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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러는 게 이상한 걸까요...?
게시물ID : gomin_16616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unnyC
추천 : 0
조회수 : 50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9/25 13:17:33
저한테 엄청 의지하던 여자애가 있어요
얼마나 의지하냐하면 진짜 저는 얘 가정사부터 연애사 그리고 일 하는 데 이야기까지 다 알아요
저는 진짜 얘기 잘 들어주거든요

그리고 걔한테 되게 이쁜 말 많이 해줬어요
넌 충분히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그런 말들.
왜냐하면 너무 자존감이 낮은 여자라서 이런 말 해주지 않으면 평소 대화할 때도 자학하는... 일상에서 못 버티는 사람이에요.

걔 남자친구는 손나 쓰레기에요
일일이 쓰면 끝이 없으니까 적지 않을게요.

엉... 너가 남자친구 있는 여자한테 찝쩍거린 거 아니냐... 고 물어보신다면 결과적으로 그래요
변명 좀 하자면 저는 얘 남자친구 있는 거 알고 얘더러 "난 너 여자로 안 볼 자신 없다 연락 하지 말다" 고 했는데 얘가 "그러지말고 얘기 좀만 더 하자" 요렇게 나와서리...
저랑 처음 만날 때 부터 저한테 헤어질 것 처럼 얘기했어요. 헤어지겠다고 맘 먹지 않았다면 얘기하지 못할 얘기들만 저에게 하곤 했어.

문제는 얘는 저랑 친구로 지내자고 말은 하면서 
친구도 연인도 아닌 미적지근한 관계로 계속 남으려고 하는 거에요
저랑 연락 안 하는 게 맞는 것도 알고 있더라구요...

확실히 남친한테 부족한 걸 저한테 채우려는 느낌이었어요

저는 이런 사이가 진짜 아니라고 생각해서 몇 번이고 그만 연락하자고 했죠
그런데 그럴 때마다 얘는 그러지 말아달라고 막 빌듯이 몇 시간을 사정사정하곤 하곤 했어요
전 그거에 맘 약해져서 몇 번이고 미안하다고 하고 연락 다시 하고는 했는데...

얼마 전에 얘가 아버지한테 맞았어요
원래 손이 잘 올라가는 분이긴 한데
때린 사람이 물론 잘못한 거지만 남자친구가 맞을 원인을 제공했거든요 
근데 비슷한 일이 한 두번이 아니라서... 그런 거 때문에 힘들어하고 못 버티겠다고 정말 헤어지러 간다고 새벽까지 저랑 얘기하고 나서 갔는데 도
남친한테 잡혀서 못 헤어지는 걔를 보면서 진짜 나는 뭐 하고 있는 건가... 싶더라구요

물론 그 날 이후로 대외적으로 헤어질 준비 한다고 말 다하고 다니더라구요
트위터에 헤어진 거 블언블… 그니까 저한테 헤어진 걸로 말 걸지 말아라 라고 타이틀에 달아놨더라구요
저한테도 걔 만나는게 예전 같지 않고 마냥 좋지 않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구요
근데 ㅋㅋㅋ 그 후로 멀쩡하게 걔랑 둘이서 데이트도 하고 
남자찬구가 걔한테 "사랑해"하고 트윗한 거 리트윗하는 거 보면서
여전히 여전히 남자친구 못 놓는 걔한테 뭔가... 힘든 감정이 들더라고

그럼 이유랑 저한테 안 좋은 개인 사정도 닥쳐와서...
포기해야하는 상황이었어요 버틸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생일 선물로 주려고 했던 거랑 그만 연락하자는 편지 써서 걔네 집에 두고 왔어요
입X로랑 202호 틴트에 손거울... 후...

그 다음 날에 나 네가 선물로 준 거 안 쓸 거라고, 
제발 한 번만 다시 생각해달라고 
저한테 두 시간 넘게 그러는 걔를
냉정하게 잘 가라고 하면서 지독하게 끊어냈어요

제 신조는... 상대가 바뀌는 걸 기다리느니 내가 먼저 바뀌자에요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걔는 그 미적지근하고 아슬아슬한 관계를 유지하려고만하지 자기가 바뀔 생각은 추호도 없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먼저 바뀌어야지... 그 마음으로 그랬어요

근데 왜 이렇게 맘이 아플까요...
"너 없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거 상상도 안 해봐서 잘 모르겠어..."
걔가 저한테 했던 말인데
후...
나름 감정관리 잘 했던 거 같은데 이렇게 잔인하게 끊어낸 다음에 왜 이리 걔 생각하면 맘이 아프고 눈물나지
그 결정에 후회는 안하는데...

다른 사람들한텐 멍청할 정도로 이타적이라 호구처럼 당하는 사람이면서
저한테는 왜 그리 이기적이었을까요

그렇게 단호하게 내친 거 보면 고작 그만큼 밖에 안 좋아했을텐데
왜 이럴까요

미워하려면 미워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미워하면 맘이 편해질까요

제가 이러는 게 이상한건가요...?
이런 감정 처음이라서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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