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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몽드) '뭐,메갈리안이 페미니스트라고?' (부분펌)
게시물ID : sisa_7612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콜디스트윈터
추천 : 47
조회수 : 2978회
댓글수 : 28개
등록시간 : 2016/09/17 17:19:15

..기사 전문은 아니고 중간에 조금씩 생략되어있지만 중요 논지는 다 들어있는것 같습니다.



뭐, 메갈리안이 페미니스트라고?
 
newsdaybox_top.gif [96호] 2016년 09월 01일 (목) 13:21:21 이영희 btn_sendmail.gif 사회연대네트워크 공동대표 newsdaybox_dn.gif
 
   
▲ 메갈리아 현상을 옹호한 <시사인> 467호 표지. 이에 격분한 남성 독자들이 이 주간지를 절독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나는 진보로 분류되는 정당의 여성분과위에서 수년 간 활동했고, 이른바 메이저 여성단체들과 노동계급 여성단체와의 교류에도 참여했다. ..중략...

한국에서 페미니즘 담론은 더 이상 만들어지지도 않고, 깊이 있는 문제의식을 가진 여성 활동가도 드물며, 주요 여성단체들은 상층부 여성들이 정치권 혹은 다른 부문의 주류로 이동하는 발판으로 활용되는 양상이다. 나는 국내 페미니즘에 관해 감히 다음과 같이 평가를 내린다. 페미니즘운동이 활발했던 90년대에 여전히 머무른 채로,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과 새로운 세대출현을 간과하고 과거의 모호한 여성해방적 개념, 가부장제구조 타파라는 관성에 젖어 있다고 말이다.

 

최악의 넷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본질

 

한국에서 이처럼 페미니즘이 좌표를 잃어버린 상태에서 '메갈리아 사태'를 만났다. 나는 메갈리아를 ‘최악의 넷 커뮤니티’로 규정하겠다. 메갈리아는 2015년 8월, “여성혐오에 대항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남성혐오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웹사이트다. 메갈리아의 시초는 2015년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가 발병하자, 국내 최대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 내에 만들어진 메르스 갤러리로 볼 수 있다. 메르스의 최초 감염자가 남성으로 판명되자, 일부 여성들이 남성혐오를 과격하게 드러내며 디시인사이드 측과 마찰을 빚었다. 그러다가 따로 떨어져 나와 만든 웹사이트가 ‘메갈리아’다. 

메갈리아의 목적이 남성혐오임은 분명하다. 메갈리아식 용어로 한국 남성을 벌레에 비유하는 ‘한남충’의 번식탈락이 목표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2015년 10월 메갈리아 회원 한 명이 장애인 비하, 성소수자(게이)강제 아웃팅을 하면서 엄청난 비난 속에 주목을 받았다. 나도 이 때부터 메갈리아 사이트에 관심을 가지게 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메갈리아 운영진과 회원들은 극한 남성혐오 카페 ‘워마드'를 개설했다. 메갈리아 사이트와 워마드 카페는 각기 남성혐오를 인터넷 일탈 놀이문화 차원으로 만들었다. 

메갈리아 사이트는 이후 페이스북에서 메갈리아 그룹을 만들었고, 현재 ‘메갈리아4’를 운영 중이다. 메갈리아4라는 명칭은 메갈리아1,2,3이 가계정 문제, 남성혐오 프로필 사진이 문제가 돼 페이스북 측의 운영방침으로 폐쇄됐기 때문에, 네 번째로 메갈리아 그룹을 개설한 데서 비롯된다. 메갈리아 회원과 워마드 회원은 거의 교집합 상태다. 최초의 남성혐오 사이트 메갈리아는 작년 연말부터 사실상 사이트 운영이 중단됐으나 메갈리아 운영진과 회원 대부분이 워마드 사이트로 옮겨 활동하고 있어 이들을 가리켜 통칭 ‘메갈리안'이라고 부른다.

메갈리아 사태로 확산된 사건의 발단은 게임 기업 ‘넥슨'에서 새로운 온라인 게임 ‘클로저스'를 만들었으며,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맡았던 김자연씨가 티셔츠를 입고 SNS상에 올린 한 장의 사진 때문이었다. “GIRLS DO NOT NEED A PRINCE”라는 문구가 인쇄된 티셔츠다. 단순히 티셔츠 판매가 문제가 아니다. 티셔츠의 공동판매자가 메갈리아와 워마드라는 데 엄청난 공분과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다. 더구나 티셔츠 판매 수익금의 사용처에 대해 “메갈리아 활동 중 법적 분쟁에 휘말린 이를 위한 것”이라고 명시돼 있어 공분과 파장이 확장됐다.

남성혐오, 아동 성희롱 문제 등 메갈리안들이 일으킨 문제는 이미 사회적인 지탄을 받고 있었기에, 티셔츠 판매로 촉발된 사태는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여기서 가장 심각한 문제의 핵심은 메갈리안들이 남성혐오를 정당화하기 위해 페미니즘을 표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명백한 페미니즘의 도용인 셈이다. 이때부터 많은 이들이 현혹되는 일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미 우리 사회는 여성혐오(여혐), 남성혐오(남혐)가 극단혐오(극혐)로 치닫고 있다. 

