게 잔소리를 들으며 이상하지만 행복을 느끼고.
 
나는 형을 항상 원망해도 계속 의지를 하게 된다.
 
나는 전 여자친구에게 단 한개도 잘한게 없는 병x이지만 앞으로 새로운 여자친구에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길이 대단한게 없다고 생각해도.
 
그래도 나름 뒤를 돌아보면 열심히 살았구나라는 생각에.
 
행복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힘들지 얼마나 더 행복할지는 모르지만.
 
나는 내가 걸어왔던 사계절 속에서.
 
그 계절마다의 향수를 계속해서 느끼며.
 
내가 알고 있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앞으로 걸어나갈 것이다.
 
 
이제는 아버지의 코고는 소리가 내 자장가다.
 
 
결론적으로 횡설수설 했지만.
 
나보다 많이 살아온 사람들, 덜 살아온 사람들.
 
나이가 뭐가 중요하나 싶기도하다.
 
다들 정말 열심히보다는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빌어먹을 헬조선이지만 말이다.
 
나는 오유를 형 때문에 시작했고 오래 했다 나름.
 
나는 오유사람들이 너무나도 좋다.
 
다들 행복햇으면 좋겠다.
 
 
 
 
 
여하튼 나는 그래도 나름 행복하게 살고 있다.
 
 
 
출처 술먹이고 그냥 맛가서 끄적이는 멍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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