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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길 물어보던 이야기
게시물ID : freeboard_13547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푸핥핥
추천 : 1
조회수 : 23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9/27 23:17:00
때는 내가 갓 중딩이던 90년대 초반

룰루랄라 길을 걷던 내게 당시에는 만나기 쉽지 않던

금발의 파란눈 외국인이 말을 걸었다. 

이미 몇번 질문을 시도했다 실패한 듯, 사뭇 간절한 눈빛이 
어떻게든 도와야 하겠다 싶었다. 나는 교내 영어 듣기평가 만점!! 에 빛나는 학생이 아니던가!

나: 예스,캔 아이 헬프 유?
그: 두 유 노우? 두 유 노우? 

하며 그가 보여준 쪽지에는 
'7-11'
이라고 씌여 있었고 나는 고민에 빠졌다. 

왜 이 남자는 동방 예의지국이라 불리우는 극동의 이 먼 외국까지 와서 산수을 풀고 있는 것인가? 성인 남자가 저걸 모를 리는 없고, 이경규의 신종 몰래카메라인가 이건 뭔가를 한참 고민하다가, 기어들어가는 모기 목소리로

나: 마이나스 포

라고 인생의 다시없을 뻘대답을 날렸다. 
그의 동공은 심하게 흔들리며, 

그: 노 노 스토어 스토어 다스 이즈 어 스토어
나: 아~ 쎄븐일레븐! 아이노우 아이노우 팔로우 미
그: 땡큐땡큐

하지만 그와 함께 걷는 약 5분의 거리는 왜그렇게 길던지. 적막을 깨려 내가 말을 걸었다. 

나: 웨얼 알 유 프롬?
그: 오 아임 프롬 어메리카. 
나: 아임 프롬 코리아. 

인생에서는 다시 없을 줄 알았던 뻘대답이 내 주둥이에서 몇분만에 또 한번 튀어 나왔고, 그 덕에 그와 나는 더이상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편의점에 도착하고 말았다.  

세븐 일레븐에 들어서며 연신 땡큐를 외치는 그에게

나: 잇츠 오케이

라고 말하고 나의 쪽팔림 회로는 끊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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