이런 혐오성 용어가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혐오성 용어의 시초는 2006년 유행어였던 ‘된장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명품을 좋아하는 허영기 많은 여성을 비꼬는 일종의 풍자적 신조어였다. 그러자 즉각 ‘된장남'이라는 용어가 나왔다. 이런 양성간의 풍자와 조롱이 점점 극단화되면서, 남혐, 여혐을 뜻하는 저급한 용어들이 마구잡이로 양산됐고 사회적 병리현상의 일부로 떠올랐다.

 정치적 극우 성향의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가 일상적으로 저지르는 ‘여혐’에 대항하고자, 메갈리아가 선택한 방식은 일명 ‘미러링’. 받은 대로 되돌려준다는 방식이다. 하지만 메갈리아의 미러링의 대상은 일베에 그치지 않는다. 메갈리안들은 한국 남성 전체를 향해 극단적 혐오를 쏟아내고 있다. 메갈리안들이 사이트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도저히 말로도 글로도 옮길 수 없는 수준이다. 

 

...중략...

 

메갈리안들에게 전가의 보도가 된 ‘미러링(Mirroring)’은, 원래 심리를 알아보기 위한 과학자들의 초기실험을 일컫는 용어다...중략...

 

문제는 메갈리안들이 극혐의 감정 동조를 서로에게 하는데 있다. 메갈리안들은 미러링의 원래 의미는 물론,  페미니즘의 보편적 이론마저 변질시켰다.

메갈리아 사태가 벌어지자 일단의 진보 지식인, 진보성향의 언론매체들 대부분이 메갈리아를 옹호하며 ‘페미니즘 전사’라는 영광스런 호칭과 함께 금관을 바쳤다. 메갈리안들이 가장 많은 워마드는 사이트에 다음과 같이 성격을 명확히 하고 있다.

“워마드는 여성운동단체가 아니다. 워마드는 남성혐오, 여성우월 사이트다. 워마드는 99%의 남혐과 1% 염산으로 이뤄져있다.”

 

누구를, 무엇을 위한 페미니즘인가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메갈리안들이 여성운동단체이며, 페미니즘의 새물결을 만든다고 옹호하는 논자들은 둘 중 하나다(어쩌면 둘 다일 수도 있다). ...중략...

아마 이들은 평소 페미니스트로 자처하는 어설픈 진보주의자들일 것으로 짐작된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의 칼럼 ‘나도 메갈리안이다’(매일신문 2016년 7월 27일자)를 필두로, 여성학자 정희진은 “메갈리아는 일베에 조직적으로 대항한 유일한 당사자”(한겨레 2016년 7월 30일자)라며 메갈리아 옹호의 글을 남겼다. 그리고 JTBC의 손석희 앵커도 메인 뉴스에서 메갈리아를 옹호하는 멘트를 날리며 논쟁에 가세했다. 시사인은 메갈리아 특집호를 마련해, 메갈리아인들을 남성의 폭력이 난무하는 이 야만의 시대에 투쟁하는 숭고한 페미니즘의 전사로 한껏 떠받들다시피했다. 

진보성향의 논객과 언론들이 연이어 메갈리아 옹호에 편중된 기사를 내보낸 반면, 메갈리아를 비판하는 글은 자제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는 진보성향을 지닌 대형 커뮤니티 유저들이 오래전부터 메갈리아의 극단적 남혐과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되는 반응이어서 그 이유와 배경이 궁금해진다. 

우리가 명확히 알아야 할 점은 메갈리안들의 남혐이 일베로만 국한된 게 아니라, 한국 남성 전체를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메갈리안 사이트를 모니터링해보면 일베를 혐오하는 글의 비중은 의외로 낮다. 그 대신 일반적인 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대표적인 용어인 ‘한남충'을 비롯해, 일명 ‘메갈 용어사전'의 100개 남짓한  용어들의 극혐 표현 수위는 일베조차 울고 갈 수준이다. 메갈리안들의 한남충 대상은 부친, 남자 형제도 포함된다.

메갈리안들의 강령과도 같은 ‘페미나치 선언문'은 그 내용을 도저히 글로

...중략...

 

유럽에서 나치는 처단해야할 단죄의 대상이다. ...중략... 유럽에서 나치즘을 표방하거나, ‘나치’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거나, 행동으로 나타내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긴 말이 필요 없다. 그럼에도 명색이 진보성향의 인사들은 메갈리아를 옹호하고 있다.

여성학자 정희진의 “메갈리아에게 고마워하라, 메갈리아가 새로운 물결을 만든다”(한겨레신문 7월 30일자), 박경신 교수의 “혐오는 우리의 소중한 자유다, 메갈리아 이제 눈치들 보지 마시라”(경향신문 8월1일자)는 아주 위험하며, 또한 무책임한 발언이다. 한국의 여성운동을 후퇴시킴과 동시에 페미니즘의 변질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 있어 우려스럽기 짝이 없는 글이다.

우리 사회가 진일보하려면 메갈리아식의 극혐은 지탄받아야 한다. 일베가 비난받듯, 메갈리아도 비난받아야 한다. 메갈리아가 일베의 혐오에 미러링으로 되돌려줬다 해서, 진보진영이 메갈리안들에게 정당성을 부여하고 나아가 부추김은 전적으로 옳지 못하다. ...중략...메갈리아가 페미니즘의 새물결을 만든다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대체 누구를, 그리고 무엇을 위한 페미니즘이라는 말인가?   

 

 

 

글·이영희 

사회민주주의센터 부대표 겸 사회연대네트워크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10년 가까이 진보정당 당원으로, 주로 여성부문에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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