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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김태균을 까지마라..
게시물ID : baseball_1121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늘의발견
추천 : 12
조회수 : 809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9/12 21:02:56

도쿄는 아무 피해도 없었는데 무슨 호들갑이냐 할지 모르지만.

처음 겪는 진도 6의 지진은 공포의 수준을 넘어버려 저를 패닉상태에 빠트리더라고요..

 

게다가 저희 집은 19층이라 진도 1이 더해진 느낌이었을 거라고 하더군요.

 


정말 방문이 쾅쾅 닫히고 건물이 좌우로 족히 1미터씩은 흔들렸어요.

보통 지진은 10초 20초 지만 0

처음 왔던 지진이 2분을 넘겼던 것 같습니다.

 


저는 공포의 수준을 넘어....

이제 곧 죽는다고 생각했어요.

이제 곧 무너지는구나...(지금도 무슨 원리로 그렇게나 심하게 흔들렸던 건물들이 멀쩡한지....신기할 뿐입니다..)

 


서 있을 수도 없이 흔들리는 와중에

마지막 메세지는 남겨야 겠더군요..(영화에서 본건 있어서..ㅡㅡ;;)

 


기어서 전화기를 집어들고 남편한테 문자를 보냈습니다.

"여보 무서워...사랑해..."

 

오늘 집에 올 날만을 기다렸는데 이렇게 얼굴도 못보고 나는 이 세상을 떠나는구나....

 


그리고 미친듯이 울면서 엄마한테 전화를 했지요..(요럴때 인터넷 전화의 위력이 나타납니다.!!070최고!)

그동안 속만 썩여서 미안하다고..

나는 죽을 것 같으니..엄마..잘있으라고...

 

뭣모르던 엄마도 거의 실신 지경....

 


미친듯이 울고 있는데...지진이 잦아들더군요..

그제서야...도망처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 현관 문을 여는 순간.

방화셔터가 내려져 있고.

엘레베이터는 고장 났더라고요..

옆 건물에서는 화재가 나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어쩌지 어쩌지 하며 허둥대는 사이에 다시...그놈이....그놈의 지진이 또 왔습니다.

 


아까보단 심하진 않았지만

한 번 겪고 나니까

더 공포스럽더라고요..

 


관리실에 전화해보니 집에 있는 것이 더 안전하다길래..

19층 집에 갇혀 바들 바들 떨며

30번이 넘는 여진을 밤새 겪어냈습니다.

 

그날 밤에 오기로 했던 남편은 신칸센이 끊겨서

집에 올 수 없었고요.(이산 가족이 따로 없어요...)

 


어서 비행기 끊어서 집에가라는 남편에게

죽어도 같이 죽겠다며 얼굴은 보고 갈거라고 울어대니

울 남편

가장 말을 똥으로 듣는다고 진심으로 깽판치는 거 보고 싶지 않으면 빨리가라고 소리를 버럭 지르대요

 


지르던 말던 상관안하고 새벽에 겨우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 티비를 보니

 

NHK뉴스속보! 방사선 유출..(요럴땐 차라리 일본어를 모르는 게 편합니다..ㅠ.ㅠ.)

 


순간.

잊고 있었던 우리 아가 생각이 났습니다.

헉 방사선.............

 


갑자기 모성애가 발동하대요..

정말 미친듯이

가방에 여권하고 지갑만 챙겨들고

아침부터생판 모르는 옆집 문을 두드렸습니다.

엘레베이터가 고장나고 방화셔터가 내려갔는데

어떻게 내려가야하냐고  물어봤지요 (머리는 귀신에 눈꼽은 덕지덕지...아마 미.친년인 줄 알았을 겁니다. 미리 미리 알아둘걸...)

 


지진이 났을때도 안 벗어났던 건물 계단을 짧은 다리로 두칸씩 뛰어 내려왔어요.

그리고는 항공사에 다니는 친구에게 표를 부탁하고

또 미친듯이 뛰어 경찰서로 갔습니다.

 


택시 버스는 한대도 없고

집 앞 역도 운행을 중지했더라고요.

 


눈물을 글썽이며

"나는 지금 하네다 공항에 꼭 가야만!! 한다. 

나 좀 도와달라.."

 


불쌍해보였는지..

친절하게 설명해주더라고요..

 


그렇게 운행이 재개된 역을 세 번이나 경유해서

정신나간 여자처럼 우여곡절 끝에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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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류씨 지진 경험담.. 

농담이래도 김도망 소리 하면 안될듯.. 진짜 소름이 쫙 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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